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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장소가 2번이나 바뀐 '이상한'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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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C 창사 기념 콘서트? 아파트입주자 초청 공연???'

5월 25일 저녁, 대구 영남이공대학 대운동장에서는 원더걸스, 이승기, MC몽, 소녀시대 등의 인기가수들이 출연한 TBC창사 13주년기념 특집쇼 '러브환타지'가 열렸습니다.

브라운아이드걸스, 나비 등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가수가 출연한다기에 구경갈까 했지만 입장권이 있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데다 입장권 배부도 평일 낮에 하는 바람에 포기했었죠.

그런데, 콘서트 개최장소가 이해하기 힘들게도 아직 공사가 한창인 두산위브더제니스 건설현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고 하는 겁니다. 공사장에서 콘서트라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며칠 후 대구에서 사상초유의 공사장 콘서트가 열려 안전 논란이 일고있다는 연합뉴스의 보도가 나오더군요.

대구서 사상 초유 '공사장 콘서트'..안전 논란 - 연합뉴스

처음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던 주최측도 연합뉴스의 보도 이후 항의가 거세지자 공연을 4일 앞 둔 지난 21일 대구스타디움 인근 고산정수장으로 개최장소를 변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공사장ㆍ안전모 쓰고 콘서트?', TBC 여론 질타로 장소 변경 - 미디어오늘

하지만, 어제 지인과 이야기를 하던 중에 다시 개최장소가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확인해보니 공연 장소가 또 다시 영남이공대학 대운장으로 변경되었더군요.

아무래도 고산정수장의 경우, 도심 외곽에 위치한 탓에 교통편도 원활하지 않고 장소도 협소한 탓에 급히 장소를 변경한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5일동안 두산위브더제니스 특설무대에서 고산정수장으로, 또다시 영남이공대학 대운동장으로 공연장소가 2번이나 바뀐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습니다.

+콘서트 장소가 고산정수장에서 영남이공대학으로 바뀐 것은 지난 22일 정수시설에서 콘서트를 진행하는 것은 안전상 위험하다는 공무원노조의 반발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공사장 콘서트' 이어 "'정수장'도 위험" - 연합뉴스

하마터면 공사장 콘서트가 될 뻔한 것에 비하면 사소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방송사에서 주최하고 12팀의 인기가수가 출연하는 대형 특집 콘서트가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었다니 정말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게다가, 콘서트라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면 모를까 콘서트가 끝난 후 TBC 시청자게시판에는 콘서트를 관람한 관객들의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기까지 하더군요.

TBC 시청자게시판에 남겨진 관객들의 항의글


제가 직접 공연 현장을 목격한 것은 아니지만, 시청자게시판에 남겨진 관객들의 항의글에 따르면 이번에 열린 콘서트는 TBC 창사 특집 콘서트가 아니라 두산위브더제니스 입주자 초청 공연이라 부르는게 더 적절해 보이더군요.

주최측에서는 사전에 명확한 공지도 없이 관객석을 앞뒤로 구분한 채, 앞쪽은 두산위브더제니스 입주자들에게 사전에 배부한 초대권(A석)을 가진 사람만이 입장할 수 있게 하고, 고생끝에 21, 22일 양일간 TBC정문에서 선착순으로 배포한 입장권(B석)을 구한 사람들은 무대가 잘 보이질 않는 뒷쪽에서 관람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시청자게시판에 글을 남긴 몇몇분들은 가수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위해 선착순으로 배부되는 입장권을 몇시간씩 기다린 끝에 구했는데 무대가 잘 보이지도 않는 관객석 중간에서 볼 수 밖에 없었다며 사전에 A석, B석으로 구분된 줄 알았다면 그런 고생을 하며 입장권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털어놓는 분들도 보이더군요.

게다가, 소문을 통해 관객석이 구분이 된다는 소식을 접한 관객들이 주최측에 전화를 통해 문의를 했는데도, 구분없이 선착순입장이라며 잘못된 내용을 알려주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지방에서는 좀처럼 보기힘든 이런 대형 콘서트를 명망있는 방송국에서 진행하면서 특정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초대권을 사전에 배포하고, 고생끝에 입장권을 구한 관객들은 찬밥신세로 만들어버리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정말 이해하기 힘들어 검색을 해봤더니, 당초 이번 콘서트는 두산위브더제니스의 시행사로부터 수억원의 협찬을 받아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TBC 사장, '탄원서' 서명 공식 사과 (건설사 협찬도 반납하기로) - 미디어오늘

기사에 나와있듯이 문제가 되자 협찬금을 돌려 주기로 했다고는 하지만 이미 대대적으로 홍보를 펼친 콘서트를 갑자기 취소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이고, 그로인해 사전에 A석, B석으로 구분한 입장권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두산위브더제니스 시행사에서 협찬을 받았다고 해당 아파트입주자들에게 특혜에 가까운 콘서트 입장권을 사전에 배포한 것도 이해하기 힘듭니다만, 시행사의 협찬금을 돌려 주기로 했다면 궂이 A석, B석 구분을 할 필요가 있었나 의문이 든다는 말이죠. 5일동안 콘서트 장소를 2번이나 변경할 정도로 주먹구구식 운영을 하면서, A석, B석은 왜 그리도 철저하게 구분지어 진행했는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는 말입니다.

그때문에 TBC 창사 13주년 기념 특집 콘서트가 아니라 두산위브더제니스 입주자 초청 공연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