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대구국제 뉴미디어아트 페스티벌(Daegu Internation New Media Art Festival 2007)은 지난 2007년 9월 11일(화)부터 9월 20일(목)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되었는데, 국내외의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인상적인 전시회였습니다. 다양한 매체와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대단히 인상깊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프닝 퍼포먼스로 열렸던 최종범님의 'Choi57 visual performance'와 하광석님의 디지털 비디오설치 작품 '푸른 눈의 응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최종범님의 'Choi57 visual performance'의 경우 여러대의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 대구문화예술회관 건물 앞면 전체에 환상적인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최종범의 비주얼 퍼포먼스는 대구문화예술회관 건물 전체를 커다란 캔버스로 삼아 영상과 사운드를 이용하여 공간을 장악한다. 이 작품은 관객들이 영상을 하나의 텍스트로 해석하도록 하기보다 생생한 체험을 유도하며, 시대적 사유물을 바탕으로 한 시각적 이미지들을 통해 관객들과의 공유와 소통을 이룬다.' - Daegu Internation New Media Art Festival 2007
Choi57 visual performance 동영상
그리고, 하광석님의 '푸른 눈의 응시'의 경우 전시실 맨 처음에 설치된 작품이었는데, 수많은 푸른 눈이 이러저리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호러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푸른 눈의 응시 (Gaze of The Blue Eyes)
'감시 카메라처럼 수많은 디지털의 푸른 눈동자가 관객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관객들은 그 눈동자들로부터 감시를 당한다. 이것은 밀려드는 서양의 세력과 우리의 주체성을 암시하기도 한다.' - Daegu Internation New Media Art Festival 2007
2007 대구국제 뉴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주요 작품 동영상
주요 작품 설명
그래, 우리 이야기해 - Yes, We Talk (이승연, 오디오와 비디오 설치)
'그래, 우리 이야기해'는 오디오와 영상(말과 이미지)이 서로 교류하는 작품이다. 이승연은 디자인된 단어와 이미지를 이용하여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작품에서 전달하고 있다. - Daegu Internation New Media Art Festival 2007
- 솔직히 수많은 문자들만이 계속해서 보여지는 작품이라 처음 봤을때는 문화 원시인인 제가 보기에는 휴대전화의 문자 서비스나 인터넷으로 인해 말 대신 텍스트로만 이루어지고 있는 인간미가 없는 디지털 시대의 의사소통의 문제를 표현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작품 설명과는 꽤 다르네요. ^^;
장모님의 눈 - My Mother-in law's Eye (명재범, 인터액티브 영상설치)
거대한 화면은 미미하게 떨리며 깜박이는 거대한 눈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이 앞을 지나갈 때, 무엇인가를 긁는 금속성의 소리를 듣게 된다. - Daegu Internation New Media Art Festival 2007
- 이 작품 역시 처음 봤을 당시, 졸린 듯한 눈을 계속 깜빡이는 모습을 보며 디지털의 편리를 추구하다 점점 기계화되어가는 인간이 의식을 유지하려는 안감힘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역시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생각을 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대체 왜 작품 제목이 '장모님의 눈'인 걸까요?
변형된 순수 - Transformed Purity (임창민, 디지털 비디오 설치)
'변형된 순수'는 나방들이 빛을 향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면서 불빛 주위를 나선형으로 돌다가 불속으로 들어가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불을 보고 뛰어드는 생명체를 불나방이라 부른다. 이 작품은 주광성 불나방의 습성을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Daegu Internation New Media Art Festival 2007
- 이 작품은 계속봐도 이해가 가질 않아 설명집을 보고 다시 감상했지만, 여전히 이해가 가질 않더군요. 작가는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과 공포를 즐기는 인간의 모습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줄타기 곡예사 - Funambulesque (델핀 로빈, 단채널 영상)
하이쿠처럼... Like a Haiku... - Daegu Internation New Media Art Festival 2007
- 작가는 인간의 삶이란 홀로 외로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란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한 밤에 왜 홀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설명을 봐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순환 - Circulation (노진아, 혼합재료)
기계로 움직이는 생명체들은 관객의 참여를 통해 이미지에서 실체로, 실체에서 이미지로 순환된다. 관객이 영상 안의 생명체를 죽이면, 스크린 앞의 공간에 높인 실제의 기계 덩어리가 숨을 쉬듯 생명의 불을 켜고 꿈틀거린다. 이미지와 실체, 생명과 죽음, 인간과 인간이 아닌 생명체 등의 이분법적 대상들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역설적인 순환적 구조로 연결된다. - Daegu Internation New Media Art Festival 2007
- 설명을 보고서야 이해가 된 작품이긴 하지만, 앞서 소개한 '푸른 눈의 응시'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 중 가장 직관적인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품을 보고 바로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나마 설명을 보고서라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은 문화 원시인의 작은 바램(?)입니다. 단, 이 작품의 경우 마우스로 화면에 보이는 생명체를 아무리 클릭해 죽여도 앞에 있는 물고기처럼 생긴 기계가 움직이지 않아서 아쉽더군요. ^^;
애파담 - EVADAM (유영동, 혼합재료)
양성을 모두 가진 '애파담'은 '이브'와 '아담'에서 비롯된 합성어이다. 이 제목이 암시하듯이, 거대한 풍선 같은 브라운관의 이미지는 우리에게 우주의 섭리, 인간의 기원과 본질 등을 생각하게 한다. 이 작품은 하나의 성에만 편입되어야 하는 사회 구조 속 현대인들의 정체성에서 탈피된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 Daegu Internation New Media Art Festival 2007
- 솔직히 아무리 봐도 이해가 가질 않는 작품입니다. 제목과 작품의 연관성을 찾기가 힘들더군요. --;
이외에 남자와 여자가 한 공간에서 다양함 몸짓을 보여주는 '북극의 트립티콘'이란 작품이나 계속해서 더러운 바닥만을 보여주는 '카토비체' 등 색다른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었습니다. 물론, 이해하기 상당히 어려운 작품들이긴 했지만 말이죠. ^^;
색다른 전시회가 열린다는 점 자체만으로 기쁘긴 하지만, 다음부터는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작품들을 선정한다거나, 아니면 충분한 설명을 해준다거나 작품 이해를 높이기 위한 작가와의 대화나 강좌를 함께 개최해주는 것도 고려해주었으면하는 바램입니다. (예술은 이해하려 들지 말고, 느껴야 하는 건가요? 그래도 친절한 설명과 함께 하면 더 잘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