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제495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6월 16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되는 ‘2023 교향악축제’ 참가를 앞둔 대구시향의 연주를 대구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는 뜻깊은 무대이다.
지휘자 박인욱의 객원지휘와 피아니스트 임효선의 협연으로 진행되며,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섬의 저녁 기도’ 서곡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1번,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을 들려준다.
공연의 막을 올릴 첫 곡은 베르디의 오페라 ‘시칠리아섬의 저녁 기도’ 서곡이다. 1855년 개최된 제1회 파리만국박람회를 앞두고 위촉받아 작곡한 작품이다. 13세기 시칠리아를 정복했던 프랑스 왕조에 투쟁하며 벌어진 ‘시칠리아섬의 만종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 오페라의 서곡은 ‘신포니아’로도 불린다. 독립된 관현악곡으로 손색없을 만큼 완성도가 높아 오페라 공연보다 서곡만 단독으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다.
오페라 전반의 주요 장면에 사용된 주제를 메들리처럼 하나의 서곡에 담아냈고, 시칠리아 춤곡풍의 서주에 이어 전투를 상징하는 제1주제와 첼로로 연주되는 제2주제에 이어 격렬한 코다로 끝맺는다.
이어 지적이면서도 열정을 갖춘 피아니스트 임효선이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을 들려준다. 1785년 2월, 모차르트는 피아노 협주곡 제20번을 완성한 지 불과 한 달 만인 3월에 자신이 주최하는 예약 연주회에서 직접 연주하기 위하여 제21번을 썼다. 두 협주곡은 충실한 편성, 교묘한 오케스트라 기법 등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
하지만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은 행진곡풍의 시작, 끓어오를 듯한 피날레, 중간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칸타빌레 등 고유의 매력을 지녔다. 또, 독주자의 기교를 과시하면서도, 오케스트라와 독주 피아노의 균형을 조화시킨 흔적이 역력하다.
곡은 총 3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어둠을 떨치고 밝은 분위기로 나아가려는 1악장, 독주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는 2악장, 고조된 분위기 속에 피아노가 비상하는 3악장으로 이어진다. 특히, 2악장은 귀족 출신 장교와 서커스단 소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스웨덴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음악으로 사용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임효선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 브뤼셀 팔레 드 보자르, 뉴욕 링컨센터, 로스앤젤레스 디즈니콘서트홀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다양한 연주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3년 비오티 국제 콩쿠르에서 2, 3위 없는 1위와 특별상, 청중상을 동시에 수상했으며, 2007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도 상위 입상했다.
실내악 앙상블에서도 미샤 마이스키, 힐러리 한과 연주를 마쳤으며, 루드비히 트리오를 결성해 다수의 연주와 음반 발매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서울대 수석 입학 후 도미하여 미국 커티스 음악원 졸업, 이탈리아 이몰라 음악원 마스터 수료,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경희대 피아노과 교수이며, 한국과 유럽에서 전문연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마지막 곡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중 가장 인기 높은 제2번을 연주한다. 1902년 완성돼 3월 8일 시벨리우스의 지휘로 헬싱키에서 초연되어 대성공을 거뒀고, 이어진 세 번의 공연도 매진될 정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1900년 가을 무렵, 시벨리우스는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막내딸이 병사하는 등 일련의 불행이 겹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친구이자 후원자인 카르펠란 남작의 지원으로 시벨리우스는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1901년 2월부터 3월에 걸쳐 이탈리아 라팔로에서 본격적인 작품 구상에 들어갔으나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몇 달 후 고국으로 돌아와 완성하였고 연말에 대폭 개정하기도 했다.
시벨리우스의 ‘전원’ 교향곡이라고도 불리는 교향곡 제2번은 그의 독자적 개성이 작품에 잘 녹아 있다. 고전주의 형식을 유지하면서 내용은 민족의 정서가 깃든 핀란드 전원의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민요풍의 리듬도 자주 등장한다. 핀란드의 저명 지휘자 카야누스는 제4악장에서 고조되는 부분을 가리켜 러시아의 압제에 대한 핀란드인의 애국심을 상징하고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를 두고 시벨리우스는 작품의 정치적, 표제적 경향을 부정했지만, 곡 전반에 핀란드의 아름다운 정경 묘사와 북유럽의 민요적 음조 사용 등 애국적인 색채가 가득하다.
제1악장은 현이 연주하는 스타카토의 상행 리듬을 타고 긴장감 속에 서늘한 핀란드의 정경이 나타난다. 제2악장에서는 핀란드의 어두운 숲과 신비로운 호수의 정경이 펼쳐지고, 바순과 현이 시벨리우스 특유의 선율로 핀란드의 눈 오는 풍경을 그린다. 제3악장은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거친 금관악기의 울부짖음으로 표현하고, 오보에의 느린 선율은 이와 대조를 이룬다. 힘찬 리듬의 제4악장은 절정으로 치닫고 마지막에 승리에 찬 코다로 곡을 마친다.
대구시향의 ‘제495회 정기연주회’와 함께 ‘2023 교향악축제’ 무대도 이끌게 된 지휘자 박인욱은 고전부터 현대음악,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음악을 소화해 내며 슬로바키아 국립 필하모닉, 우크라이나 국립 심포니, 바트라이헨할 필하모니, 리투아니아 국립 필하모닉, KBS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광주시향 등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국립오페라단, 서울시오페라단 등에서 수십여 편의 오페라를 지휘하였으며 2013년에는 프라하, 비엔나, 밀라노 등지에서 창작오페라 ‘봄봄’의 초청 지휘를 맡은 바 있다.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 음대 2학년 재학 중 유럽으로 건너갔고 프랑스 파리 에콜 노르말, 랭스 국립음악원을 수료했다. 이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음악대학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빈 국립음악대학에서 연주자 과정을 수료했다. 2000년 포르투갈 국제 지휘자 콩쿠르에서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바 있는 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리세우 대극장 오디션을 통해 200명의 지휘자 중 부지휘자로 선정돼 활동했다. 현재 전남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17년부터 카메라타 전남을 창단해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연을 앞두고 박인욱 지휘자는 “올해 35회째를 맞는 교향악축제에서 대구시향과 함께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중 가장 자주 연주되는 제2번의 마지막 악장에서처럼 호국의 달 6월을 맞아 고통과 절망에서 벗어난 승리의 환희를 느껴보시길 바란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대구시향 ‘제495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 원, S석 1만 6천 원, H석 1만 원으로, 공연 당일 오후 2시 30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1661-2431)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모든 할인의 중복 적용은 불가하며, 공연 당일 티켓 수령 시 반드시 할인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한편, 대구시향은 이번 연주회 이후 오는 6월 20일(화)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한화와 함께하는 2023 교향악축제’ 무대에 올라 같은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로 35번째 막을 올리는 ‘교향악축제’는 국내 음악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교류의 장이자, 대한민국 음악계의 현주소를 한눈에 알 수 있는 대표 클래식 음악 축제이다. 1989년부터 매년 4월 봄에 개최해 왔으나 올해는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6월에 관객과 만난다. 전국 17개의 국공립 교향악단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정상급 지휘자와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협연진이 총출동해 기대를 모은다.
By 요즘대구 | 보도자료·문의 yozmdaeg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