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때로는 자그마한 선물로, 때로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로 말이죠.
그런데, 사랑하는 감정을 꼭 겉으로 표현해야하는 것일까요? 닳아 없어질 선물로...내 뱉는 순간 공중에 흩뿌려지는 짧은 말 한마디로 말이죠.
사랑이란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게 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호주출신의 영화감독 'Patrick Hughes'는 SIGN이라는 너무나 일상적인 매개체를 통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사랑을 12분짜리 단편영화 'SIGNS'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한 젊은 남자가 우연히 반대편 건물에 앉아있는 여성과 눈이 마주치며 지루했던 일상의 변화를 맞게 됩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SIGN이라는 단순한 매개체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만으로 그 둘은 감정의 교류를 하게 된 것이죠.
영화 'SIGNS'은 SIGN이라는 평범하지만 충분히 시각적인 즐거움을 안겨주는 소재로 조금은 진부한 주제이기도 한 사랑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SIGN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랑을 전하는 것은 러브액츄얼리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만 러브액츄얼리에서의 그것이 직접적으로 사랑을 전달하는 도구로서 사용되었다면 'SIGNS'에서는 단순히 각기 떨어진 건물이라는 분리된 공간을 연결시켜주는 대화의 통로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참고로, Patrick Hughes 감독의 홈페이지(http://patrickhughes.com.au)를 방문하시면 SIGNS 외에도 감독이 연출한 다양한 광고와 단편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