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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새마을운동 발상지 논란

라이프대구 2008.04.24 06:10
이미 여러차례 소개해드린 바 있는 2008 청도소싸움축제를 구경하기위해 청도를 방문했을 때죠.

청도소싸움축제를 구경하고서 잠시 시간을 내어 덕사유등제를 보기위해 청도천으로 향하는데, 도로가에 샛노란 빛깔의 현수막 하나가 눈에 띄더군요. 궁금한 마음에 다가가 자세히 살펴봤더니 '새마을 발상지, 청도!! 새마을 가족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겁니다.

청도가 새마을 발상지임을 알리는 현수막


오래전 새마을운동 발상지와 관련한 논란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잘 해결이 되었구나하는 생각에 기념으로 사진에 담아왔었죠. 그런데, 사진을 정리하다 혹시나하는 생각에 검색을 해봤더니 잘 해결이 된 줄만 알았던 새마을 발상지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게 아닙니까. --;

지난 3월, 청도군에서 한국자치행정연구원과 경원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새마을운동 발상지 고증 연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청도군 신도마을이 새마을운동 발상지임을 발표하자, 이튿날 포항시에서 청도군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으며 포항시 북구 기계면 문성리가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임을 거듭 주장하는 등 서로가 원조임을 내세우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청도군과 포항시는 서로가 새마을운동 발상지임을 주장하기위해 지자체 홈페이지에 따로 관련 페이지를 만들어 각종 증빙자료를 첨부해놓고있기까지 하더군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새마을운동 발상지 - 청도군 신도마을

새마을운동 발상지 - 포항시 문성리

그러고보니 위 사진에 나오는 현수막은 청도가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를 주장하기 위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것이죠.

박정희 정권 당시 새마을운동이 어떤 구체적 계획이 수립된 이후 시작된 게 아닌 탓에 서로가 다양한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새마을운동 발상지임을 주장하고 있지만, 어떤 자료도 명확하게 새마을운동 발상지를 표기하고 있지않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더군요.

청도군에서 연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새마을운동 발상지임을 주장하자, 포항시에서도 현재 강원산업경영연구원에 '새마을 운동 발상지 고증연구조사' 용역을 의뢰한 상태로 6월쯤 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논란이 거듭되자 경상북도 또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위해 경운대에 용역을 의뢰한 상태로 연말쯤 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계속된 논란이 한번의 연구결과로 끝이 날지는 의심스럽기만 하다는 말이죠.

그런데, 대체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서로가 용역을 의뢰해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며 지자체간에 감정을 상하면서까지 새마을운동 발상지를 명확하게 밝혀낼 필요가 있는 것일까요?

새마을운동 발상지임이 밝혀지면 어떤 경제적 이득이 있길래 혈세를 쏟아부어가며 저리도 공방을 펼치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경제적 이득이 발생할 것이라고 해봤자, 새마을운동 발상지를 방문할 관광객들로 인한 관광수입, 새마을운동 기념관, 연수원 등의 건립을 통한 수입 등 조금은 막연한 기대감일 뿐 어떤 구체적인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는 말이죠.

청도군과 포항시에서 새마을운동 발상지로 공인받을 경우, 그로 인한 경제적 수익에 대한 조사는 마치고 예산을 쏟아가며 서로가 새마을 발상지임을 주장하는 것일까요? 글쎄, 지금까지 나온 내용과 개인적인 경험상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이죠.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박정희 대통령의 향수가 짙은 경상북도 지역에서, 그것도 논란이 있긴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꼽히는 새마을운동이기에 정치적인 이유에서, 아니면 자존심때문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는 말입니다.

새마을운동이 뭡니까. 힘들었던 시절 모두 다 잘 살기위해 자조, 자립, 협동의 3대정신을 바탕으로 번져나간 움직임이 아니었던가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 자치단체들은 그 정신은 잊어버린 채 혈세를 낭비해가며 서로가 원조임을 주장하고 있다니 정말 헛웃음만이 나올 뿐입니다.

청도군과 포항시, 두 자치단체는 더이상의 논란은 불러일으키지 말고, 연말에 나올 경상북도의 용역결과를 조용히 기다리길 바라며, 용역결과가 어찌나오던지 이를 겸허히 수용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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