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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촛불의 물결 - 6.10 대구촛불문화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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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민주항쟁 기념일을 맞이하며 전국적으로 대규모의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우는 대구에서도 촛불은 밝게 빛났습니다.

촛불을 들고 하나의 목소리로 외치는 수많은 참가자들은 중앙네거리에서 한일극장에 이르는 아스팔트 도로 위를 가득 메웠습니다.

촛불문화제가 시작된지도 벌써 한달이 넘었지만, 그 열기는 사그러들 줄 모르고 오히려 6.10 민주항쟁 기념일이기도 한 어제는 5000여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참가해 한달이 넘게 지속된 대구 촛불문화제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해 촛불을 밝혀 주셨습니다.

6.10 대구 촛불문화제 현장


특히, 오후 9시가 넘어 다함께 촛불을 들고 대구 시내를 한 바퀴 도는 대행진을 벌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이었습니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중앙파출소 앞을 지나는데, 정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촛불의 물결이 계속되었습니다.



행진을 마치고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온 후에도 자유발언과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계속되었지만, 오후 11시가 되어가자 많은 분들이 자리를 떠나시더군요.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한 촛불문화제였지만, 왠지 흐지부지 끝이 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촛불문화제 현장을 걷는데, 본무대와는 멀리 떨어져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십여명씩 둥글게 자리를 하고 자유발언을 이어가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그야말로 평등한 시민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한동안 서서 지켜봤습니다. 대부분 지금과 같은 획일적인 촛불문화제가 계속 되어봤자 매번 오늘과 같이 흐지부지 될 뿐이라 말하며 불만과 아쉬움을 토로하시더군요.

저분들도 변화를 원하며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고는 있지만, 저와같이 아쉬움과 답답함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라는 걸 확인하게 되자, 답답함이 더해지더군요.

한달이 넘게 수많은 국민들이 하나의 목소리로 외쳐대지만 돌아오는 것은 메아리되어 돌아오는 자신들의 목소리일 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일어낼 수도 없는 답답한 현실.

국민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정말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인가라는 실망감, 이 나라는 허울뿐인 민주주의 국가인 것인가라는 회의감.

한달이 넘게 수많은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지만, 결승점없는 마라톤을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이대로 실패한 혁명으로 기록되지는 않을까 하는...

덧) 패배의식에 사로잡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전국적으로 100만명에 이르는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지만, 고작 인사쇄신만 언급하고 있는 이명박정부를 보면 정말 답이 안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움에 주절거려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