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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로 변한 포항의 명물, 낙서등대

라이프대구 2008.08.30 10:40
'포항의 명물 낙서등대, 시민의식 부재와 관리소홀로 흉물로 변하다'

얼마전 포항을 방문했을 때였죠. 이른 아침, 바다를 구경하며 모래사장을 걷는데, 저 멀리 빨간 등대가 눈에 띄더군요. 한참을 걸어 다가가보니 바다를 배경으로 솟아있는 빨간 등대의 모습이 꽤나 멋졌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등대의 경우, 전체가 같은 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과 달리 이 빨간 등대는 아랫부분만 흰색으로 칠해져있더란 말이죠. 게다가, 흰색으로 칠해져있는 등대의 아랫부분이 온통 보기 흉할 정도로 낙서로 가득하더군요.

그래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봤는데, 알고보니 관광객을 위해 일부러 등대 아랫부분을 낙서판으로 만들어 놨더군요.


(추억 만들기란 이름이 붙여진 등대 아랫부분의 낙서판)

낙서판 한켠에 낙서판에대한 설명문이 붙여져 있었는데, 원래는 관광객들의 불법낙서로인해 등대가 크게 훼손되고, 기능유지에도 문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를 보수하기 위한 예산도 만만치 않게 소요되면서, 관리당국에서는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무분별한 낙서를 막고 오히려 이를 관광자원화하고자, 발상의 전환을 통해 등대 아랫부분을 아예 자유롭게 낙서를 할 수 있도록 낙서판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 빨간 무인등대가 낙서등대란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해양수산부에서는 이를 혁신 우수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명세 덕분인지 제가 찾아갔을 때에는 사람들의 소중한 추억이 담겨있는 낙서판이 아니라 오랫동안 방치되어 흉한 낙서로 가득한 폐건물을 보는 듯한 흉물로 변해 있었습니다.

흉물로 변한 포항의 명물, 낙서등대


낙서를 자유롭게 하라고 만들어 놓은 낙서판만해도 가느다란 볼펜이나 사인펜이 아니라 페인트브러쉬로 아무렇게나 휘갈겨놓아 보기에 흉한데다, 낙서판이 아닌 곳에도 낙서가 가득해 무분별한 낙서를 막고자 만들어 놓은 낙서판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게다가, 등대 주변 방파제는 물론 기상악화시 높은 파도로 인해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힌 안내문조차 심하게 훼손돼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 등대가 서있는 곳은 육지에서 배로 울릉도, 독도를 가기위해 들려야만 하는, 다시 말해 울릉도, 독도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포항여객터미널의 바로 앞이라는 말이죠.

최근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 분노한 국민들이 독도사랑운동을 펼치고 있고, 우리의 국토임을 직접 느껴보고자 독도를 방문하는 발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독도의 관문을 지키고 있는 등대가 저렇게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을 보니 얼굴이 화끈거리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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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저기에는 어떻게 낙서를 했는지 놀라울 정도로 위험한 낙서들도 보입니다. --;)

낙서등대에 관한 기사를 검색해보니 포항의 낙서등대가 유명세를 타자 이후 다른 여러 곳의 등대에도 낙서판을 설치했다고 나오던데, 관광자원화하는 것도 좋지만, 포항의 낙서등대처럼 훼손된 채 그냥 방치해둔다면 관광자원이 아니라 흉물이 되어 오히려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관광객 여러분, 남기고 싶은 추억은 낙서가 아니라 사진이나 가슴 속에 담아오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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