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놀았는데 선물까지 일일이 손에 쥐어주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7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다사농협 2층 강당에서는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특별한 ‘효(孝)잔치’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지난 4월말 다사파출소 전 직원이 4·11 총선기간 동원경비로 지급된 60여만원을 의미있는 곳에 쓰자고 뜻을 모았고, 양보석 파출소장이 앞장서 사비로 추가경비를 쾌척하는 사고(?)를 치면서 마련됐다.
다사파출소 직원들은 관내 홀몸어르신 78명의 명단을 확보해 직접 발로 뛰며 행사를 홍보했고, 양 소장은 성악가·전통무용가·색소폰 연주자 등 지인들에게 행사취지를 설명하고 ‘특별게스트’ 수배작전을 진두지휘,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행사 당일 소식을 듣고 삼삼오오 모여든 어르신들은 무려 150여명에 이르렀다.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였지만, 경찰관들은 자리안내·다과준비·점심배식·기념품포장 등 파트별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온정 릴레이’에 기꺼이 동참했다.
어르신들은 가곡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들으며 옛 추억을 떠올리다, 부채춤과 민요장단에 맞춰 어깨춤을 덩실대기도 하고, 신나는 트로트 반주와 색소폰 연주가 어우러지자 무대 앞으로 나와 현란한 춤사위를 펼쳐 공연장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임환식 다사파출소 경위는 “어르신들이 맛있게 식사도 하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며 “선거기간 직원들이 잠을 설쳐가며 초과근무한 수당이 뜻깊은 곳에 쓰이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재천 달성경찰서장을 대신해 행사장을 방문한 이기완 생활안전과장은 “일선 파출소 직원들이 사비를 털어가며 관내 어르신들에게 효도선물을 안겨드리기가 쉽지 않은 일일텐데, 경찰조직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크고 작은 행사를 가리지 않고 관내 주민들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효(孝)잔치’는 다사파출소 직원들이 어르신들에게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다용도 지팡이를 선물하면서 훈훈하게 막을 내렸다.
/ 최지호기자 hoya@yeongnam.com
덧) 참고로, 본 글은 영남일보의 동의하에 게재함을 밝힙니다. 원문은 '다사파출소 직원 효잔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