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중국 여행은 없었다! 오지 여행가 안근수와 함께 떠나는 독~한 여행! 100번 넘게 중국을 누빈 큐레이터가 가장 사랑하는 모험의 땅 윈난성과 쓰촨성!
깊이 150m 거대한 싱크홀, 높이 1,600m 깎아지른 절벽, 그 험난한 땅에 일궈놓은 그들만의 무릉도원을 만나고 수천, 수백 년의 역사와 삶의 애환이 다져놓은 까마득한 절벽 길을 걸어본다.
가이드북이 아닌 모험심을 따라서~ 오지게 멋진 중국 서남부의 오지로 GO GO!
오지 여행가 안근수 큐레이터는 20여 년 전, 중국 유학 시절 윈난성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여행의 맛에 푹 빠졌다. 그의 첫 여행지 윈난성은 ‘10리마다 민족과 풍습이 다르다’는 말이 있을 만큼 다양한 소수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땅. 해발 약 2,000m 조용한 산간 지대에 자리한 이족(彜族) 마을, 홍완춘(红万村)은 이른 봄이면 주민보다 외지인으로 넘쳐난다. 지후오지에(祭火節)라는 ‘불 축제’가 열리기 때문. 이족은 예로부터 자연물을 숭배하는 민족으로 특히 수 천 년에 걸쳐 ‘불’을 숭상하는 제의를 해오고 있다.
홍완춘에 사는 주민들은 이족 중에서도 아시족(阿細族). 아시족의 불 축제, 제화절은 불의 신 무덩(木鄧)이 그들에게 처음 불꽃을 피우고 불의 사용법을 알려줬다는 음력 2월 3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아시족의 원시적인 율동과 노랫가락에는 오지의 삶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해 준 불에 대한 감사와 기쁨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 흥겨움에 취한 여행자들도 아시족과 함께 모닥불을 뛰어넘으며 몸과 마음으로 불 축제를 즐긴다.
홍완춘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또 한 곳의 특별한 이족 마을, 청쯔꾸춘(城子古村)이 있다. 이족의 전통 가옥 투장팡(土掌房)이 산세를 따라 층층이 놓여 있는 풍경. 마치 티베트 라싸에 있는 포탈라궁과 비슷하다 해 ‘이족의 포탈라궁’으로 불리는 마을이다. 지붕이 뚫려 있는 티엔징(天井), 지붕을 통해 다른 집들과 모두 연결된 구조 등 투장팡만의 독특한 건축 양식을 들여다보며 한 가족처럼 살았던 마을의 지난날을 상상해 본다.
이어지는 여정은, 쓰촨성 최고의 절경으로 유명한 카르스트 지형 푸저헤이(普者黑)를 지나 빠메이춘(坝美村)으로 향한다. 나룻배를 타고 약 800m의 어두운 동굴을 통과해야만 발을 들일 수 있는 비밀스러운 마을, 빠메이춘. 시인 도연명의 <도화원기>에서 묘사된 무릉도원과 꼭 닮은 모습으로 세외도원(世外桃源)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그 안온한 풍경 속에서 고즈넉한 하룻밤을 보낸다.
오지 탐험가들의 모험심을 자극하는 거대한 보물 상자, 중국. 낯선 길을 따르다 보면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운 미지의 세계와 마주할 때가 있는데. ‘중국에서 가장 좁은 도시’라 불리는 옌진현(盐津县)도 그런 곳이다. 평균 고도 1,600m 산악 지형 사이로 꽌허(关河)의 물길이 흐르는 험준한 협곡에 자리 잡은 도시. 위태로운 산비탈 아래, 4~5층 이상의 건물들이 다닥다닥 늘어서 있는 모습은 오지 여행가인 큐레이터도 처음 보는 기묘한 풍경이다.
이 불안정한 땅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살게 된 이유는 뭘까? 도시의 이름인 ‘옌진’은 ‘소금 나루’라는 의미. 과거 이곳은 유명한 소금 산지였을 뿐 아니라 고대 남부 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 중 하나였다. 과거, 중원에서 윈난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이 처음 만나게 되는 관문이 바로 옌진현의 떠우사관(豆沙棺). 도로 폭이 오척(약 150cm)이라 오척도, 우츠따오(五尺道)라고 하는 옛길을 걸으면 말 등에 짐과 희망을 싣고 넓은 세상으로 향했던 옛사람들의 흔적을 마주하게 된다.
옌진현에는 또 다른 특별한 길이 있다. 바로 깎아지른 절벽의 허리를 흐르는 백학역도(白鹤驿道). 청나라 때 거센 진사강(金沙江) 물길을 피해 이 지방 특산품인 구리를 옮기던 길이다. 한 사람이 걷기에도 아슬아슬한 절벽 길에서 데이트하는 연인과 하이힐을 신고 걷는 여인까지, 풍경만큼이나 예사롭지 않은 길 위의 사람들을 만나본다.
옌진현을 뒤로 하고 찾아간 곳은 큐레이터가 윈난성에서 가장 고대했던 마을. 직경 600m의 거대한 싱크홀 안에 8가구가 살아가는 오덕대과권천갱군(五德大锅圈天坑群)이다. 최대 깊이 150m의 싱크홀 바닥까지 내려가기 위해 2시간 가까이 절벽에 난 길을 내려가는 큐레이터. 마을이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설렌다. 아직 한국인은 한 번도 찾지 않은 진정한 미지의 마을에서 과연 어떤 풍경을 마주하게 될까?
쓰촨의 성도 청두(成都)는 인구 2천만 명이 넘는 거대 도시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여전히 느긋함과 여유로움이 가득하다. 특유의 청두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찻집. 명나라 때 건설된 고대 마을 펑쩐(彭镇)에는 100년이 훌쩍 넘은 찻집들이 즐비한데 그중 요즘 핫한 찻집을 찾아간다. 펑쩐의 옛 찻집(彭镇老茶馆), 혹은 관음각(观音阁)이라 불리는 찻집은 50~60년 전 어느 날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와 독특한 차림의 주인장 모습에 사진작가 및 영상제작자들의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차도 마시고, 귀 청소도 하고 청두의 옛 거리를 제대로 즐긴 큐레이터. 이제 쓰촨의 오지로 향한다. 해마다 3월이면 하얀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진촨현(金川縣)을 지나 단바현에 있는 티베트족 마을 종루장차이(中路藏寨)에 닿는다.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이름난 단바현의 티베트족 마을은 예로부터 ‘천조지국(千碉之國)’, ‘천 개의 조루가 있는 나라’로 불렸다. 조루(碉楼)는 방어를 목적으로 세운 망루를 말하는데 외적을 피해 깊은 산속으로 숨어든 티베트족이 외부인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해 세웠다. 단바현에 남아 있는 160여 개의 조루는 이제 이 땅의 위험이 아닌 아름다움을 확인하는 전망대로 사용되고 있다.
이어서 찾아간 또 다른 티베트 마을 양롱하더(羊茸哈德). 2008년 쓰촨 대지진 때 크게 피해를 당한 뒤 주민 전체가 이주한 마을로 티베트족 문화 체험과 산골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오지의 핫 플레이스다. 특히 마을 근교에 있는 다구빙촨(达古冰川)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희귀한 풍경. 해발 약 4,800m에 형성된 거대한 산악빙하로 1992년 발견돼 2000년대 들어서야 관광지로 개방되었다. 꽃바람 따스하던 마을에서 순식간에 한겨울의 빙하 세상을 탐험하고 루오지99리 온천 폭포(螺髻九十九里温泉瀑布)로 향한다. 굽이굽이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따스한 폭포수에 몸을 담그면 어느새 여행의 피로까지 스르륵 사라진다.
중국 윈난과 쓰촨의 오지게~ 멋진 곳만 찾아다녔던 오지고(GO) 여행의 마지막 여정! 요즘 쓰촨에서 제일 ‘힙’하다는 글램핑장에서 출발한다. 글램핑장이 자리한 곳은 해발 3,666m 니우베이산(牛背山) 정상. 쓰촨성 최고봉 궁가산(贡嘎山)의 장엄한 풍경이 마주 보이는 곳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깔끔한 잠자리는 물론, 야크 훠궈 같은 특별한 메뉴의 식당까지 마련돼 있어 힘들이지 않고 오지 여행의 맛을 느껴볼 수 있다.
니우베이산이 여행자를 위한 산이라면 다량산(大凉山)은 오랜 세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산이었다. 해발 1,400m가 넘는 다량산 절벽 분지에 있는 마을, 슈안야춘(悬崖村). 오랫동안 절벽 마을 주민들이 아랫마을로 왕래할 수 있는 길은 등나무를 엮어 만든 수직 사다리가 유일했다. 2016년경, 주민들이 위험한 나무 사다리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면서 정부가 나서 주민들의 이주를 도왔다. 마을에 남겠다는 주민들을 위해서는 위태로운 등나무 사다리를 대신할 강철 사다리를 설치했다. 그래도 여전히 마을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다. 아직 이곳에 사는 이들을 찾아 왕복 8시간에 달하는 절벽 길을 오른다. 위험한 절벽이 누군가에겐 아늑한 쉼터이듯, ‘고향’이란 그 자체로 마음이 따스해지는 단어.
한 달 가까이 함께 여행하고 있는 현지 코디네이터 슈단 씨의 고향, 쓰촨 최고의 차 생산지 멍딩산(蒙顶山)에 들른다. 넘치는 환대와 맛있는 집밥으로 훈훈해진 마음을 안고 다시 청두로 향한 큐레이터. 쓰촨 여행의 출발지이자 20년 전 청춘의 추억이 가득한 도시에서 이번 여정을 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