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밸런타인데이)가 다가왔습니다. '솔로천국! 커플지옥!'을 외치지만 거리엔 커플들로 넘쳐나고 한마디로 '커플천국! 솔로지옥!'이 되는 날입니다.
성 발렌타인데이(Saint Valentine's Day)는 원래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 밸런타인 주교가 군인들의 군기문란을 우려하여 남자들을 더 많이 입대시키기 위해 결혼을 금지하던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의 명령을 어기고 군인들의 혼배성사를 집전했다가 순교한 날인 2월 14일을 기념하기 위한 축일이라는 주장과 서양에서 새들이 교미를 시작하는 날이 2월 14일이라고 믿은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오늘날은 남녀가 서로의 사랑을 맹세하는 날이라는 인식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초콜릿을 보내는 관습은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되긴 했지만 요즘처럼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라는 발상은 일본에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1936년 일본 고베의 한 제과업체의 발렌타인 초콜릿 광고를 시작으로 "발렌타인데이=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라는 이미지가 일본에서 정착되기 시작했고, 1960년 일본 모리나가 제과의 캠페인을 통해 여성이 초콜릿을 통해 좋아하는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써의 일본식 발렌타인데이가 정착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출처: 위키백과)
그런 일본식 발렌타인데이가 한국에 들어와 지금은 오히려 일본보다 더 난리법석을 떠는 날이 되어버렸습니다. 발렌타인데이가 되면 한국의 모든 거리는 달콤한 검은 유혹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발렌타인데이를 하루 앞둔 대구의 거리도 한국의 여느 곳과 다름없이 초콜릿으로 넘쳐났습니다.
꽤나 큼직한 바구니에 갖가지 초콜릿을 쓸어담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는데, 저리 많은 초콜릿을 한 사람에게 주진 않을 것 같고 아마도 이제는 조금은 의무가 되어버린 탓에 그 많은 초콜릿을 구입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의 발렌타인데이는 연인 뿐 아니라 여학생은 주위 남학생들에게, 직장 여성은 남자 동료들에게 당연히 초콜릿을 선물해야하는 그런 날이 된 것 같습니다.
서로의 사랑을 맹세하는 날인 발렌타인데이라는 의미보다는 상술로 변질된 일본식 발렌타인데이가 한국에 들어와 의미는 퇴색되고 '초콜릿'만 남은 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