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히말라야의 중심부에 산군을 이룬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 안나푸르나 라운딩이라고도 불리는 ‘안나푸르나 서킷’은 1977년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개방된 이후, 빼어난 경관과 문화적 다양성을 갖춘 고산 마을을 두루 볼 수 있어 최고의 트래킹 코스로 알려져 있다. 하얀 눈의 세계가 온 땅을 뒤덮은 히말라야에서도 신의 대지라 불리는 안나푸르나를 향해 배우 이시영, 오지 탐험 유튜버 오지브로(이태윤) 등 17명의 트래커가 여정을 이어간다.
세계에서 10번째로 높은 산, 안나푸르나를 마주하며 천천히 고도를 높여가는 오늘의 여정. 고산으로 올라갈수록 변화하는 기후로 네팔의 사계절을 느낄 수 있고 안나푸르나의 이름처럼 다양한 마을의 모습과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해발 고도 2,000~3,000m의 고지대를 기점으로는 고산병이 올 수 있어, 충분한 수면을 하며 물을 자주 마시고 체온 조절에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에 맞게 산행하는 것이 중요하여 이점을 유념하며 걷는다.
신의 품에 안긴 산중 마을, 어퍼 피상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향을 피우며 시작하는 마을의 아침. 곳곳에 날리는 만국기 형태의 오색 깃발, 타르초, 경전이 적힌 깃발, 룽다와 불교 유물이나 고승의 사리를 보관하는 탑, 초르텐 등에서 주민들의 신앙심이 느껴진다. 일행은 티베트 불교 경전이 들어 있는 수행 도구, 마니차를 돌리며 무사히 트래킹을 완주할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옛날에는 짐을 나르는 네팔 사람들이 많았으나, 현재는 대부분 타지 또는 타국으로 이주해 당나귀(노새)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 홀로 걷기도 힘든 산길에 짐을 메고 걸어가는 동물이 고맙고 그 힘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일행은 마을의 문이라 할 수 있는 초르텐 아래를 지나며 어퍼 피상을 떠난다. 산 중턱에 위치한 갸루로 향하는 길은 긴 오르막의 연속. 생각보다 힘든 여정에 걸음이 느려지고 높아지는 고도에 조금씩 숨이 차오른다. 지친 일행의 눈에 들어온 노점이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반갑다. 음료를 나눠 마시며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걸음을 이어가니 어느새 옛 삶이 남아있는 마을, 갸루에 도착한다.
돌을 켜켜이 쌓아 올린 갸루의 전통가옥은 여전히 견고하고 예스러움이 묻어있다. 척박한 땅에도 생명을 불어넣고 삶을 일구는 사람들. 그 생활 모습을 눈에 담고 마낭을 향해 걸음을 잇는다. 앞으로는 안나푸르나 2봉과 3봉이 제 모습을 보이며 손에 잡힐 듯 다가와 있다. 나왈을 지나 도착한 트래커들의 쉼터, 마낭. 마낭은 지금까지 본 마을 중에서 제법 큰 마을에 속한다. 산중 마을은 마을마다 색다른 분위기와 풍광을 보여줘 중간중간 마을을 방문하는 것도 안나푸르나 트래킹의 묘미이다. 마르샹디강을 따라 설경 못지않은 비경을 선사하는 가을빛 네팔의 품. 발길 닿는 곳마다 환상적인 풍경을 마주하는 토롱라 패스로 향하는 여정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 출연자 : 이시영 / 배우, 이태윤 / 오지 탐험 유튜버 오지브로
◆ 이동 코스 : 어퍼 피상(해발 3,300m) – 마낭(해발 3,540m) / 약 22km, 약 11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