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봄을 부르는 황금빛 복수초 글을 통해 봄이 찾아 온 대구수목원을 소개해드렸는데, 춘분을 맞아 다시 한번 수목원을 찾았습니다.
3월 중순이 넘었음에도 봄을 시샘하는 추위로 아직까지는 봄꽃들이 꽃망울을 떠뜨리지 않은 채 때를 기다리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히어리라는 생소한 이름의 이 꽃나무는 조록나무과로 한국특산종이라고 합니다. 3~4월에 연한 황록색 꽃이 피고, 9월에 열매가 맺는다고 합니다.
만개한 것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웠는데, 고개를 떨군채 오밀조밀 피어난 꽃이 순박하게 느껴졌습니다.
다음은 미나리아재비과의 다년초인
노루귀로 3~4월에 흰색과 분홍색 꽃이 핀다고 합니다.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노루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봄의 전령사, 개나리는 아직 꽃잎을 힘껏 움츠린 채 속을 내보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꽃 하나하나를 따로 떼어놓고 보면 볼품없지만, 샛노란 꽃들이 무리지어 핀 모습은 정말 예쁜 게 개나리인데, 빨리 그 모습을 보고 싶네요.
대구수목원 여기저기에서 노란 꽃망울을 가득 볼 수 있었는데,
산수유 꽃이었습니다. 이번 주말부터 의성 산수유 꽃 축제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꽃샘추위로 4월이 되어야 만개한 산수유 꽃들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실나무에도 향기가 강한 연홍색 꽃들이 수줍은 듯 피어있었습니다. 홍쌍리 청매실농원에 매화꽃이 활짝피었다던데, 그곳에도 한번 가보고 싶네요. :)
얼핏 개나리와 비슷한 모양의 만리화는 개나리와는 달리 활짝 꽃잎을 펼친 채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만리화는 한국 특산종으로 경상북도와 강원도, 그리고 황해도에서 자란다고 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섬유유연제 브랜드로 유명한 '
사프란'이 낙엽 사이에서 연한 자주빛을 내며 움츠리고 있었습니다.
사프란은 붓꽃과의 다년초로 꽃의 암술대를 모아 만든 향신료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름모를 봄꽃들이 아직은 쌀쌀한 대구수목원을 곱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언제 쯤, 만개한 봄꽃들을 만끽할 수 있으려나요?
3월이 가기 전, 아니면 늦어도 4월 초순에 다시한번 대구수목원에 들려 향긋한 봄꽃 향기를 맡으러 가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