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 되면 더욱 바빠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차가운 바닷속에서 속이 꽉 차올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대게, 가리비, 꼬막 작업을 하는 이들이다. 겨울철 별미를 수확하기 위해 추운 겨울 바다로 향하는 작업 현장을 들여다본다.
새벽 2시 경북 영덕의 강구항, 제철 맞은 대게를 잡기 위해 어둠에 잠긴 바다로 향하는 이들이 있다. 약 1시간 40분을 달려 어장에 도착하면 지난 조업 때 투망해 놓은 그물을 찾기 위해 선원들의 움직임이 바빠진다. 어두운 새벽 바다 위에서 부표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부표를 찾고 나면 본격적으로 양망 작업이 시작된다.
변덕이 심한 겨울 바다 위에서 추위를 견디며 수심 300미터 아래에 있던 그물을 올리고 나면 그물에 걸린 대게를 빼내는 작업이 이어진다. 그물에서 대게를 분리할 때는 다리가 떨어지거나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빼내야 한다. 다리가 두 개 이상 떨어지면 상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물에 걸린 모든 대게가 육지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체 수 보호를 위해 몸통의 길이가 9cm 이하이거나 암컷 대게는 다시 방생시켜야 한다. 양망이 끝나고 나면 바로 투망 작업이 이어지는데 이때 발에 그물이 엉키기라도 하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늘 긴장 속에 투망 작업을 한다. 추위 속에서 이뤄지는 대게 조업, 만선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경남 고성에서는 살이 꽉 찬 가리비 수확 작업이 한창이다. 고성 자란만은 미국 식품의약국이 인정한 청정해역으로 가리비 양식의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겨울은 1년간 지어놓은 바다 농사를 수확하는 시기. 4월에 어린 가리비를 채롱망에 넣어 바닷속에서 키워낸 후 가을이 시작되는 10월부터 수확 작업에 들어간다. 가리비는 추울수록 살이 차올라 더 맛이 좋다고.
수확한 가리비는 바다 위에 설치된 바지선에서 선별과 기계 세척 작업을 거친다. 무거운 채롱망을 옮기고 쉴 틈 없이 선별 세척 작업을 하다 보니 영하의 날씨에도 땀이 날 정도라는데.
한편, 전남 보성 앞바다에서는 꼬막 채취가 한창이다. 꼬막 채취는 갈고리가 달린 형망을 투망한 후, 바다 밑바닥을 긁어 꼬막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하루 열 차례 이상 투망과 양망 작업을 반복하며 꼬막을 채취한다. 이렇게 채취한 꼬막은 항구에 설치한 바지선에서 선별과 손질 과정을 거친다.
꼬막 채취선의 하루 수확량은 약 5t, 채취한 꼬막을 선별장으로 내리는 작업에만 두 시간이 소요된다. 제철 꼬막을 더 간편하고 맛있게 즐기기 위한 가공 작업으로 바쁜 곳도 있다. 손질이 끝난 꼬막을 양념장에 버무려 꼬막장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 손질된 꼬막은 뜨거운 물에 익혀낸 다음, 양념장과 버무리기 전 이물질을 골라내는데. 꼬막살에 붙어있는 작은 이물질까지 찾기 위해 눈이 아플 정도로 여러 번 살펴봐야 한다고. 이물질 제거까지 끝나고 나면 양념장에 다진 채소를 넣어 버무려주는데. 꼬막장 가공 작업은 손질부터 포장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차가운 겨울 바다 위에서 겨울철 별미 대게, 가리비, 꼬막을 수확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작업 현장은 2월 10일(토) 저녁 8시 55분 EBS 1TV <극한직업>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