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을 앞둔 영화나 이제 막 개봉을 한 영화의 관계자라면 가장 많이 신경쓰이는게 바로 영화에대한 사람들의 말! 입소문일겁니다. 입소문만 좋으면 그리 큰 홍보비를 들이지 않더라도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또 반대로 막대한 홍보비를 들이고도 철저히 관객들의 외면을 받는게 현실입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요즘 영화 흥행의 주요변수는 바로 입소문인 것입니다.
사회적 논란으로까지 번졌던 심형래 감독의 '디 워', 최근 놀랄만한 흥생 성적을 거둔 강형철 감독의 '써니', 그리고 한국 다큐멘터리로는 최고의 흥행을 거둔 이충렬 감독의 '워낭소리'까지 모두가 입소문 덕에 흥행을 거둔 영화입니다. 한마디로 말 많은 영화가 흥행을 거두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정말 말 많은 영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다만 사람들의 말(言)이 아닌 진짜 살아있는 말(馬)이란게 다를 뿐입니다. 말(馬) 많은 영화는 다른 말(言) 많은 영화처럼 흥행을 거두었을까요?
첫번째로 소개해드릴 말 많은 영화는 이환경 감독의 '각설탕'(2006)입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말을 주제로 제작된 영화로 영화배우 임수정 씨가 주연을 맡아 제작초기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주도의 푸른 목장을 배경으로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천둥이'와 천둥이를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시은(임수정)이 고난과 역경을 딛고 꿈을 향해 달린다는 스토리로 1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어느정도 흥행을 거둔 말 영화입니다.
두번째는 2010년 개봉한 양윤호 감독의 '그랑프리'입니다. 각설탕이 임수정 혼자서 이끌어 간 영화였다면 그랑프리는 김태희와 양동근 두 주연배우의 로맨스까지 더해져 좀 더 볼거리라 많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 주연배우가 이준기에서 양동근으로 갑작스레 바뀌는 등 이런저런 문제로 인해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김태희와 연기파 배우 양동근을 앞세웠음에도 흥행에는 실패하고 맙니다. 다만, 연기력 논란이 이어졌던 김태희는 그랑프리에서는 호평을 받으며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있어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히게 됩니다.
세번째는 영화는 아니지만 말이 많은 작품인 '파라다이스 목장'입니다. 올해 초, SBS를 통해 방영된 파라다이스 목장은 이연희, 최강창민 등 신세대 스타들의 기용과 드물게 전편이 사전제작되는 한편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을 경쾌한 스토리로 그려내며 주목을 받았지만, 아쉽게도 한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각설탕'의 이환경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고 흥행배우 차태현이 주연을 맡은 '챔프'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가 함께 역경을 딛고 불가능에 도전한다는 스토리인 챔프는 지난 추석연휴에 개봉하며 초반 흥행몰이에 나섰지만 아쉽게도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차태현ㆍ박하선ㆍ김수정 등 주조연의 탄탄한 연기력에 힘입어 뒤늦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꾸준한 관객동원을 이어가고 있어 이환경 감독의 '각설탕'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말 많은 영화를 살펴봤습니다. 살펴봤듯이 각설탕을 제외하고는 말(言) 많은 영화에는 비교할 수 없는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뒤늦게 말(言)이 많아지고 있는 '챔프'가 각설탕을 넘어서며 말(馬) 많은 영화도 다른 말(言) 많은 영화만큼 흥행에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