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사나이들의 불꽃 튀는 대결! 글을 통해 경산 송화럭비구장에서 열린 전국춘계럭비리그전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당일 열렸던 경희대와 고려대의 모습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럭비라는 스포츠가 아직 저변이 넒지 않다보니 춘계럭비리그에 참가한 대학은 연세대와 고려대, 서울대 등 여섯 곳에 불과했는데, A조에는 연세대와 경희대, 그리고 고려대가 한 조가되어 맞붙게 되었습니다.
이 날은 대학A조의 두번째 경기로 경희대와 고려대의 경기가 펼쳐졌는데, 양팀은 시종일관 치열하게 밀고 밀리는 경기를 펼치며 흥미를 더했습니다.
전반 초반은 예상대로 고려대가 먼저 5점을 획득하며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 했으나 경희대의 거센 반격에 12대17로 역전을 당하고 맙니다. 역전을 당한 채 전반을 마무리할 수는 없기에 고려대는 다시 맹공을 펼치며 재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게 됩니다. 바로 3점이 걸린 페널티골 찬스를 얻게 된 것이죠.
하지만, 타원형의 럭비공을 발로 차서 골대를 통과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고려대는 어떻게해서든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두 막대 사이로 럭비공을 통과시켜 점수를 획득해야만 하는 상황, 긴장감을 안고 키커가 있는 힘껏 럭비공을 찹니다. 그런데,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날아가던 럭비공이 골대 안으로도 그렇다고 바깥으로도 향하지 않고 골대를 정통으로 맞추고는 다시 필드안으로 떨어져버린 것입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라는 말을 실감케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죠. 어이없게도 득점의 기회를 놓친 고려대는 후반에 다시 맹공을 퍼붓지만 결국 전반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22대24로 경희대에 일격을 당하고 맙니다. 축구경기에서 골대를 맞춘 팀이 진다는 속설이 럭비경기에도 그대로 이어진 것이죠. :)
골대만 맞추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르는데, 정말 백만분의 일 확률로 골대를 맞추는 바람에 석패를 하고 만 것입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라는 말처럼 정말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경기가 바로 럭비라는 스포츠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