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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지금 불법현수막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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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을 이유로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이 내려진지도 며칠이 지났습니다. 인터넷 여론을 살펴보면 경제성이 떨어지는데, 무리해서 동남권 신공항을 건설할 수는 없다며 정부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고, 한편에서는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이해와 문제의식이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지역에서는 현 정부의 그동안 행태를 보면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과 함께 정치적인 이유로 수차례 발표를 연기한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와 지역 정치인들의 정치력 부재를 탓하는 목소리 또한 큽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지역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신공항을 재추진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되든 재추진되든 이제는 조금 차분해져야할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몇달간 지역 언론이나 정치인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식이었습니다. 지역 경제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공항 건설 뿐이고, 이를 위해서는 전 지역민이 합심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한다는 그들의 주장에 지역에는 한바탕 '광풍'이 몰아쳤습니다.

지난 몇달간 지역 언론의 기사나 정치인들의 말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게 바로 대구시내 곳곳에서 걸린 현수막이었습니다. '대동단결', '쟁취', '대참사' 등의 단어에다 '신공항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그야말로 동네입구마다 내걸렸습니다.


제가 자주 지나는 한 사거리의 경우, 몇달전까지만해도 두세개의 현수막이 걸려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그 수가 늘어나더니 발표를 앞두고는 스무개에 이를 정도로 신공항 유치 현수막이 거리를 도배했습니다. 공공기관에서부터 학교 동창회, 심지어는 주부모임에 이르기까지 현수막을 내건 단체들 또한 현수막 갯수만큼이나 다양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이번 동남권 신공항 논란으로 가장 이득을 본 곳은 다름아닌 현수막 업자들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이제 표를 얻기위해 그야말로 공약(空約)을 남발하고 지역간 싸움을 부추긴 현 정부와 차분히 대응하기보다는 오히려 지역민을 부추긴 지역 언론과 정치인들에대해 차분히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들에게 휘둘리다 쓸모없어지면 내팽겨쳐져 누구하나 살피지 않는 버려진 현수막처럼 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