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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보물의 발견, 습지 - 미니 다큐

비디오그래퍼

2008. 8. 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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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만에 3만원으로 만든 좌충우돌 막무가내 (미니) 자연 다큐멘터리 - 숨겨진 보물의 발견, 습지'

습지하면 어떤 곳이 먼저 떠오르세요? 아마 대부분 우포늪이나 주남저수지, 천수만 등 규모가 크고 유명한 곳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습지는 우리의 생활가까이에서 또 하나의 작은 세상을 가꾸며 함께하고 있죠. 마치, 미로 속 깊숙이 감추어진 보물 상자처럼 말이죠.

막무가내 자연 다큐멘터리 촬영기

그러니까, 딱 3일전이었죠. 무더운 여름을 맞아 습지를 촬영해보기로 생각하고, 이런저런 자료를 찾던 중 우연히 경상남도에서 2008 람사르총회 개최기념 영상콘텐츠 공모전을 진행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죠. 그런데, 접수기간이 7월 31일까지이더군요. 딱 3일이 남았더란 말이죠. --;

남은 기간이 너무 짧긴했지만, 이왕 습지에 관한 영상을 찍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니 한번 도전해보자는 결심을 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도전 1일차

촬영에 들어가기 전 먼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제작을 할까 고민하다 유명 습지에 방문해서 촬영을 하기에는 시간도 없고, 주변에 알려지지 않은 곳이 없을까 생각하다 한달 전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동촌유원지의 버드나무 숲이 머리속에 떠오르더군요.

겉에서 보기에는 일반적인 버드나무 숲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숲 속 여기저기에 자그마한 웅덩이들이 또 하나의 자연을 품고있는 모습, 딱이다 싶더군요. ^^;

그래서, 기획의도를 미로 속 감추어진 보물상자처럼 우리의 생활 가까이에 또 하나의 작은 세상을 가꾸며 함께하고 있는 습지로 정하고, 바로 촬영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원래는 구성안부터 작성해야 하지만, 워낙 급박했던탓에 건너뛰고 말았죠. --;

습지촬영을 하려면 아무래도 모기나 뱀 등 이런저런 위험요소들이 많으니 좀 길고 두꺼운 장화가 필요할 것 같아 가까운 신발점에서 허벅지까지 오는 장화를 장만했습니다.



또 조금 더 생동감있는 장면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습지의 외경 뿐 아니라 수중촬영도 있어야 할 것 같더군요. 하지만, 캠코더 수중커버를 장만하려면 비용이 만만치않아 궁리끝에 캠코더가 들어갈 만한 투명한 사각형 유리상자나 플라스틱상자면 되지 않을까 싶어 대형마트에 들려 뒤져보다가 딱맞는 걸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채집통말이죠. 역시,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사실이더군요. ^^;



촬영준비를 하다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리더군요. --;

도전 2일차

아침 일찍 출발한다는게 밀린 설겆이하고 어영부영 거리다보니 벌써 오전 10시가 넘었더군요. 부랴부랴 어제 저녁 준비한 촬영도구를 비닐가방에 넣고, 캠코더 가방에다 삼각대를 묶고 급하게 출발했습니다.

결국, 동촌유원지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었더군요. 구름이 하늘을 가려 날이 조금 흐리긴 했지만, 역시 찌는 듯한 더위는 사그라들지 않았더군요.

먼저, 동촌유원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한참동안 풀샷을 찍고, 1시쯤 드디어 본격적으로 장화를 신고 버드나무 숲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예상은 했었지만, 정말 다양한 생물들이 또 다른 세상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더군요. 이름모를 곤충과 꽃에서부터 메뚜기, 개구리, 잠자리 등 정말 다양한 동식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얼핏 새끼 맷되지로 보이는 녀석과도 마주쳤죠.

주변에서 밭을 일구는 분이 습지를 지나 금호강에 물을 길러 다니기위해 터놓은 좁다란 길에 들어서는데 맞은편에 새끼 맷돼지 한마리가 넋놓고 있다가 캠코더로 촬영을 하기위해 움직이는 소리에 놀라 황급히 습지 깊숙한 곳으로 달아나버리더군요. 때문에 안타깝게도 영상에 담지는 못했죠. ^^;

그리고, 또 하나, 금호강과 맞닿은 습지 가장자리에서 촬영을 위해 삼각대를 펼치는데, 자그마한 물뱀 한마리가 유유히 헤엄을 치며 앞을 지나가더군요. 놀라 뒤로 물러서는데, 녀석도 저를 봤는지, 재빨리 습지 안쪽으로 숨어버리더군요. 때문에 또 다시 안타깝게도 영상에 담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겁이 좀 많아서...--;)

습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기다리고, 또 돌아다니기를 반복하다보니 벌써 4시가 넘었더군요. 날씨도 흐리고 더 이상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지친 탓에 더 좋은 장면을 촬영하고 싶은 욕심은 컷지만, 포기하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와 촬영한 영상을 컴퓨터로 옮기고, 습지를 돌아다니느라 더러워진 장비와 옷가지를 정리하고 나니 피곤이 밀려오더군요. 아무래도 땡볕에 땀을 비오듯 쏟으며 돌아다닌 탓에 더위를 먹은 것 같더군요. 잠시 쉬었다 일어난다고 누었는데, 일어나보니 이튿날이었습니다. --;

도전 3일차

원래는 어제 저녁에 대충 컷편집을 하고, 부족하다 싶으면 오늘 다시 보충촬영을 할 생각이었는데, 그만 골아떨어져 자는 바람에 안그래도 촉박한 일정에 차질이 생겨 아쉽지만 보충촬영을 포기하고 바로 편집에 들어갔습니다.

좀 더 쉽고 간편하게 편집을 하기위해 영상 파일을 인코딩하고, 어떤 구성으로 영상을 편집할지 대충 메모를 한 뒤 곧바로 편집을 시작했습니다.

대충 이리저리 영상을 편집하고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그림이 나오는 것 같더군요. 솔직히 아쉽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니 포기하고 바로 대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글재주가 없는 탓에 완성한 대본을 읽다보니 어찌나 낯간지럽던지...게다가, 열악한 음질의 헤드셋을 이용해 제 목소리로 나래이션까지 해야했으니...--;)

아무튼, 좌충우돌 끝에 드디어 편집을 완료하고 저만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했습니다. ^^

솔직히, 예전에 영상관련 교육을 받으며 팀별로 다큐멘터리를 찍은 경험은 있지만, 그 당시에는 팀원들이 함께 만든 작품이었고, 이번에는 북치고 장구치고 저 혼자서 만든 다큐멘터리이다보니 온전히 저만의 작품이라는 생각에 느낌이 색다르더군요.

물론, 다큐멘터리라고 부르기에는 많이 모자르긴 하지만 말이죠. (그래서, 스스로는 (미니) 다큐멘터리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

그럼, 좌충우돌 막무가내 1인 제작 (미니) 자연 다큐멘터리, 숨겨진 보물의 발견, 습지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다큐멘터리의 완성도는 차치하고, 나래이션은 정말 암울하네요. --;)

솔직히 어디다 제가 만든 다큐멘터리라고 보여드리기는 민망한 수준입니다만, 제 실력이 이정도이니 어쩌겠습니까. --;

이렇게 공개하고, 또 욕을 먹으며 반성하고, 더 공부하다보면 좀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큰 맘 먹고 보여드리는 거니, 따금한 질책 부탁드리겠습니다. ^^;


참고로,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제10차 람사르총회가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이란 주제로 10월 28일(화)부터 11월 4일(화)까지 8일간 경상남도 창원에서 개최됩니다. 2008 람사르총회 기간동안에는 다양한 회의와 토론은 물론이고 아침습지산책 등 현장견학등의 생태관광 일정도 마련되어 있다고하니 관심있으신 분은 한번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