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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참사가 일어난지 5년이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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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참사 5주기 추모제에 다녀왔습니다'

5년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가 불길에 휩싸인 시간입니다. 삽시간에 번진 불은 마주오던 전동차까지 집어 삼키며 192명의 목숨을 앗아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가 있은지 5년째가 되는 오늘, 대구시내 곳곳에서는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그 중, 사고 현장인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지하1층에는 분향소가 마련되어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2.18 대구지하철 참사 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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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5년이란 시간은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너무나 긴 시간이었을까요. 앞을 지나는 분들 대다수가 분향소에 적힌 '2.18 대구지하철참사 추모식'이란 문구를 보고 그제서야 오늘이 끔직한 사건이 일어났던 그 날이었음을 떠올리는 듯 보이더군요. 솔직히, 저역시 며칠 전 추모제가 열린다는 기사를 보지 않았다면 그저 그런 평범한 하루를 보냈을 뿐일테니 아쉬움을 말할 자격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5년 전 오늘을 떠올려보면, 지하철 참사가 일어난 것을 처음 알게 된 게 사고 현장 근처에 있던 친한 후배가 지하철에서 연기가 난다는 전화를 통해서였죠. 당시에는 무슨 사고라도 났나보지하며 그냥 넘겼다가 뒤늦게 뉴스를 통해 접한 사고는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죠.

평소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었고, 특히 중앙로역을 자주 이용했던 터라 그 곳에서 그런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소름이 끼쳤죠.

하지만, 너무나 이기적인 사람인 탓에 아는 분들 중에 사고를 당한 분이 없다는 걸 알고서는 대구지하철 참사는 어느새 뉴스 속에서만 나오는 사고일 뿐 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 되어 그저 그렇게 잊혀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5년 흘러 오늘, 분향소에 놓여진 채 홀로 타오르고 있는 춧불을 보고서야 정말 그동안 너무 방관자같이 살아온게 아닌가하는 반성을 하게되더군요. 그들이 아니었다면 내가 바로 또 다른 참사의 희생자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끝으로 5년전 대구지하철 참사로 인해 상처를 받은 모든 분들이 이제는 아픔을 털어버리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