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 의미로 '아주머니'를 낮추어 이르는 말인
아줌마, 위키백과에는 아줌마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기도 합니다.
원래는 어버이와 항렬이 같은 여성을 가리키는 '아주머니'를 친숙하게 부르는 말었으나, 오늘날은 주로 '결혼한 여자'을 하대하거나 동급으로 간주하여 부르는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억척스럽고 자녀를 위해 헌신하는 여성'을 뜻하기도 한다.최근에는 아줌마들의 활약에 힘입어 하대의 의미보다는 친숙한 의미로 자주 사용되다보니 신데렐라와 아줌마가 합쳐진 말인
줌마렐라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하대의 의미로 아줌마보다
김여사라는 말이 쓰여지고 있기도 합니다.
줌마렐라: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고 자신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을 하는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의 기혼 여성을 이르는 말.시대에따라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말인 아줌마.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아줌마라는 존재는 여전히 '여자'라는 남자와 대비되는 주체적인 존재라기보다는 자식의 관점에서 불려지는 호칭인 '어머니'의 의미가 강한 존재입니다.
우리 모두의 어머니인 아줌마, 대한민국의 아줌마를 만나고 왔습니다.
극단 함께사는 세상의 '
아줌마 정혜선'을 통해서 말이죠.
연극 '아줌마 정혜선'은 대한민국 아줌마라면 누구나 가슴에 품고 있음직한 아픔들을 자신의 굴곡진 삶을 가감없이 구수한 대구사투리로 들려주는 주인공 '
정혜선'을 통해 시원하게 풀어주는 연극입니다.
개인적으로 극단 함께사는 세상의 마당극 '
밥심'을 무료공연과 촛불문화제를 통해 몇번 접해왔던터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전을 소재로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마당놀이와는 달리 사회현실에 적극적 관심을 갖는 민중연극으로 발전해 온
마당극의 태생적 한계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마당극 위주의 공연을 펼쳐 온 극단 함께사는 세상의 거칠고 직설적인 표현 방식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적극적인 추천을 통해 연극 '아줌마 정혜선'을 보게 된 후 그릇된 선입관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줌마 정혜선' 또한 조목조목 따지고 든다면 주체적인 여성으로서의 인권, 그리고 공동체, 노동운동에 이르기까지 극단 함께사는 세상의 색깔을 규정짓는 요소들이 극 내용과 설정에 녹아들어 있기는 합니다만 이전과 같이 거칠고 투박하지 않은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 그다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
박희진-정혜선 역, 서민우-다 역, 출처: 극단 함께사는 세상)
이러저런 것들을 고민하며 볼 필요없이 아줌마 정혜선의 걸판진 입담에 귀기울이다보면 어느새 어떤 때는 웃다가, 또 어떤 때는 화내기도 하는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총각'이다보니 '진짜 아줌마'들에 비한다면 그 느낌이 다를테지만 대한민국 아줌마들에대해 생각해보게 해 준... 그리고 오랜만에 참으로 즐겁게 관람한 연극이었습니다.
연극 '아줌마 정혜선'을 통해 대한민국 '아줌마'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어머니와 아내와 함께한다면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연극 '아줌마 정혜선' 공연정보-기간: 2009년 11월 6일 ~ 22일(일)
-시간: 평일 19:30 / 토 16:00, 19:30 / 일 16:00 (월요일 공연없음)
-장소: 뉴컴퍼니 소극장 (반월당 적십자병원 옆 정안빌딩5층 -
지도보기)
-문의: 053) 625-8251
연극 '아줌마 정혜선' 줄거리안경 공장에 다니는 아줌마 정혜선, 여성들의 큰잔치에 강사로 초청된다. 자신이 겪은 삶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정혜선은 아줌마 강사로 인기가 높다.
정혜선은 지극히 평범한 집안에서 자라 삶에 대해 큰 고민없이 남들이 그러듯 대학을 가고, 결혼 적령기가 되어 몇번 선을 보다 집안의 소개로 알게 된 남자와 결혼한다. 그러나 결혼 후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에 정신착란증에 이르게 되고 결국 이혼하게 된다.
생계를 위해 취직을 하려 했지만, 기혼 여성의 취업은 어렵기만 하다. 우여곡절 끝에 안경 공장에 취직하게 된다. 하지만, 남성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에 폐쇄적이고 소외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공장 여직원을 희롱하고 구타하던 감독의 횡포에 자신도 모르게 나서게 되고, 이를 계기로 동료들과 마음을 트게 된다.
동료들과 친하게 어울리게 된 정혜선은 풍물패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조태오를 만나게 된다. 조태오의 접근에도 아직 남성에대한 거부감이 있던 정혜선은 그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조태오의 노력으로 마음이 조금씩 열려간다.
참고로, 연극 '아줌마 정혜선'은 몇가지 독특한 시도를 펼치고 있습니다. 100여석의 작은 소극장 공연임에도 더블캐스팅으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한편의 출연배우라고 해봤자 아줌마 정혜선역과 혼자서 다양한 역할을 보여주는 단 두 분의 여배우 뿐임에도 말이죠. 이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시도인데, 더욱 놀라운 점은 연출자 또한 두분이란 점입니다. 다시말해 연출자 2명, 배우 4명이 똑같은 대본을 가지고 각각 새로운 공연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배우 박희진씨와 서민우씨가 아줌마 정혜선과 다역을 맡은 공연을 봤는데, 기회가 되면 백운선, 탁정아씨의 무대도 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