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1억퀴즈쇼, 퀴즈쇼란 이름의 실시간 로또!!!

엔터로그

2011. 12. 2. 09:25

본문

최근 공중파 TV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퀴즈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정통 퀴즈프로그램 '퀴즈 대한민국'과 '1대100'에서부터 퀴즈와 예능이 결합한 '세바퀴',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퀴즈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퀴즈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늘어난 이유는 퀴즈가 갖는 흥미와 긴장감으로인해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게 들면서도 시청률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휴대폰만 있으면 누구나 1억의 행운을 움켜쥘 수 있는 '생방송 1억퀴즈쇼'

어제 저녁 또하나의 퀴즈 프로그램이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총상금 1억을 내건 SBS의 '생방송 1억퀴즈쇼'가 그것입니다. 기존 퀴즈 프로그램이 예선을 거치거나 몇몇 출연자들만이 참여할 수 있던데 반해 '생방송 1억퀴즈쇼'는 휴대폰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문제를 맞추지 못하더라도 다음 단계에 도전할 수 있는 소위 '탈락'이 없는 퀴즈 프로그램입니다.

게다가 1~3라운드 1000만원, 4라운드 2000만원, 최종 라운드 5000만원으로 퀴즈쇼가 진행됨에따라 상금 액수도 늘어나고 문제의 난이도 또한 상당히 쉬운데다 문제를 맞춘다고 당첨이 되는 게 아니라 매 라운드마다 당첨자 중 다시 무작위로 선정된 소수만이 상금을 받을 수 있기에 더욱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또 하나, 휴대폰만 있다면 전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에 3분이라는 주어진 시간동안 정답을 찾기위해 책을 살펴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할 수도 있는 등 시험으로 치자면 오픈북 시험이라 더욱 많은 시청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생방송 중 '생방송 1억퀴즈쇼'에 나온 문제가 인터넷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단을 차지하기도 하고, 총 참여문자수가 300여만건을 기록하는 등 첫 방송임에도 상당히 많은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습니다.

단 1회만에 상당한 화제를 이끌어내긴 했지만 '생방송 1억퀴즈쇼'가 공중파에서 방영할만한 바람직한 프로그램인가 살펴보면 뒷맛이 개운하지가 않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생방송 1억퀴즈쇼'는 자극적인 요소를 매우 적절히 혼합한 '퀴즈쇼란 이름의 실시간 로또 추첨'이나 다름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생방송 1억퀴즈쇼 = 퀴즈 + 홈쇼핑 + 로또

'생방송 1억퀴즈쇼'는 여타 퀴즈 프로그램과 같이 기본적인 포맷은 퀴즈를 맞춘 사람이 상금을 타는 형식입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여기에다 상당히 중독성이 강한 양념을 첨가합니다. 

첫번째는 특정 출연진이 아니라 주어진 시간내에 휴대폰만 있다면 전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한건에 100원의 비용이 드는 휴대폰 문자나 마이피플이라는 스마트폰 SN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누구나 쉽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정통 퀴즈프로그램에 출연자들처럼 퀴즈를 위해 따로 '공부'할 필요없이 주어진 시간동안 책을 살펴보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 답을 찾을 수 있기에 전국민 모두가 출연진이 되는 것입니다.

전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퀴즈 프로그램! 어찌보면 아주 간단하면서도 신선해보이는 형식이지만, 얼핏 '홈쇼핑'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째깍째깍 3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사회자는 퀴즈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는 모습이 마치 쇼호스트가 마감시간을 알려주며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문제의 난이도가 너무 쉽고, 정답을 맞춘다고 상금을 타는 게 아니라 당첨자 중에서 다시 추첨을 통해 소수의 인원만이 매 라운드에 걸린 상금을 거머쥘 수 있는 것입니다. 정통 퀴즈프로그램을 통해 어마어마한 상금을 거머쥐며 화제가 주인공들을 살펴보면 퀴즈 매니아라 할 만큼 평소 시사에 관심이 많고, 꾸준히 퀴즈를 공부해온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생방송 1억퀴즈쇼'는 상금을 타기위해서는 '노력'보다는 그야말로 '운'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입니다. '운'이 더 크게 작용한다면 이는 마치 로또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어찌됐든 첫 방송만에 '생방송 1억퀴즈쇼'는 엄청난 화제를 낳으며 시청률 또한 제작진으로서는 만족할만한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위 '간'을 보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지만 이만한 화제를 낳았으니 정규 편셩이 될 것으로 생각되기에 제작진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에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너무 중독성 강한 양념을 계속 쓰다보면 손님은 많아 지겠지만, 손님의 건강을 해칠지도 모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