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오랜만에
대구스타디움을 방문했습니다. 바로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9일간 달구벌을 뜨겁게 달굴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마지막 국내 리허설'이 될
제65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가 열린 대구스타디움)
9일부터 11일까지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전국육상선수권대회는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를 겸해 열린데다 오는 8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국내 리허설로 여겨져 국가대표를 비롯한 5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대회 이틀째가 되는 10일이었는데, 110m 허들, 200m, 400m 등의 트랙경기와 장대높이뛰기, 세단뛰기, 포환던지기 등의 필드경기가 열렸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남자10종경기 중 110m 허들 경기가 열리려던 참이었는데, 재빨리 결승선으로 이동해 경기 시작을 기다렸습니다.
(남자10종 110m 허들 경기)
참고로
남자10종경기는 말그대로 100m, 400m, 높이뛰기, 110m 허들, 창던지기 등 10가지의 육상 종목을 펼친 후 결과를 점수로 환산해 순위를 결정하는 경기로 모든 육상종목을 잘해야만 우승을 할 수 있는 종목인 것입니다. 한국 육상의 간판스타이자 광저우AG 은메달리스트인 문경시청의
김건우 선수가 바로 남자10종경기 선수로 잘생긴 외모에다 말솜씨도 좋아 방송에 여러번 출연하기도 했는데, 이 날 경기에서는 화면이 아니라 김건우 선수가 전력을 다해 달리는 모습을 직접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110mH 경기 후 기록을 확인하는 남자10종 김건우 선수)
이어서 남자 110m허들 예선이 같은 트랙에서 진행되었는데, 이번에는 경기를 앞 둔 선수들의 긴장된 모습과 보다 역동적인 장면을 보기위해 출발선으로 이동했습니다. 남자 110m 허들에는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광저우AG에서 동메달을 딴 광주광역시청의
박태경 선수가 대표적인데, 마침 예선1조로 출전한 박태경 선수의 경기가 열려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남자 110m허들 경기 장면)
3번 레인의 선수가 바로 박태경 선수인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아시겠지만 출발총성과 함께 내딛는 탄탄한 다리의 근육과 결승선을 바라보는 모습에서 기록단축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강한 집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수들의 전력질주가 벌어지는 트랙 바깥에서는 장대높이뛰기, 세단뛰기 등의 필드경기가 함께 진행되었는데, '한국의 미녀새'들을 보기위해
여자장대높이뛰기가 열리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세계적인 여자장대높이뛰기 선수인 러시아의 옐레나 이신바예바 선수의 애칭이 바로 미녀새인데, 국내에도 뛰어난 외모만큼이나 번갈아가며 한국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임은지, 최윤희 선수가 한국의 미녀새로 불리고 있기도 하죠.
('한국의 미녀새' 임은지, 최윤희 선수)
장대높이뛰기는 트랙경기에 비하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종목인터라 선수들은 다른 선수가 경기를 할때면 몸을 풀며 컨디션을 조절하거나 자리에 앉아 쉬기도 하는데, 팬들에게는 이런 모습도 흥미롭게 느껴지는 장면이기도 하죠.
(휴식을 취하는 여자장대높이뛰기 선수들)
컨디션을 조절하며 휴식을 취하는 선수들과 달리 경기를 진행하는 심판과 선수의 모습에서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다란 장대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청량감을 느끼게 하지만 그만큼 부상위험도 큰 종목이라 선수들과 심판의 긴장감은 클 수 밖에 없죠.
(여자장대높이뛰기 경기 장면)
여자장대높이뛰기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트랙과 필드에서는 200m, 800m 예선경기와 세단뛰기경기가 이어졌습니다.
(200m, 800m, 세단뛰기 경기 장면)
여자 800m 경기에서는 한 선수가 눈에 띄었는데, 줄곧 선두를 유지하며 앞서는 모습도 그렇지만 유난히 피부가 검었기 때문입니다. 김포시청의
장예은 선수로 미국인 아버지를 둔 혼혈선수라고 합니다. 더욱이 몇 년 전까지 여자프로농구선수로 뛰다 2008년 육상으로 종목을 바꾼 이색 경력을 지니고 있다고도 하더군요. 장예은 선수는 이날 여자 800m 결승에서 2분12초79의 기록으로 3년만에 처음으로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보았다고 합니다.
(장예은 선수 경기 장면)
다양한 종목의 경기들이 계속 진행되는 동안 여자장대높이뛰기에서는 2년만에 한국 신기록이 나왔습니다. 종전 한국기록은 4m35로 임은지 선수가 가지고 있었지만, 라이벌
최윤희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4m36에 이어 4m40를 뛰어 넘으며 한국기록을 5cm나 끌어올린 것이죠.
(한국기록을 경신한 최윤희 선수)
이번 대회에서는 여자장대높이뛰기와 남자 4000m 계주 등에서 좋은 기록을 작성하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경기가 평일에 열린데다 무더운 날씨 탓인지 기대했던 것보다 관중도 적고, 한국기록 경신도 적어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신기록을 향한 선수들의 열정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 육상의 재미를 다시한번 알 수 있는 대회이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오는 8월 대구에서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립니다. 9일간 대구를 뜨겁게 달굴 대회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해 멋진 경기 장면과 선수들의 장면을 가까이에서 보다 생생하게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 이 글은 대구시 사이버기자단으로 활동하며 작성한 글이며,
대구시 공식블로그에도 함께 게재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