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신남방 정책 폐기?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 아세안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상상 그 이상!

세계는 요즘

2022. 11. 12. 16:51

본문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규칙에 기반해서 분쟁과 무력 충돌을 방지하고..."

 

지난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이와 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세안을 비롯한 주요국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외교정책의 기조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 및 중국으로부터의 경제적 자립이라는 방향성을 띠었고 그에따라 아세안을 주목했다. 2019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양자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도 아세안과의 관계를 주변 4대 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한국 외교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신남방'이었다.

 

아세안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ASEAN)의 줄임말로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공동대응하기위해 1967년 창설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연합체다. 현재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브루나이 등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아세안의 인구는 6억 5000만 명으로 중국, 인도에 이어 3번째로 많은데다 매년 5% 이상 역동적이면서도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아세안의 중위연령은 32세(2019 기준)로 젊은 노동력과 소비자를 보유한 시장이다. 세계 3위에 이르는 인구와 젊은 노동력,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생산기지이자 소비시장으로서 잠재력이 풍부하다. 우리나라의 제2위 교역대상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가 미·중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하여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신남방 정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막대한 투자에도 신뢰가 가지 않는 중국과 초강대국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던 아세안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세안은 한국과의 경제, 문화적 교류와 협력을 통해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전략적 모호성을 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던 한국이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주기를 기대한 측면도 있다.

 

한-아세안정상회의, 대통령실 페이스북

"아세안은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위해서는 아세안의 협력이 필요하다 밝혔다. 이번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아세안 국가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받아 들일 것인가?

 

일본이 수십년 동안 공을 들인 아세안이지만 지금 아세안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아세안의 젊은 이들에게 중국은 IT강국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중국의 예능과 드라마를 일상적으로 접하며 영어 만큼이나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한다. 이미 아세안 젊은 이들의 생활 속에 중국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상황이다.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미국의 그것과 판박이나 다름없는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아세안 국가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다. 오히려 신남방 정책의 폐기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한국은 외교정책의 일관성이 없는, 외교 무대에서의 신뢰성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아세안에서 중국은 신뢰하기 힘들긴 해도 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아니 중국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자국 내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4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다. 발등에 떨어진 경제 위기 앞에 강대국 독일도 미국을 무시하고 중국과 손을 잡은 것이다. 아세안에서의 중국의 사회경제문화적 영향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