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천년만에 복원된 고려 초조대장경

본문

지난 주말, 대구 팔공산 동화사 통일대불전에서는 천년만에 복원된 고려 초조대장경의 복원간행본을 부처님께 바치는 봉정식이 열렸습니다.


고려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은 고려 현종2년(1011) 2월 보름 연등회를 기해 거란의 침입을 불력으로 물리치고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이자 세계에서 두번째로 조성된 대장경입니다. 종이와 인쇄기술 등 고려의 문화적 역량이 총집결된 문화유산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목판으로 제작되 팔공산 부인사에 보관하던 중 고려 고종 19년(1232) 때 몽고의 침입으로 소실되고 맙니다. 소실 이후, 몽고와의 항전이라는 호국의 의지를 담아 다시 조성한 것이 팔만대장경으로 더 많이 알려진 해인사 고려 재조대장경입니다. 팔만대장경의 바탕이 바로 초조대장경인 것입니다.


해인사 고려 재조대장경이 오늘날 세계문화유산(1995)과 세계기록유산(2007)으로 등재된 것을 생각해보면 초조대장경이 그대로 보존되었더라면 세계에 한층 우리의 문화적 역량을 드높일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판목의 소실과 함께 그동안 초조대장경은 '공식적으로' 완전히 잊혀진 채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하지만, 1965년 잊혀졌던 고려 초조대장경이 다시금 세상의 빛을 보게 됩니다. 일본 교토의 남선사 수장고에서 오랜 세월 동안 감춰져 왔던 것이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1965년 일본 남선사에 잠자고 있던 약 1,800권 가량의 초조본 발견 이후, 국내에서도 300권 정도의 초조본이 확인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해인사 팔만대장경과는 달리 목판본이 아니라 인경본, 그러니까 경전을 종이에 찍은 인쇄본 형태로 남아 있었던 탓에 한국불교계와 고려대장경연구소는 이를 디지털전산화(www.sutra.re.kr)하는 작업에 착수하게 되고,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에 걸쳐 완료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대구시와 동화사가 공동으로 초조대장경 인경본을 고려시대 인쇄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초조대장경 복원간행사업(2010~2014)을 펼치게 되고, 그 첫 결실이 바로 이번에 봉정된 100권의 고려 초조대장경 복원간행본인 것입니다. 참고로, 2014년까지 고려시대 초판 당시의 모습으로 2,040권을 복원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복원된 고려 초조대장경은 초판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복원하기위해 종이에서부터 먹, 풀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전통인쇄기법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종이는 문경전통한지 제작장 김삼식 씨가, 인쇄는 전통인쇄기법을 보유한 대장경 문화학교에서 맡았다고 합니다.


천년 동안 잊혀져왔던 민족문화유산의 복원을 통해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소통과 화합을 통해 문화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문화 르네상스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참고로, 대구시와 동화사는 대구 방문의 해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아 올 한해 동안 밀레니엄 팔관회(5월), 초조대장경국제학술대회(6월), 초조대장경 특별전(7월), 산중전통장터 승시(9월) 등 다양한 초조대장경 천년기념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