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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오백리길···대청호가 품은 삶의 여백을 찾아 | 영상앨범 산

엔터로그/다큐멘터리

2023. 12. 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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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와 대전광역시에 걸쳐 널따랗게 자리한 대청호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인공 호수다. 호수 주변으로 나지막한 야산, 자연 부락, 다양한 생태 환경과 자연물이 가득해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삶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또한, 대청호를 따라 약 200km에 달하는 대청호오백리길이 조성돼 있어 산행, 트래킹, 가족과의 나들이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춰 걸을 수 있다. 대청호가 품은 삶의 여백을 찾아 한국화가 박석신 씨와 해금 연주가 김미숙 씨가 떠난다.

 

영상앨범 산

대청호를 둘러 흐르는 대청호오백리길은 21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어느 길이든 들고 나는 게 쉽고 산과 물이 어우러져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또한 호숫가를 따라 가로수가 우거진 도로가 잘 닦인 길은 드라이브 명소로도 이름이 나 있다. 그중 대청호오백리길 19구간은 대통령 별장 ‘청남대’와 인접해 있어 ‘청남대 사색길’이라고도 불린다. 청남대는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 19구간 중 일부를 걸어보려 들머리인 상산마을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충청북도 청주시 문의면 산덕리에 위치한 상산마을. 호젓한 시골 분위기에 옛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오른다. 그립지만 더 이상 갈 수 없는 마음의 고향, 대청호는 충청권의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를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호수이기에, 80여 마을의 26000명이 수몰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고향을 향한 수몰민의 그리움이 깊게 담긴 호수 위로 겨울 햇살이 반짝이며 향수를 달랜다.

 

곰실봉은 326m의 야트막한 산이다. 상산마을에 오래도록 자리하고 있는 곰실봉으로 오르는 길은 상산마을 사람들이 옛적부터 밭매러 다니던 길, 나무하러 다니던 길을 정비해 만든 길이다. 겨울 산에 수북하게 쌓인 낙엽 더미를 바스락바스락 밟으며 오르며 자연을 벗 삼아 뛰놀던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마냥 해맑았던 어린 시절 모습 너머로 호수에 잠긴 그리움이 고요히 떠오른다.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거나, 그리운 누군가를 잃었을 때, 그리고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던 세월을 맞이할 때 새삼스레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그 마음을 위로하는 바람결과 해금의 아름다운 연주를 가만가만 들어본다.

 

 

곰실봉을 내려서 청남대 주변에 흐르는 숲길로 들어선다. 아직 가을을 놓지 못하고 있는 고운 빛의 나무들.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하지만, 그 미련마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자연, 그리고 사람의 목소리를 닮은 악기, 해금. 해금은 두 줄의 현을 밀고, 당기고, 조이고, 흔들며 노래를 연주한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흔드는 해금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겨울 햇살을 받아 일렁이는 대청호의 윤슬이 환상적인 어울림을 선보인다. 옛 정취와 세월을 비춰주는 대청호오백리길을 향해 <영상앨범 산>과 함께 떠나본다.

 

◆ 출연자 : 박석신 / 한국화가, 김미숙 / 해금 연주가

◆ 이동 코스 : 상산마을-곰실봉-청남대 화합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