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인을 만나러 경상감영공원을 지나다 우연히 보게 된 전시회입니다. 우체국 벽면에 걸린 '
대구근대건축물 스케치전' 현수막을 보고서 우체국에서 전시회도 열리다니 특이할 것 같다는 생각에 평소 그냥 지나치기만 하던 대구우체국에 들어섰습니다.
대구우체국은 1895년에 개설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지만, 지금은 옛 건물대신 현대식 건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벽면에 걸린 사진으로만 대구우체국의 옛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죠.
대구우체국에 들어서니 분주히 업무를 보는 우체국 직원들과 오가는 시민들만 보일 뿐 전시 작품들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살펴보니 전시회는 구석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야만 하는 사서함실에서 열리고 있었습니다. 사서함실로 통하는 작은 문을 열고 들어서니 벽면 가득 자그마한 스케치 작품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대구에는 특히 대구우체국이 있는 중구에는 다른 대도시 도심과는 달리 근대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인데, 얼마전 KBS 1박2일에서 강호동씨가 인근을 둘러보는 장면이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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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직원들이 분주히 오가는 사서함실 벽면 가득 걸린 스케치 작품들에는 대구의 풍경과 대구가 자랑하는 근대문화유산들이 담겨져 있었는데, 작가들의 스케치를 통해 다시 본 건축물의 모습은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화폭에 담긴 제일교회와 정소아과의원 건물 등 인근의 근대건축물이 작가의 개성에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다른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도심 공동화 등의 문제로 인해 대구 도심도 재개발이 진행중입니다. 어쩌면 대구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근대건축물을 대구우체국처럼 사진으로만 아니면 그림으로만 접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대구우체국에서 열린 '대구근대건축물 스케치전'이 더욱 의미있는 전시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시회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근처를 지날 일이 있으시다면 화폭에 담긴 대구의 모습을 한번 감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