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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서 마주친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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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구리 보신 적 있으세요?

언젠가부터 개구리를 보기 참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회색으로 물든 도시의 거리에서는 개구리가 살아가기란 힘들었겠죠.

그렇다고 동물원에 개구리가 있지도 않을테고, 어쩌다 가끔 콘트리트 바닥에 납작하게 말라비틀어진 채 개미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개구리를 볼 수 있었을 뿐이었죠.

어릴 적 비온 후면 풀숲 근처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개구리를 쫓아 이리저리 따라다니며 즐거워하던 때가 바로 어제일 같은데, 요즘들어서는 살아있는 개구리를 직접 볼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아침 산책 도중 제 발 앞을 무언가 휙 지나가는 듯해서 자세히 살펴보니 초록빛 개구리더군요. 어찌나 반갑던지, 캠코더라도 있었으면 바로 담아놨을 터인데 무척 아쉽더군요.

다음번에는 꼭 영상으로 담으리라 다짐을 하고 비 오기를 기다렸는데 마침 어제 저녁부터 퍼붓던 비가 오늘 일어나보니 말끔하게 개어있더군요. 이때다 싶어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나섰습니다.

지난 번 갔던 산책길을 따라 바닥만 바라보며 조금 걸어가다 보니 이내 새파란 녀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크기는 엄지손가락만한 녀석인데, 참개구리인지 청개구리인지 모르겠네요. 아시는 분이 계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 영상으로 담기 시작했는데, 무얼 골몰히 생각하는지 얼마간 꿈쩍도 안터니 이내 폴짝폴짝 뛰다가는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절묘한 자세로 매달리더군요. 몇 초간 그렇게 있다가는 이내 내려와서 농수로로 뛰어들어가 버렸는데, 좀 더 오래보고 싶었는데 아쉽더군요.

조금 삭막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이젠 가끔 비 온 뒤 눅눅한 기분이 들때면 개구리 동영상를 보며 달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Canon IXUS 65, 2007/06/29)

여러분도 비 온 다음날 아침이면, 가까운 공원이나 산에 산책하러 가보세요. 새파란 개구리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