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목원을 거닐다 유난히 붉게 물든 나무가 보여 다가가 이름을 봤더니 감태나무라고 하는 녀석이더군요.
겨울을 코앞에 둔 지금, 다른 나무의 잎들은 하늘하늘 곧 떨어져버릴 모양을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붉게 물든 감태나무의 잎은 두툼한 타원형의 잎이 오히려 맨들맨들 윤기가 돌고 있었습니다. 알고봤더니 감태나무의 잎은 겨울에도 마른채 가지에 그대로 붙어 있다고 하더군요.
윤기나는 붉은 잎 만큼이나 눈길을 사로잡은 게 있었는데, 검은 빛에 반지르르 윤기가 도는 모습이 마치 조그마한 흑진주같이 보이는 열매가 알알이 맺혀있었습니다.
흑진주처럼 생긴 감태나무의 열매는 중풍으로 인한 언어장애나 체한 것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어쩌면 흑진주보다 더 값진 자연의 선물인 듯 합니다.
감태나무(Lindera glauca)는 녹나무과의 낙엽관목으로 열매는 물론, 잎, 줄기, 뿌리 모두 약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감태나무는 독성이 없는 안전한 나무로 관절염, 골다공증, 산후통, 위암, 폐암, 식도암, 자궁암, 중풍에 효과가 있고, 몸을 따뜻하게 하여 혈액순환에도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감태나무의 어린가지는 연장자루나 노인들의 지팡이, 이쑤시개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며, 부딪치는 소리가 아름다워 옛부터 윷놀이 할 때 감태나무로 윷을 만들어 놀기도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