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독수리를 다 어디로 갔을까?'
지난 해 이맘때
야생 독수리 보신 적 있으신가요? 글을 통해 경상북도 고령군 낙동강 변에 월동을 위해 찾아온 독수리떼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꽤 많은 독수리떼가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설 연휴의 마지막날 잠시 시간을 내어 다녀왔습니다.
2008년 촬영한 독수리떼
작년에는 운좋게도 독수리떼가 도롯가 식당과 가까운 밭에 모여있어 금새 찾을 수 있었지만, 이번에 찾아갔을 때에는 예전 그 장소에서는 단 한마리의 독수리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주변을 한참 살펴보다 제방 부근을 날고 있는 독수리를 발견하고, 제방으로 이동했지만 무리를 지어 쉬고 있는 독수리는 보이지 않더군요.
제방을 따라 걸으며 살펴봐도 가끔 머리위로 지나가는 한두마리의 독수리를 볼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독수리 월동지로 유명한 고령군 개진면 일대 (2009년 1월 27일 촬영)
한참을 걷다 만난 인근 주민께서 독수리가 무리지어 모인다는 장소를 알려주셔서 찾아가 봤지만, 황량하게 텅 빈 밭을 일구느라 굉음을 울리는 굴삭기 뿐이더군요.
한켠에서 비닐하우스를 정리하고 계신 주민께 다시 한번 여쭤보았는데, 올해도 꽤 많은 독수리가 찾아오긴 했지만, 요며칠 동안 어디로 갔는지 도통 보이지 않는다며 그렇지 않아도 오전에 이웃과 사라진 독수리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고 하시더군요.
두시간 넘게 독수리를 찾아 걸어다니느라 피곤하기도 하고, 해도 뉘엇뉘엇 떨어지고 있던 차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까지만해도 쉽게 볼 수 있던 독수리 무리는 다 어디로 이동한 것일까요? 주민분의 말씀처럼 날아다니는 녀석들이다보니 찾기가 쉽지 않은 탓인지, 아니면 독수리 무리가 월동지를 바꾼 탓인지 궁금하기 그지 없네요.
얼마 전 지역 뉴스를 보니 독수리를 불법 포획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고, 차에 치여 죽은 독수리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는데,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게다가 작년까지만해도 제방 부근에 불법포획과 총포사용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있었는데, 이번에 찾아갔을 때에는 어떠한 안내문도 보이질 않는 걸로 봐서는 괜시리 더욱 불안감이 엄습해오네요.
독수리 보호 안내문(2008년 1월 촬영)
조만간 다시 독수리를 찾아서 다녀올 생각인데, 그 때는 작년처럼 하늘을 가르는 수많은 독수리 무리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푸른 하늘을 가르는 독수리 무리(2008년 1월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