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드라마와 영화가 한류의 인기를 주도하던 시기를 지나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한류컨텐츠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지역에서 한류는 기존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와 북미, 남미의 인기를 뛰어넘는 한류 전초기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에 반해 같은 동남아시아, 아세안 국가이면서도 이웃한 베트남, 태국과 달리 캄보디아에서 한국 대중문화는 기대보다 큰 인기를 얻고 있지는 않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중국의 영향력이 강한데다 이웃 태국의 컨텐츠가 큰 인기를 얻고 있어 상대적으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점점 더 한국의 대중문화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 들고 있다. 캄보디아의 평범한 마트에서 한국 라면과 과자, 김치 등 다양한 한국 푸드가 인기를 얻고 있고 KPOP 스타에 열광하는 캄보디아 청소년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서는 지난 해 12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프놈펜 왕립대학(Royal University of Phnom Penh, RUPP)에서 열린 한국축제를 통해 캄보디아에서 한국문화는 어느 정도 관심을 받고 있는지 가늠해보도록 하겠다.
캄보디아에서 서울대학교와 비슷한 위상을 같고 있는 프놈펜 왕립대학은 캄보디아 전역의 수재들이 모인 대학이다. 그곳에는 한국이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로 건설한 한캄협력센터(Cambodia-Korea Cooperation Center, CKCC)가 있어 캄보디아 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를 전하고 있다.
한캄협력센터에서는 매년 RUPP 한국어학과 학생들의 주도로 한국문화축제(Korea Culture Festival)을 진행해 왔는데 코로나 19로 중단됐다가 '22년에 'Nadri'라는 이름으로 한국축제가 열렸다.
한캄협력센터 다목적홀에서는 오프닝과 케이팝 콘서트가 진행됐고 로비에는 김치 만들기와 페이스 페인팅, 바로 앞 인도에는 다양한 한국음식을 즐길 수 있는 푸트코트와 축제 스폰서 부스가 마련됐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행사는 크메르 전통 댄스와 캄보디아 학생들이 직접 선보인 한복 패션쇼, 케이팝 퍼포먼스 등이 진행됐는데 예상보다 관객이 적어 아쉬움이 컸다.
로비에서는 오이소박이 김치를 만들어보는 쿠킹 클래스 등이 진행됐는데 참가자들이 직접 한국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시식도 할 수 있어 꽤 흥미로워하는 반응을 볼 수 있었다.
푸트코트와 쿠킹 클래스에는 참가자들의 많은 관심이 모였지만 북적이고 왁자지껄한 축제의 모습은 아니어서 아직은 캄보디아 사람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은 아직 부족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순간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바로 마지막 순서로 열린 케이팝 콘서트를 통해서 였다. 오후 늦게 다목적홀에서 열린 'We Love K-Pop Concert'에는 오프닝의 썰렁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대체 어디에 있다 모여 든 것인지 모를 관객들로 가득했다.
참가자들은 커버댄스와 창작안무를 선보였는데 커버댄스를 선보일 때면 흘러나오는 케이팝을 따라부르며 즐기는 모습을 보며 이웃 태국, 베트남에는 미치지 못할 지라도 캄보디아 청소년들도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장 규모 자체가 작아 캄보디아를 찾는 한국인 스타들은 드문 편이지만 인구 1600만, 출생율 2.54명, 중위연령 26세로 외국 문화에 개방적인 젊은 중산층이 두터운 캄보디아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임에 틀림없다.
'22년 연말에는 CL과 제시가 캄보디아 프놈펜을 찾아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더 많은 이들이 캄보디아를 찾아 한국 문화를 알리고 캄보디아 젊은 이들과 교류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By Korean 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