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지도로 미리가본 서울 - 대구 '촌놈', 서울 구경하다(1)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다음 지도를 이용해 서울 나들이 일정을 세운 후, 토요일 오전에
동대구역을 출발했습니다. 11시 즈음에
서울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타기위해 이동하려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기위해 줄을 서고 있어 걸어 내려가려고 서울역 광장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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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2009.04.11)
그런데, 계단 바로 앞에서 술에 취한 노인 한분이 비틀거리시다가는 앞으로 꼬꾸라지더군요. 깜짝놀라 부축해드리려 다가서는데, 옆에 있던 한분이 노인을 부축해 일으켜세우시더군요. 바로 앞이 계단이라 자칫 큰 사고가 날 뻔 했지 뭡니까. 근데, 두분다 노숙을 하는 분들인 듯 차림새가 초라하더군요.
작년 겨울, 서울역을 방문했을때에도 상당히 많은 노숙인들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서울역 광장에는 노숙인들로 북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씁쓸한 기분을 안고 지하철을 탔습니다. 환승을 하기위해 신도림역에 내려 기다리는데, '촌놈' 티내는 듯 당췌 환승을 하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헷갈리더군요. 지하철 노선도를 한참 쳐다봐도 모르겠어 옆에 있던 한 남자분께 물었더니, 목적지에 가려면 여기서 타는게 맞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한 십여분 넘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다리던 열차는 오지를 않는 겁니다. 잘못된 것 같은 예감에 지하도로 내려가 다시 살펴보니 2호선을 갈아타는 곳은 그 곳이 아니더군요. '촌놈' 인증을 했지 뭡니까. 그나저나 제게 맞다고 했던 그 남자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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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역, 2009.04.11)
11시 40분이 되어서야 겨우 환승을 해 구로디지털단지역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앞서 복잡한 서울지하철 탓에 조금 시간을 지체했지만, 그곳에서 목적지까지는 다음 스카이뷰와 로드뷰로 미리 자세히 둘러봤기때문에 늦지 않으려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가는 족족 신호등이 바뀌는 게 아니겠습니까. 날씨도 초여름같이 무더운 데다 운도 안따라주니 짜증이 밀려오더군요. --;
한참을 걸어 드디어 시흥IC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래에도 몇 분의 노숙인들이 자리를 잡고 누워있더군요. 옆에는 버려진 쓰레기들이 가득하고 말이죠.
아무튼, 우여곡절끝에 예정과는 달리 10여분정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베니스에서
디지털인 발대식도 마치고, 씨푸드로 고픈 배도 채우고 나니 딱 3시 즈음이더군요. 발대식에 참석한 다른 분들과 디지털인 관계자께 인사를 하고, 앞서 예정했던 프레스센터로 향했습니다.
+ 신도림역에서 이번에는 무거운 짐을 든 아주머니와 마주치고 짐을 계단아래까지 들어다 드렸는데, 제가 다가가기전 그 많은 분들 중 어느하나 도와드리는 분이 없더군요. --;
시청역 4번출구로 나오니 바로 앞에 프레스센터가 있더군요. 8층
한아세안센터로 이동해 아세안프리즘을 관람했습니다.
생활소품 등 아시아 각국의 전통에 기반한 디자인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독특한 문양들이 인상적이더군요.
하지만, 주말 오후임에도 예상과는 달리 큐레이터 한분만이 썰렁한 전시장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조금 있다 말씀드릴테지만 바로 앞 서울광장과 덕수궁에는 사람들로 북적였음에도 썰렁한 전시장을 보니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30분여 동안의 관람을 끝내고, 덕수궁으로 향했습니다.
프레스센터를 나와 덕수궁으로 이동하려 지하도를 지나는데, 그곳에도 상당히 많은 노숙인들이 자리하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대구에서는 공원이나 철도역을 빼고는 노숙인을 보기 힘들었는데, 서울에서 가는 곳곳마다 노숙인을 보게되니 씁쓸함이 더했습니다.
덕수궁 앞에서 기다리던 지인을 만나 돌담길도 따라 걸어보고, 궁내에도 들어가 살펴봤습니다. (입장료가 천원이더군요.) 봄나들이 나온 연인들과 친구, 가족 그리고 관광을 온 여행객들로 궁내에는 바깥보다 오히려 더 붐볐습니다.
(덕수궁, 2009.04.11)
한시간 반 정도를 둘러보고 서울광장으로 향했는데, 무슨 일인지 서울광장을 전경차량들이 둘러싸고 있더군요. 무슨 집회라도 열리는가 싶어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살펴봤더니 부활절 행사가 한창 준비중이더군요.
(서울광장, 2009.04.11)
한쪽에는 봄 나들이로 분주하고, 또 한쪽에서는 부활절 예배 준비가 한창이고, 바로 옆 지하도와 돌담 아래에는 노숙인들로 넘치는...그야말로 시대의 모습을 한자리에 압축해놓은 듯한 아이러니한 광경에 오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저 또한 그들 중 하나이니 더욱...)
서울광장을 뒤로하고, 떠날 시간이 되어 서울역으로 향했습니다. 지인과 이별하고, 대구행 열차를 기다리는데, 한켠에 철도기점이라는 표석이 눈에 띄더군요.
그 아래에는 전국 주요도시까지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오히려 대한민국의 중심은 바로 서울이라는 걸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에서 대한민국의 오늘을 체감한 대구 '촌놈'의 서울 나들이는 이것으로 끝맺습니다.
덧) '촌놈'이란 표현은 지역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개인적인 식견이 부족함을 뜻하는 것이니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