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결혼식에는 다양한 음악이 사용되고 있다지만, 결혼식에 가면 한번은 꼭 듣게 되는 곡이 있는데 바로 신부입장시 사용되는 바그너의 결혼행진곡(혼례의 합창)과 신랑 신부 퇴장시 사용되는 멘델스존의 축혼(결혼)행진곡이죠.
지난 주 대구지하철 반월당역
메센광장에서 열린
금요상설무대에서는 '
결혼'이라는 테마로
대구시립교향악단의 공연이 열렸는데, 앞에서 말한 두곡 역시 빠지지 않고 연주되었습니다. ^^
그런데, 이번 공연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 자료를 찾다보니 결혼행진곡에 잘알려지지 않은 뜻밖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져 있더군요.
하객들의 축하속에 아름다운 신부가 결혼식장에 입장할때 들려오는 바로 그 음악, '딴따따딴 딴따따딴'으로 시작하는 그 음악은 원래
빌헬름 리하르트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의 오페라 '
로엔그린(Lohengrin)'의 제3막에 사용되는 곡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오페라 내용이 비극적인 사랑을 담고 있다는 것이죠.
혼례의 합창(Bridal Chorus) - 대구시립교향악단(편집할때 잡음이 많아 어설프게 손을 좀 댓더니 음이 조금 눌리는 듯 들리네요. --;)
바그너의 오페라 '
로엔그린(Lohengrin)'은 '백조의 기사'라고도 불려지는 유럽의 전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간략히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곤경에 처한 아름다운 여인을 늠름한 기사가 나타나 구해주게 됩니다. 그에게 반한 여인은 곧 그 기사와의 결혼을 결심하게 되고, 기사는 한가지 조건을 내거는데 바로 자신이 누구인지 묻지 말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결혼식이 끝난 직후 여인은 약속을 어기고 맙니다. 그러자 기사는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린 여인을 남겨둔 채 떠나버리고, 슬픔에 빠진 여인은 결국 숨을 거두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버리는 오페라에 사용된 음악이 신부가 축복을 받으며 입장할 때 사용되고 있으니 이상하게 느껴질만도 하다는 거죠. 물론, 그 곡이 연주되는 장면이 틀림없이 결혼식 장면이기는 합니다만 비극적으로 끝이나는 걸 알고나면 왠지 좀 꺼림칙하게 느껴질만도 하다는 말이죠. ^^;
그런데, 어떻게 이 곡이 지금과 같이 결혼식에 빠져서는 안될 음악이 되었는가 알아봤더니 1858년 영국 빅토리아 공주와 프러시아의 빌헬름 왕자의 결혼식때 평소 바그너를 좋아했던 빅토리아 공주가 직접 선택해 사용된 이후 점차 확산되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
출처: 까나리의 심술보)
그리고, 신랑 신부 퇴장시 사용되는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의
결혼행진곡(Wedding March) 또한 원래는 극음악 '
한여름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 에 나오는 곡으로 빅토리아 공주의 결혼식에 사용된 이후 결혼식에 빠져서는 안될 곡이 되었다고 합니다.
결혼행진곡(Wedding March) - 대구시립교향악단
왕가의 결혼식에 처음 사용되며 널리 사용되긴 했지만, 두 곡 모두 축복과 사랑을 가득 담고 있어 1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결혼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
덧) 참고로, 매주 금요일 저녁 6시 30분 반월당역 메트로센터 내 메센광장에 오시면 대구시립예술단의 멋진 공연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