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국내 최초로 살아있는 한국 젖소 101마리를 네팔로 보내는 특급 수송 작전이 <다큐 ON>을 통해서 방송된 후, 시청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크라우드 펀딩과 목장주들의 기부를 바탕으로 수많은 사람의 간절한 마음이 모여서 성사된 이 가슴 벅찬 프로젝트의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문의가 쏟아진 것이다.
전세기를 타고 네팔로 터를 옮긴 한국의 어린 젖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101마리 젖소의 특별한 비행, 그 후! 젖소의 성장과 출산이 가져다준 기쁨과 희망의 순간들을 1년간의 생생한 기록으로 만나본다.
101마리 젖소가 네팔로 보내진 소식은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 있는 과테말라의 한 선교사에까지 전해졌다. 본 프로그램의 방송을 보자마자 ‘젖소 보내기 사업’을 주관했던 국제개발 비영리기관 헤퍼코리아에 먼저 연락해 온 것이다. 60년 전 서울여대에 기증된 젖소로 낙농 기술을 배웠다는 이덕주 여사(80세)는 자신이 목격했던 한국판 <노아의 방주>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가 소장해 온 그 당시 사진 자료와 경험담을 통해서 우리 근현대사의 중요한 순간으로 남은 ‘그날’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1년 전,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며 ‘드림이’와의 만남을 행복해했던 소녀는 그사이에 부쩍 컸다. 드림이를 기증했던 목장주에게 화상전화를 걸어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스리자나 팅. 한국에서 온 수의사가 드림이의 임신 소식을 전하자 뛸 듯이 기뻐한다. 때마침 네팔의 가장 큰 명절, 다샤인 축제가 열리자 한국에서 온 수의사와 ‘드림이’를 위해 축복을 전하는 티카 의식을 진행하고 신의 선물처럼 주어진 젖소의 임신 소식을 기뻐하며 인간과 동물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빌어주는데... 네팔 신둘리 마을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특별한 전통 의식을 만나본다.
2023년 5월, 인도 북서부 지역에서 급속하게 확산하며 소 200만 마리가 감염되고 15만 마리 이상이 폐사했던 럼피스킨 전염병은 네팔에도 영향을 주었다. 한국에서 온 101마리의 젖소 중 전염병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오기 시작하자 한국과 네팔 사이에 핫라인이 발동하게 되는데! 101마리 한국 젖소의 주치의로 애쓰고 있는 김영찬 수의사는 현지 수의사들에게 대응책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4개월 후, 럼피스킨으로 큰 고비를 겪었던 축사를 방문한 한국 수의사팀. 마음고생했던 축주는 눈물부터 쏟아낸다. 젖소는 과연 무사히 임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네팔에 보낸 101마리의 젖소 중 총 74마리의 임신이 확인된 상황. 가장 먼저 임신에 성공했던 젖소 토실이의 출산일이 임박해 오자 김영찬 수의사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네팔행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토실이의 출산은 예정일보다 일찍 시작된 상황. 홀스타인 젖소의 출산을 경험한 적이 없는 네팔 현지 수의사팀은 난처해하는데... 마을 사람들 모두가 토실이의 출산을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토실이의 진통은 밤새 계속된다. 신둘리 마을 사람들의 희망이 되어줄 새 생명은 무사히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을까? 그 긴장되는 출산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젖소를 지원받은 농가는 처음 낳은 암컷 송아지를 반드시 이웃에게 기증하기로 약속했던 신둘리 마을 사람들. K-14 토실이가 낳은 암송아지를 받기로 한 우마(18세)는 토실이의 출산을 그 누구보다 애타게 기다려왔다. 나눔의 연쇄 효과가 지역 공동체에 고루 처져 나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이 특별한 장치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우마와 새로 태어난 송아지 ‘감사’의 특별한 인연을 조명해 본다.
농가의 후원을 받아서 추진한 [네팔로 101마리 젖소 보내기 사업]은 사실 민간 국제개발단체 헤퍼코리아 이혜원 대표의 기획으로 시작된 일이었다. 한 사람의 고군분투에 마음이 움직인 사람들의 선의가 모여 모두가 염원했던 젖소의 출산이라는 기쁜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 한국과 네팔의 수교 50주년을 맞아 한-네팔 낙농시범마을로 선정된 신둘리는 안정적인 착유 시스템을 갖춘 농장과 사료 공장, 우유 가공처리시설까지 지속 가능한 낙농 환경을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네팔로 보내진 101마리의 한국 젖소가 가져온 변화의 바람은 또 어떤 기적을 만들어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