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이곡동에는
비밀의 정원이 있습니다. 아파트 숲 사이에 감춰져 있어 인근 주민들도 모르는 이가 많은 정원이죠. 그곳에 초여름을 맞아 백만송이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달서구 이곡동에 위치한
이곡분수공원, 성서도서관 옆에 커다란 분수대가 설치되어 있어 분수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여름이면 장미공원으로 변합니다. 구를 상징하는 꽃이 '
장미'이다보니
달서구에서 이곡분수공원 내 4,200㎡의 부지에다 105종 15,000여 그루의 장미를 심어
장미원을 조성한 것이죠.
가을, 겨울, 봄에는 평범한 공원일 뿐이지만 여름만 되면 색색깔의 장미가 꽃망울을 터뜨리며 장미꽃밭으로 변합니다.
핑크 피스(Pink Peace)
처음 찾는 이라면 아파트 단지 사이에 이런 장미정원이 있으리라고 생각이나 했을까요? 지하철 2호선 이곡역에서 걸어서 십여분거리에 위치해있지만 최근에 조성(2009.05)된 곳이라 인근 주민들도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은 곳입니다.
주말 오후 늦게 찾은 장미원에는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저마다 장미꽃밭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느라 바빴습니다.
고운 장미꽃을 배경으로 한다면 작은 휴대폰 카메라이더라도 충분할겁니다. 장미를 보며 아이가 웃는 순간이면 어떤 카메라로 담아도 멋진 사진일테니 말이죠.
프레드릭 미스트랄(Frederic Mistral)
제가 사진 보는 눈이 부족해서인지 몰라도 그냥 마구 셔터를 눌러대도 아름다울 뿐입니다. 향기마저 사진에 담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아쉽습니다. :)
보는 것으로는 모자랐을까요. 장미향을 맡으려 얼굴을 가까이 가져갑니다. 손녀와 할아버지에게는 장미향에 취한 즐거운 한때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장미가 덩쿨식물이다보니 장미터널, 장미꽃탑을 함께 만들어 두어 장미를 더욱 다양하게 즐길 수 있기도 합니다.
장미향 맡으며 걷다가 지치면 잠시 벤치에 앉아 쉬며 장미원을 둘러보세요. 걸으며 지나쳤던 것들이 눈에 들어올테니 말입니다.
장미꽃밭에 함께 피어있는 장미도 좋지만 왠지 장미는 홀로 쭉 뻗어 있는 게 멋져보이기도 합니다. 강렬한 붉은 빛을 뿜으며 도도하게 말이죠. :)
어떤까요? 아파트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는 곳에 꼭꼭 숨겨져 있으니 비밀의 정원이라 할 만하지 않나요? :)
허나 아쉽게도 올해는 무더운 날씨 탓인지 벌써 시들어버린 장미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6월말까지는 장미를 즐기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데, 아파트 숲 사이에 숨어있는 비밀의 장미정원에 늦지 않게 찾아가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