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팸투어? 이제 팜투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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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블로거들을 초청해 지역 관광지를 둘러보는 팸투어를 실시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팸투어(Familiarization Tour): 사전답사여행을 뜻하는 말로 지자체나 여행업체 등에서 관광지나 여행상품을 홍보하기위해 유관인사, 기자 등을 초청해 관광하는 것을 말합니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이 각광을 받으며 블로거들을 대상으로한 팸투어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몇번 여행업체와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팸투어에 참가해보기도 했는데, 솔직히 팸투어의 효용성에 있어서는 의문이 드는 편입니다. 대체로 팸투어는 주말에 1박 2일의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주최자의 입장에서 가능하면 많은 관광지를 소개하려는 욕심에 이틀간의 일정은 그야말로 잠시도 쉴틈없이 빽빽한 스케쥴로 채워지는 편입니다. 하루에 서너군데를 둘러보는 것은 기본이기에 관광지를 둘러보는 시간보다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더 많은 편이기도 합니다. 관광지에서도 사진 촬영하기에도 모자랄 정도로 여유있게 주변을 둘러볼 시간은 주어지지 않습니다. 말그대로 그저 답사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팸투어를 진행하는 것이 지역의 관광지를 알리고,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데 실제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문스럽습니다. 요즘에는 TV, 신문, 철도역 전광판 등 곳곳에서 지자체를 홍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다, 인터넷에서도 관광지에대한 정보와 사진 등은 누구나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아니 넘쳐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관광지 사진 몇컷이 팸투어에 참여한 블로거의 블로그에 추가된다한 들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까요. 쉴틈없이 진행되는 팸투어, 고작 사진 몇컷만이 남는 팸투어는 이제 지양되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의성 산수유마을)

지자체에서 지역의 관광지를 알리고, 지역의 먹거리를 알리고자 한다면 이제 팸투어가 아닌 여유로운 팜투어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이 생산되는 농장을 방문해 직접 수확에 참여하기도 하고, 맛도 볼 수 있는 팜투어야말로 주최하는 지자체는 물론 참여하는 분들에게도 사진 몇 컷이 아닌 의미있는 즐거움을 선사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요즘 친환경 농산물, 슬로우 푸드, 로컬 푸드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이 생산되는 농장을 방문해 양질의 농산물을 경험해볼 수 있게 한다면 지역은 물론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과 더불어 그것을 활용한 지역의 대표 먹거리까지 함께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산수유축제로 유명한 산수유마을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이 생산되는 농촌마을이 관광지로 인기를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얼마전 대구블로거모임에서 경산에 위치한 대추농장을 방문해 삽겹살 파티를 가지기도 했는데, 대추농장 한켠에서 삽겹살을 구워먹고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물론, 단순히 모임을 가진 것에 불과했지만 대추농장을 자세히 둘러보고 수확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면 더 의미있는 모임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대구블로거모임 새미네 대추농장 삼겹살파티)

예를 들어 경산 팜투어를 진행한다 가정한다면, 이런 일정이 가능할 것입니다.

1일차: 경산에대한 이해와 농장체험

농장을 방문하기전 압독국 유적지나 박물관을 먼저 방문해 경산의 역사를 살펴보며 경산에대한 이해를 넓힌 후 경산지역의 대표적인 농산물인 대추나 포도, 참외 등을 생산하는 농장을 방문해 양질의 농산물을 살펴보고, 직접 수확의 체험을 하며 도시민들은 알기힘든 농업에대한 이해를 높이고, 한편으로는 이를 통해 농촌과 농산물에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나 농산물 가공품의 맛을 보고, 또는 직접 가공공장 견학을 통해서도 농촌, 농업에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농장에서 지역에서 생산된 축산물과 전통주, 경산의 경우에는 자인암소한우구이 등을 일반 식당이 아닌 농장에서 맛 볼 수 있다면 정말 색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2일차: 명소 방문과 먹거리 골목 or 전통시장 방문

갓바위, 경산향교, 분청사기요지 등 명소를 방문하거나 갓바위축제, 자인단오제 등의 축제 기간이라면 축제 현장을 방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후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 골목 등을 방문해 우수한 지역 먹거리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사람들과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는 전통시장을 방문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특산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며 일반적인 특산품 상점이 아닌 전통시장에서 지역의 특산품을 구매하게 된다면, 조금이나마 전통시장 살리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대형마트 등으로 인해 도시에서는 전통시장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방문지역의 전통시장을 방문해 그곳의 맛과 멋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면 도시민들에게는 이색적인 경험이 되지 않을가 싶습니다.

물론, 오로지 농장만을 체험하는 것이 아닌 방문지역의 명소와 농촌, 그리고 전통시장으로 이어지는 여행일정이지만 기존 팸투어와 비교한다면 그저 스쳐지나가는 관광여행이 아니라 보다 방문지역을 자세히 알 수 있고, 또 느낄 수 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순히 몇 컷의 사진만이 남는 여행이 아니라 조금이나마 지역의 삶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서 예로 든 일정외에도 최근 자전거도로가 많이 생겨나고 있고, 지역을 대표하는 길(청도 몰래길, 영덕 블루로드)도 새로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본다면 각각의 코스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레 주변 농장과 명소, 먹거리를 즐길 수 있게 코스를 개발해 선보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스를 따라가다보면 지역의 맛과 멋을 자연스레 경험할 수 있게 말입니다.

개인이 스스로 일정을 계획하고, 지역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지역의 명소와 농산물, 특산품을 홍보하기위해 팸투어를 개최할 예정인 지자체가 있다면 이제 훑어보기 식의 팸투어와 달리 지역 명소는 물론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특산물을 직접 맛보고 체험하고, 또 지역 전통시장을 방문해 지역을 느낄 수 있는 팜투어, 한번에 지역의 맛과 멋을 즐기고 느낄 수 있는 팜투어를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특히, 다양한 향토음식과 전통시장, 청정 자연환경, 그리고 방문객외에도 농민 스스로가 농장체험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활용 농민(농촌과 소셜)이 많은 경상북도야말로 팜투어를 적극 고려해보기에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