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가객 김광석의 명곡이 흘러나오는 거리. 바로 대구 중구에 위치한 김광석길입니다.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이후로 평일, 주말 할 것없이 많은 분들이 김광석을 추억하며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곳이면 어디든 그들을 유혹하는 맛집들이 생겨나기 마련이죠. 김광석길도 예외없이 최근 다양한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서며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더욱이 김광석길 바로 옆이 방천시장이다보니 소박한 시장 군데군데 이름만대면 알만한 유명 음식점들이 들어서며 저녁이면 한산하던 옛시장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이번에 소개할 곳은 육회로 유명한 영천영화식당입니다. 대구경북에선 '영천영화식당'하면 육회, 고기가 유명한 음식점인데, 두달여전에 방천시장에 지점이 들어섰습니다.
지점이라고 말하기엔 적절치 않은 것이 전국에 단 5곳에만 영천영화식당이 있고, 그것도 모두 친인척이 운영하는 음식점이라고 합니다. 소위 가족경영(?)이라 할 수 있죠. 요즘 좀 뜬다싶은 곳은 프랜차이즈로 여기저기 음식점을 내는 것과는 상당히 비교되는 운영인 것입니다. 아마도 품질관리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스칩니다.
방천시장 영천영화식당 외부는 그냥 평범한 식당같아 보이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이한 점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옛 건물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호기심에 사장님께 물어보니 60년된 시장건물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다더군요. 영천영화식당이 들어서기전에는 30년된 방앗간이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방천시장 영천영화식당은 그야말로 맛집이자 멋집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아마도 사장님이 뉴질랜드 유학파 출신의 젊은 분이라서 소박하지만 멋스러운 시장 방앗간의 모습을 손님들에게 전하고 싶었나봅니다.
골방인지, 창고인지 식당 안쪽의 작은 공간에 놓여진 탁자에 자리하고 먼저 육회 한접시를 시켰습니다. 한상 차려 나온 찬들과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육회 한접시.
간혹 육회를 먹다보면 설탕, 참기름 범벅으로 고기맛을 전혀 못느끼는 곳도 있는데, 방천시장 영천영화식당은 '영천영화식당'이란 이름에 걸맞게 적당히 고소하고 달작지근한 맛이 고기의 비린맛은 가셔주면서 고소함은 살린 찰진 육회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육회로 입맛을 돋운 다음에 바로 꽃등심을 시켰습니다. 본격적인 고기 흡입이 시작했습니다. 역시 고기의 질도 중요하지만 포만감을 느껴줘야 맛있게 먹었다 싶은 기분이 들지 않겠습니까.
돌판위에 빠르게 익힌 꽃등심을 사장님의 특제 소스에 담갔다가 입으로 쏘옥.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씹지 않아도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게 육질이 정말 부드러웠습니다.
달작지근한 특제 소스 외에도 대부분의 음식의 조리를 젊은 사장님이 직접 한다고 합니다. 센스있는 감각에 요리 솜씨까지 아직 오픈한지 두달여 밖에 안됐지만 장사가 잘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입가심으로 매콤하고 구수한 된장찌개에 밥 한그릇 뚝딱. 육회에 꽃등심, 된장찌개까지 정말 맛있고 배부르게 한끼를.
맛있는 소고기가 생각난다거나, 김광석길을 거닐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 한다면 방천시장 가운데 육회전문점 영천영화식당을 선택지로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토종한우갈비·등심·육회전문 '영천영화'
위치: 대구 중구 김광석길 방천시장안
전화: 053-424-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