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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프로젝트' 입건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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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영 의원 발언에 항의하는 플래시 몹도 집시법 위반?'

지난 6월말, 블로그를 통해 일명 '도시락프로젝트'라는 걸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관련글: '우리의 도시락은 총보다 강하다' - 도시락프로젝트)

'천민 민주주의', '우스운 수준의 형편없는 네티즌' 등 촛불집회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주성영 의원에게 항의하는 뜻으로 점심시간에 대구 동구 주성영 의원 사무실 앞에 모여 도시락을 먹는 퍼포먼스(플래시 몹)에 대한 글이었는데, 당시 많은 분들이 '재치있다', '재미있다', '좋은 아이디어다' 라는 댓글을 달아주시기도 했었죠.

하지만, 한달 여가 지난 어제(12일), 뜻밖에도 도시락프로젝트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녹색평론' 주간이신 변홍철씨가 입건되어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날 동부경찰서 앞에서는 변홍철씨의 입건 소식을 접한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이 열려 경찰의 과잉수사를 규탄하기도 했습니다.

변홍철씨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 '도시락프로젝트'는 평화적, 문화적 항의행동(퍼포먼스)로 현장에서 보행자 및 차량등의 통행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고, 소수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불법집회로 규정하는 등 집시법을 무리하게 적용하는 데 대해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두시간여의 조사를 받고 동부경찰서를 나오는 변홍철씨를 만나 간단한 인터뷰를 해봤습니다.



변홍철씨가 입건돼 조사를 받음으로서 그 동안 큰 물리적 충돌없이 진행되오던 대구 촛불집회 관련 첫 입건 사례가 발생한 셈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는 최근 서울경찰청장의 인센티브 지급 논란과 색소 물대포 사용 등 경찰의 과잉, 폭력진압이 더욱 강도를 더해가는 것과 맞물려 대구 경찰측도 이전과는 다른 강경 대응을 하려는게 아닌가하는 우려와 함께 이번 입건 조사를 통해 검찰, 경찰 측에서는 최소한 대구 촛불집회가 위축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이번 변홍철씨의 입건은 촛불탄압 전체 사례와 비교했을때는 경미한 사안일지도 모르겠지만, '도시락프로젝트'와 같은 퍼포먼스가 집시법 위반으로 처벌되어지는 경우, 향후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전체가 크게 제약받게 될 지도 모른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주목할 만한 사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덧붙여, 지난 글에서 소개해드린 바있는 도시락프로젝트 관련 영상을 첨부합니다.

도시락프로젝트


참고로, 변홍철씨가 주간으로 있는 녹색평론은 1991년 10월 창간된 격월간 잡지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의 분열을 치유하고, 공생적 문화가 유지될 수 있는 사회의 재건에 이바지하려는 의도로 창간되었으며, 최근 '강아지 똥', '몽실 언니' 로 유명한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께서 녹색평론사를 통해 출간한 '우리들의 하느님'이 국방부의 불온서적에 선정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덧) 몇 시간 전(현재시간 12:46)까지만 해도 글에 포함된 동영상 조회수가 70회가 넘었는데, 어처구니없게도 갑자기 초기화되는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혹시나 오해하는 분이 계실까봐 덧글로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