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남원, 남원하면 광한루와 한국의 대표적인 러브스토리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 떠오르죠. 춘향의 얼을 기리며 매년 남원에서는 춘향제가 열리는데, 춘향제의 백미는 단연 춘향선발대회입니다. 춘향선발대회를 통해 오정혜, 장신영, 이다혜 등 다수의 연예인들이 배출되며 인기가 많죠. 그런데, 경상남도에도 춘향과 비교되는 정절의 대명사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남원에 춘향이 있다면, 밀양에는 아랑낭자가 있다!
경상남도 밀양에는 밀양 제일의 보물이라는 영남루에 얽힌 전설이 있습니다. 바로 아랑전설이죠. 전설은 이렇습니다. 경상도 밀양부사의 딸인 아랑은 어머니를 여의고 유모에게서 자란 미모의 처녀인데, 음흉한 유모와 통인(지방 관아의 심부름꾼)의 흉계로 달 구경을 나온 아랑을 욕보이려 합니다. 아랑은 통인에게 맞서다 끝내 칼에 맞아 죽고, 대숲에 버려지고 맙니다. 밀양부사인 아버지는 아랑이 외간 남자와 내통하다 함께 달아난 것으로 알고 벼슬을 사직하고 마는데, 이후 밀양에 부임해오는 신임 부사마다 첫날 밤에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되며 모두 그 자리를 꺼리게 됩니다.
이때 담이 큰 이상사라는 사람이 밀양부사를 지원해 오는데, 부임 첫날 밤에 나타난 아랑의 원혼에게서 억울한 죽음을 듣고 원한을 풀어주기로 약속합니다. 이상사는 곧 흉계를 꾸민 이들을 잡아 처형하고, 대숲에 버려졌던 아랑의 주검을 찾아내 장사지내니 그뒤로는 원혼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영남루 바로 아래에는 아랑의 넋을 달래는 아랑각과 대숲이 있기도 합니다.
남원의 춘향이 시련끝에 결국에는 몽룡과의 사랑을 이루는 행복한 전설이라면, 밀양의 아랑은 '전설의 고향'에 소개되었을 정도로 슬픈 전설입니다. 하지만, 둘다 호남과 영남을 대표하는 정절의 대명사로 그들을 기리는 행사가 매년 열리고 있기도 합니다. 더욱이 춘향제의 백미가 춘향선발대회라면, 밀양에서 열리는 밀양아리랑대축제의 백미 또한 아랑규수선발대회라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한국 미인, 아랑규수!
아랑규수선발대회는 여느 미인대회와는 달리 조금 특별합니다. 타 지역의 미인대회가 서구적인 외모와 패션모델같은 날씬한 몸매의 미인을 선발하는 대회라면 아랑규수선발대회는 전통적인 한국 미인을 선발하는 대회로 필기시험에서부터 꽃꽂이, 과일깍기, 예절 등을 채점기준으로 두고 있기도 합니다. 주최측에 따르면 여성의 외형적인 미보다 내면의 아름다움과 지성, 재능을 두루 겸비한 가장 한국적인 미인을 선발하는 제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아랑규수선발대회의 수상자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지역에서 직장에 다니는 수상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몇해 전에는 지역 농협의 10년차 직원이 진으로 선발되기도 했죠. 작년에도 다섯명의 수상자 중 두명이나 지역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분들이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2010 경인년 아랑규수선발대회의 모습인데, 여느 미인대회와는 다른 아랑규슈선발대회의 특별함을 엿볼 수 있지않나 싶네요.
아랑규수선발대회만이 가지는 특별함은 하나가 더 있는데, 다른 미인대회가 기념촬영을 끝으로 끝나는 것에비해 아랑규슈선발대회는 대회가 끝나자마자 수상자들은 영남루 아래 아랑각으로 이동해 결과를 알리고, 다짐을 하는 의식을 하는 것입니다.
아랑낭자를 기리기위한 대회이기에 대회가 끝나자마자 아랑각을 찾는 것입니다. 더욱이 선발된 아랑규수들은 한해동안 아랑사당에서 열리는 제례의식에 제관으로 참여한다고 합니다.
아랑규수선발대회, 억울하게 죽은 아랑낭자의 전설이 담긴 다른 미인대회와는 달리 전통적인 미인을 선발하는 조금은 특별한 미인대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밀양아리랑대축제가 어제부터 시작되어 일요일까지 열린다고 하죠. 올해도 축제의 백미인 아랑규수선발대회가 축제 기간 중 열리는데, 축제도 즐기시고 아리따운 아랑규수들도 만나보시는건 어떨까요? :)
덧) 시험삼아 유튜브 동영상 편집기를 이용해 영상을 편집해 봤는데,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음원을 사용하니 광고가 붙네요. 간단하지만 유용한 온라인 영상편집기인 듯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