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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아십니까?

슬기로운 IT 생활

2008. 12. 3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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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습니다만 가끔씩 거리를 거닐다보면 일명 '도를 믿는 그들'을 영접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얼굴에서 안좋은 기운이 느껴진다며 '도를 아십니까?'라고 접근하던 분들이 요즘에는 설문조사 중이라며 접근해오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제가 순진하게 생긴 탓인지 좋은 먹잇감으로 느껴져 지금도 여전히 만남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요즘 제가 이 분들처럼 변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고하니 요즘 이런저런 기회로 만나는 분들께 도가 아닌 '블로그'를 권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블로그 신봉자가 되어 '블로그를 아십니까?'라며 외치고 다니는 중이란 거죠. ^^;

워낙 소심하고 무뚝뚝한 성격탓에 인맥의 폭이 백짓장같던 제가 블로그를 시작하며, 특히 라이프 대구 블로그를 시작하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알게되고 그로인해 전혀 몰랐던, 아니 관심이 없었던 지역의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며 때론 즐거워하고, 때론 분개하며 좁디 좁았던 제 시야가 그나마 조금씩 넓어지는 걸 느끼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주로 지역의 활동가들을 만나는 기회가 많은 편인데, 그 분들의 활동을 살펴보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항상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한가지 있더군요.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가 전해지길 간절히 원하지만 그러기에는 소통의 벽이 너무 높아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몇몇 활동가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소통의 도구라고 할 수 있는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게 어떻겠냐는 말씀을 여러번 드렸었는데, 이후 [현장인터뷰] 앞산터널공사 현장에서 글을 통해 소개해드린 바 있는 앞산꼭지 분들의 경우, 실제 블로그(앞산꼭지)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현재 그 분들이 기대했던 바를 충족하고 있다고는 보지 않지만, 시도 자체만으로도 작은 걸음을 내딛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앞산꼭지 블로그, 많이 방문해주세요. ^^;)

더욱이 하도 블로그, 블로그를 외치다보니 지난 12월 12일에는 알고 지내는 활동가분의 요청으로 블로그에대해 이야기하는 '블로그 학교'라는 이름의 스피치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대략 세시간에 걸쳐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블로그아직 젊다! 블로그를 운영중이신 하아암님과 함께 영상미디어센터 씨눈에서 십여분 정도의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블로그에대한 이해와 실제 블로그를 개설하고 블로깅을 위한 몇가지 프로그램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솔직히, 다른 분들에비해 블로그에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 빼고는 어떠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것도 아니었던 탓에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블로그를 아십니까?'라는 막무가내 정신으로 여러 블로거들의 블로그에대한 통찰력있는 글들을 참고해 블로그에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쏟아내었습니다. --;

블로그, 블로그하고 외치다보니 다른 분들 앞에서서 블로그를 이야기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했다는 겁니다. 더욱이 소심함의 극치를 달리는 제가 말이죠. ^^;

조금 과장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블로그를 하며 블로그를 하지 않았더라면 알지 못했던 일들을 겪게되고, 또 만나게 되며 스스로의 삶에도 작은 변화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기에 2008년의 마지막 날, 올 한해를 돌아보면 '블로그'는 정말 여러모로 변화를 안겨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게 긍정적이든 그렇지 않던간에 말이죠. ^^;

그리고, 2009년에는 더욱 큰 변화와 즐거움을 안겨주길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