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버스를 타고 6시간 만에 도착한 시엠립(Siem Reap). 피곤함에 지쳐 하룻밤을 보낸 후 맞이한 이른 아침의 풍경은 낯선 공기만큼이나 이색적이다. 프놈펜에는 즐비한 고층 빌딩은 전혀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시엠립의 건물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앙코르 와트 사원보다 높이 지을 수 없다고 한다. 그로인해 프놈펜의 최신 빌딩들이 뽐내는 스카이라인은 감상할 수 없지만 빛바랜 건물들이 보여주는 풍경은 그것대로 여행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
시엠립은 숲의 도시다. 잘 정비된 도로를 따라 가로수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다. 초록빛 가로수는 동남아 특유의 파란 하늘과 함께 작은 도시에 청량함을 더해준다.
여행자의 도시 시엠립은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천국과도 같다.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로를 따라 들어선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여행객은 물론 등하교하는 학생들,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이 다니는 인도조차 흔하지 않은 캄보디아에 이렇게 널다란 자전거 도로가 있는 곳은 시엠립 정도가 아닐까.
30도가 넘는 한낮의 뜨거운 햇살과 공기를 피해 잠시나마 쉼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일상의 고단함이 전해온다. 여행객 또한 여행이 끝나면 지금의 여유는 고단함으로 바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여행의 짧은 순간을 만끽하고 싶다.
도심을 조금 벗어나 숲으로 들어서면 어디선가 골목 대장들이 나타나 여행객의 길을 가로막는다. 원숭이 녀석들은 거침이 없다. 그곳에서는 녀석들이 대장이다.
그리고 전 세계의 여행객들이 시엠립을 찾는 이유. 오랜 기간 비밀처럼 숨겨져 있다 그 웅장함을 드러낸 앙코르 와트. 왜 그곳이 세계의 불가사의로 꼽히는지 그곳을 마주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낡고 빛바랜 돌 하나하나 모두 사람들에게서 잊혀진 전설을 노래하는 듯이 느껴진다. 누군가 캄보디아에 볼 게 무엇이냐 묻는다면 죽기 전에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이 바로 '앙코르 와트(Angkor Wat)'다.
By Korean 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