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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똥으로 잔디를 키운다?!

대구 뉴스/경제

2009. 10. 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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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탄소 녹색성장, 자원재활용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과거 농경사회에서 자원재활용은 그저 일상적인 생활의 일부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가축 등 동물의 배설물이다. 지금은 그저 쓰레기로 취급받고 있을 뿐이지만 농경사회에서 배설물은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되었다. 가축의 배설물이 곡식의 거름으로 뿌려지고, 그렇게 자란 곡식이 다시 가축의 여물이 되었다.

하지만, 대량생산에 초점이 맞춰진 기술의 발달에따라 화학비료가 널리 사용되면서 가축 배설물이 곡식의 거름으로, 곡식이 다시 가축의 여물이 되는 자연계 생태순환의 고리는 끊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편리함을 안겨주리라 믿었던 화학비료가 예기치못한 문제를 가져다 주었다. 화학비료의 남용에 의한 토양오염, 지력저하, 온실가스배출, 농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불신 등이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문명의 이기와 인간의 욕심에따른 대가를 치뤄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자 해결책으로 친환경 농업과 자원재활용이 주목을 받으며 가축 배설물의 친환경적 활용에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대구 지역의 (예비)사회적기업가들이 동물의 배설물을 이용한 친환경 사회적기업을 준비하고 있어 찾아가 보았다.

'에코그린사이클'은 개발도상국인 스리랑카에서는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는 코끼리 배설물과 코코넛 껍질을 활용해 잔디나 야채 등을 식재할 수 있는 '코끼리응가 에코 잔디 매트'를 생산해 '도시 녹화를 통한 녹색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현재 '2009 소셜벤처(Social Venture) 전국 경연대회' 본선에 진출해 마지막 최종 결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으로 전충훈 대표와 친환경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에코그린사이클에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참고로 '2009 소셜벤처(Social Venture) 전국 경연대회'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혁신적인 사회적기업모델을 발굴 육성하고, 소셜벤처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노동부에서 마련한 경연대회이다.

Q. '에코그린사이클'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내의 사회적기업연구팀에서 출발한 팀으로 친환경·지속가능한 지구를 꿈꿀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조사하던 중 코끼리 배설물을 활용한 아이템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인 창업을 위해 에코그린사이클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참가하게된 계기는?

소셜벤처 경연대회와는 상관없이 창업을 준비중이기는 했습니다만 대회에 참가함으로써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과 대회 과정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위한 '기업으로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점검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Q. '코끼리응가 에코 잔디 매트'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오랜 내전으로 인해 피폐해진 스리랑카에는 코코넛 껍질코끼리 배설물 처리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버려지는 코코넛 껍질과 쌓여가는 코끼리 배설물을 처리할 방법을 고민하다 매트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처리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의 버려진 코코넛 껍질>


'코끼리응가 에코 잔디 매트'는 코코넛 껍질과 꼬끼리 배설물, 활성탄으로 만들어지는데,코코넛 껍질은 그 자체로 다량의 영양분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1제곱미터당 50리터의 수분을 보유하는 우수한 보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코끼리 배설물 또한 말려서 냄새를 제거한 후 첨가하는데, 훌륭한 퇴비역할을 합니다.

매트 생산을 통해 피폐해진 스리랑카 주민들에게 수익을 가져다주는 한편 코코넛 껍질과 코끼리 배설물 처리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국내에 도입해 농촌 휴경지 등에서 잔디를 키운다면 농가소득에도 보탬이 될 것입니다.

Q. '코끼리응가 에코 잔디 매트'는 어떤 곳에 사용할 수 있는지?

도심열섬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완화시킬 방안으로 옥상녹화가 주목받고 있는데, 별도의 흙이 필요없는 잔디 매트는 이동, 설치, 철거가 간편한데다 비용 또한 저렴해 도심 옥상에 시공할 경우, 옥상녹화 활성화에 기여해 도심열섬현상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일반가정에서는 베란다 등의 자투리 공간에다 개인정원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자연소재 간판 제작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잔디를 식재한 코끼리응가 에코 잔디 매트>


Q. '코끼리응가 에코 잔디 매트'의 사업화 가능성은?

비용 문제 등으로 현재 옥상녹화가능면적의 3%만이 옥상녹화가 진행된 상황으로 100조 이상의 잠재시장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1차 목표시장인 대구시만 하더라도 옥상·벽면 녹화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2011세계육상경기대회 마라톤 코스의 건물 및 옥상 정비를 계획하고 있어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끼리응가 에코 잔디 매트'는 경쟁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우수할 뿐 아니라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어 사업화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Q. '에코그린사이클'이 실현하고자하는 사회적가치는?

도심녹화를 통해 도심열섬현상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CO2 감소와 에너지 절약을 실현하고, 농촌의 휴경지를 활용하여 잔디를 재배함으로써 도시와 농촌간의 소득격차를 완화시키는 한편 초경량으로 여성과 노인도 쉽게 옮길 수 있는 만큼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수익이 발생할 경우, 복지시설이나 공공시설에 무료로 잔디 매트를 공급할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합니다.

오랜 내전으로 피폐해진 스리랑카에서는 골칫거리인 코코넛 껍질과 코끼리 배설물을 활용한 잔디 매트 생산을 통해 사회적 일자리 창출은 물론 공정무역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 자원 재활용과 도시녹화 활성화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하는 '친환경 사회적 기업'을 꿈꾸는 에코그린사이클의 원대한 비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덧) 이 글은 노동부 사회적기업 블로그 기자단으로 활동하며 작성한 글이며, 노동부 사회적기업 블로그와 대구사회연구소의 대구경북 사회적기업 웹진에 함께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