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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미지의 여행지 이집트! 카이로·기자·아스완·아부심벨·룩소르 | 세계테마기행

엔터로그/다큐멘터리

2024. 3. 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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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과 죽음이 이처럼 격렬하게 관능적으로 만나는 것을 지구상의 그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다”
-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중해 기행> 중에서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원한 미지의 여행지 이집트! 4,500년간 잠들지 않은 수수께끼의 땅 카이로·기자! 불모의 사막에서 만난 생명의 오아시스 시와·바하리야! 나일강을 따라 피어난 세상 아스완·아부심벨!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풍경 룩소르!

 

멈추는 도시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가자! 이집트로!

 

제1부. 7대 불가사의를 걷다 카이로

이집트 여행의 관문이자 큐레이터의 제2의 고향, 카이로(Cairo)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손은옥 큐레이터는 이집트에서 영어 통역사, 배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이로 통신원으로서 이집트와 한국의 문화를 양국에 소개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카이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무카탐 언덕(Mokattam Mountain)에서 도시를 수호하는 시타델(Cairo Citadel)과 엄숙한 기도처이자 시민들의 휴식처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Muhammad Ali Mosque) 등 역사적인 랜드마크를 만난다. 1,500개가 넘는 상점들로 가득한 칸엘칼릴리(Khan el-Khalili)는 이집트의 보물 상자로 불리는 곳. 이집트 색 가득한 다양한 제품 구경에, 시장 카페에서 즐기는 여유까지 카이로의 활기찬 매력에 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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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천만 명이 넘는 대도시 카이로에는 일명 ‘쓰레기 마을’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이들은 이집트 인구의 10%에 불과한 콥트(Copts)교 신자들이다. 원래 이름 성 시몬 수도원(St. Simon the Tanner Monastery) 보다, 절벽을 깎아 만들어 ‘동굴 교회’로 불리는 거대한 노천 예배당은 이슬람 국가에서 1,300년 넘게 지켜온 그들의 신앙, 그 굳건함의 상징이다. 전통 비둘기 요리 하맘마시(Hamam Mahshi)로 든든하게 끼니를 챙기고 카이로 외곽, 기자(Giza)로 향한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유일하게 지구상에 남아 있는 건축물로 전 세계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쿠푸 피라미드(Khufu's Pyramid)의 비밀스러운 내부를 탐험하고, 쿠푸 왕의 아들과 손자로 이어지며 완성된 카프레 피라미드(Khafre's Pyramid), 멘카우레 피라미드(Menkaure's Pyramid)까지, 이집트 피라미드 건축 절정기의 유산을 마주한다.

 

‘피라미드’라는 거대한 수수께끼, 그 시작은 언제일까? 사카라(Saqqara)에 남아 있는 세계 최초의 피라미드, 조세르 피라미드(Djoser‘s Pyramid)에서 4,700년 전 출발한 미스터리의 비밀을 상상해 본다.

 

제2부.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 시와·바하리야

이집트는 국토의 95%가 사막으로 뒤덮여 있다. 그렇다면 이집트에서 사막에 들어가 보지 않는다는 건, 이집트를 5%도 채 보지 못한다는 게 아닐까? 이번 여정은, 카이로를 벗어나자마자 불어닥치는 모래바람을 헤치며 사막의 깊은 곳으로 향한다.

 

시와(Siwa)는 이집트 사막에서 가장 유명한 오아시스 도시. 지층이 함몰되어 해수면보다 최대 19미터 정도 낮은 저지대에 자리해 200여 개의 천연 샘과 호수들이 산재해 있다. 전설적인 여성 파라오, 클레오파트라의 목욕탕이라고 알려진 클레오파트라의 샘(Cleopatra's Pool)부터 순도 95%의 염분으로 채워진 소금 호수(Salt Lake)에서 오아시스 도시의 풍요에 몸을 적셔본다. 샘물과 소금이 솟아나는 땅은, 메마른 사막에서도 푸른 나무를 길러냈고 문화를 살찌웠다. 이집트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올리브와 청정 소금으로 만든 특산품, 소금램프(Siwa Salt Lamp)는 시와에서의 필수 쇼핑 품목.시와를 즐기는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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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의 낭만을 즐기며 힐링하는 것도 좋지만, 황금빛 사하라에서 아드레날린을 분출해 보는 것도 좋다. 수백 미터 높이로 쌓인 사구를 오르락내리락 질주하는 사막 사파리(Desert Safari)로 상기된 마음은, 또 다른 사하라의 품, 바하리야(Bahariya Oasis)로 향한다. 흑사막(Black Desert)과 크리스털산(Crystal Mountain) 등 사하라 안에서도 독특한 풍경의 사막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외계 행성을 탐험하는 듯한 여정은 백사막(White Desert)에서 절정을 이룬다. 기묘한 모양으로 서 있는 새하얗고 거대한 석회암 조각 아래에서 보내는 잊지 못할 밤. 여행자는 새삼 느낀다. 사막은 오아시스가 있기에 아름다울 수 있고, 오아시스는 사막이 있기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제3부. 나일강의 전설 아스완·아부심벨

이집트는 대한민국의 10배에 이르는 광활한 땅을 가졌지만, 실제 사람이 살 수 있는 면적은 약 7%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7%의 대부분 국토의 남북으로 길게 흐르는 나일강 유역이다. 이집트의 선물이자 축복, 나일강을 따라 떠나는 여행. 기자역에서 침대 기차를 타고 이집트 최단 도시, 아스완(Aswan)으로 향한다.

 

밤새 14시간을 달려 도착한 아스완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나일강의 발원지로 여겨졌던 곳이다. 나일강변에 사는 이집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은 펠루카(Felucca)였다. 돛과 바람의 힘만으로 움직이는 펠루카가 가장 많이 운행되던 곳 중 하나가 바로, 아스완. 펠루카를 타고 보는 나일강의 일몰은, 이집트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매년 주기적으로 범람하는 나일강은 사막 국가 이집트에게 비옥한 농토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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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홍수로 인한 피해도 컸기에 정부에서는 1902년과 1971년, 큰 댐을 건설했고, 그로 인해 지역에 산재했던 고대 유적이 수몰되었다. 원래는 필레섬에 있었다 해서 필레 신전(Philae Temple)으로 불려온 이시스 신전(Isis Temple)은 지금의 아길키아섬으로 옮겨져 수몰을 피했다. 기원전 7세기~6세기경 이시스와 오리시스 신에게 봉헌된 이 신전은 4만 조각으로 해체돼 현재의 섬으로 이전되었다. 수몰 위기를 겪은 건 유적뿐이 아니다.

 

과거 아프리카 수단에서 건너온 소수민족, 누비아인(Nubian)들도 마을이 수몰되며 지금의 누비안 마을(Nubian Village)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컬러풀한 벽화로 집과 마을을 꾸미고, 화려한 수공예품을 판매하며 그들만의 전통과 개성을 고수하며 살아간다. 아스완의 남쪽으로 약 300km 거리에는 고대 이집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라오, 람세스 2세(Ramses II)가 남긴 아부심벨 신전(Abu Simbel Temples)이 있다. 크게 람세스를 위한 대신전과 왕비 네페르타리를 위한 소신전으로 구성돼 있는데, 아부심벨 신전 역시 1959년 수몰을 피해 지금의 자리로 이전되었다. 아부심벨 신전의 관리인 하산 씨로부터 점심 초대를 받은 큐레이터. 정다운 누비아인들과 보낸 시간은 잠시였지만 아스완 최고의 추억으로 남는다.

 

제4부. 지중해에서 룩소르까지

카이로에 이은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Alexandria). 지중해 연안에 있다 보니 전형적인 중동의 풍경과 분위기와는 많이 다른 곳이다. 알렉산드리아의 푸른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카이트베이 요새(Fort Qaitbey). 원래 이 자리에는 기원전 3세기에 세워진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 파로스 등대가 있었는데 수많은 자연재해로 붕괴되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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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에서 내려와 맛집으로 소문난 해산물 식당을 찾았다. 내륙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싱싱한 해산물 요리를 맛보고, 요트를 빌려 물살에 몸을 맡기며 지중해 향기를 가득 머금고 다시 길을 나선다. 고대 이집트 신왕국 시대의 수도, 룩소르(Luxor). 이집트의 신전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카르나크 신전(Karnak Temple)과 카르나크의 부속 신전이었던 룩소르 신전(Luxor Temple)은 낮과 밤, 전혀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가장 막강한 힘을 자랑했던 람세스 2세의 흔적을 마주하며 당시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받았던 파라오의 생을 상상해 본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나일강의 서쪽을 ‘죽은 자들의 땅’, 동쪽은 ‘산 자들의 땅’으로 여겼다. 새벽 5시, 어둠 속에서 나일강의 서쪽으로 향한다. 거대한 네크로폴리스 위로 색색의 열기구들이 둥둥 떠오르는 장관. 발아래에서는 나일강 물줄기를 사이에 두고 삶과 죽음의 땅이 펼쳐져 있다. 그 모두를 공평하게 비추는 태양 빛 속에서 모든 이집트 여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