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안경 축제 보러 오세요 글에서 소개해드린 '제7회 대구국제광학전(2008 Daegu International Optical Show)'에는 최신 유행 안경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선조들이 사용했던 옛 안경들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안경 박물관을 개관하여 2,000여점이 넘는 고 안경과 안경 관련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대구산업정보대학의 안경 박물관에서 이번 대구국제광학전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로 나무로 만들어진 안경에서부터 거북 등껍질을 이용해 만든 안경, 수정렌즈로 만든 무테 안경외에 상어 껍질, 나무, 소뿔 등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안경집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상어 껍질로 만든 어피 안경집
어피 안경집은 상어 껍질을 숫돌에 갈면 작은 물방울 무늬가 나타나는데, 여기에 다양한 색깔을 입혀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상어 껍질이외에 장식이나 테두리는 금속(동)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안경 박물관 동영상
안경 박물관에서 안내를 해주신 분의 말에 따르면 위 영상중 1700년대 초반에 제작된 나무 실다리 안경이 국내에 남아 있는 안경 중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라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관련 자료를 찾다보니 현존하는 국내 최초의 안경은 학봉 김성일(1538~ 1593) 선생이 사용하던 접이식 실다리 안경으로 바다거북과의 일종인 거북의 등껍질인 대모(玳瑁)를 사용해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학봉 김성일 선생은 1590년(선조) 일본에 파견된 후 돌아와 왜의 침입을 경고했던 황윤길(黃允吉) 선생과는 달리 민심이 흉흉해질 것을 우려해 왜가 침입할 기색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 안내해주신 분이 가장 오래된 안경 중이라고 말한 건 학봉 김성일 선생의 안경 이외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안경 중에서 가장 빠른 연대에 만들어진 안경이란 뜻이 아닌가 싶네요. ^^;
나무 실다리 안경(1700년대 초반)
잠시 우리나라 안경의 역사를 살펴보면, 안경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대략 임진왜란 전인 1580년경에 중국을 통해 전래되어 온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조선조 중엽 전래된 안경은 1600년대 초에 이르기까지 경주에서 독자적인 안경(경주남석)이 제작되기 시작하였으나, 조선조 후기에 이르기까지 극히 소량으로 생산되어 제한된 일부 층에게만 보급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안경이 제자리를 잡은 것은 영조때 부터였는데, 이때부터 발전한 안경은 세간에 널리 퍼져 정조때에는 임금까지 노년에 안경을 착용하였다고 하며, 안경이 민간에 보급된 것은 국내에 안경이 유입된지 약 200년이 지난 후 부터였다고 합니다.
이번 주 금요일까지 계속되는 대구국제광학전에 방문하셔서 화려하고 세련된 최신 안경은 물론 우리 선조들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옛 안경들을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