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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중독, 벗어날 수 있을까? 원인과 금연의 방법은? | 생로병사의 비밀

엔터로그/다큐멘터리

2024. 6. 1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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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분류기호 F는 정신질환과 관련된 질병들을 뜻한다. 미국 정신의학회(APA)에서도 ‘담배사용 장애’를 ‘중독 장애’에 속하는 하나의 질병으로 구분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한 국내 사망자 수는 한해 약 6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 159명이 담배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것이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한 해 무려 12조 원을 넘는다.

 

생로병사의 비밀

흡연으로 발생하는 질병들은 폐암, 간암, 위암, 췌장암 등 각종 암을 비롯해 심혈관계질환, 당뇨 등 수십 가지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국내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은, 흡연이 가장 강력한 발병 요인이다. 하지만, 당장 흡연으로 인한 폐해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애써 흡연의 위험성을 외면한다.

 

담배 중독, 벗어날 수 있을까?

김성원(가명/59) 씨는 하루 두 갑, 25년간 담배를 피워왔다. 그러던 중,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폐암 4기를 진단받았다. 폐암은 ‘침묵의 살인자’라 불린다. 폐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 다른 장기의 암과 달리 증상이 늦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증상이 발현되었을 땐, 암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오봉(59) 씨는, 20여 년 전 폐암을 진단받은 후 완치한 경험이 있다. 폐암 진단 당시엔 금연했지만, 완치 판정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 11월, 두 번째 폐암을 진단받았다. 그로부터 6개월가량 지난 지금, 김오봉 씨는 담배를 끊지 못했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건 김오봉 씨만의 일은 아니다. 국립암센터에서 암 환자 4만 명 넘게 조사한 결과, 암에 걸렸어도 16%가 흡연을 지속했고, 암 진단 당시 잠깐 끊었다가 다시 흡연하는 사례도 무려 10%나 됐다. 생사가 걸린 문제인데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이다. 담배는 왜 끊기 어려운 걸까?

 

담배 속 중독 물질인 니코틴은, 흡연 시 혈액에 녹아 불과 7초 만에 뇌에 도달한다. 이때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해, 행복감에 취하게 된다. 하지만, 이 효과는 일시적인 것이어서, 지속적인 흡연 욕구에 사로잡히게 된다. 문제는 내성이다. 흡연을 지속할수록 도파민 수용체가 점차 늘어나고, 더 많은 니코틴을 요구하게 된다. 결국, 흡연 빈도가 높아지고 중독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니코틴 공급이 끊기면, 흡연자들은 심각한 금단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극도의 불안∙스트레스∙우울감∙짜증 등이 증가하고, 이를 흡연으로 잠시 완화했다가 니코틴 수치가 감소하면 다시 금단 증상이 찾아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오기 힘든 담배 중독,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까?

 

청소년을 유혹하는 전자담배

청소년들의 흡연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전자담배다. 전자담배는 크게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로 나뉜다. 기존의 담배가 담뱃잎을 태워 증기를 흡입했다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쪄서 증기를 흡입한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이 아닌 니코틴이 함유된 용액을 가열해 기화시킨 증기를 흡입한다.

 

신종 담배들 사이에서도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다양한 향을 첨가한 액상형 가향 담배다. 가향 담배는 과일 향을 비롯해 아이스크림 향, 멘톨 향 등 그 가짓수가 수백 가지에 달한다. 향이 첨가된 담배들은,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흡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이러한 가향 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경우, 흡연을 지속할 가능성도 커진다.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들이 큰 노력 없이도 전자담배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에 들어가 불과 5분도 걸리지 않은 전자담배 구매. 청소년들에 무분별하게 노출된 전자담배, 이대로 괜찮은 걸까?

 

담배 중독은 질병, 치료가 필요하다

금연은 자기 의지만으로 성공하기 힘들다. 스스로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하는 비율은 3~5% 남짓. 100명 중 5명이 채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담배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광국(65) 씨는 45년간 흡연을 지속하다, 올해 초,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당장 금연이 어려워 그가 선택한 것은 전자담배였다. 하지만, 금연은 성공하지는 못했다. 뇌경색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 니코틴은 동맥경화 원인물질 중 하나다. 하루라도 빨리 금연이 필요한 상태로, 금연 캠프에 참가를 결정했다.

 

4박 5일간 합숙하는 금연 캠프는 중증·고도흡연자를 대상으로 전문적인 금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중증·고도흡연자란, 매일 한 갑씩 20년 이상 흡연, 혹은 두 갑씩 10년 이상 흡연을 지속했고, 2회 이상 금연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을 뜻한다.

 

제작진은 금연 캠프로 향하던 최인환(가명/71) 씨를 마주쳤다. 최인환 씨의 걸음걸이는 꽤 불편해 보였다. 뇌졸중으로 인해 오른쪽 팔과 다리가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연캠프 입소 직전까지도 하루 한두 갑의 담배를 피워왔다. 과연 그는 4박 5일의 캠프 일정을 무사히 수료하고, 금연에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