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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소가 누워있는 섬, 말이 뛰어 놀다! - 제주 마문화 탐방 (2)

블로그 라이프

2011. 12. 30.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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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제주 마문화 탐방 (2) - 우도

첫째날 제주경주마목장과 제주경마공원, 더마파크를 둘러본 후 1박을 하고 나서 다음날 이른 아침 오분자기뚝배기로 속을 든든히 한 후 성산항에서 배를 타고 또 다른 섬 우도(牛島)로 향했습니다. (관련글: 1박 2일 제주 마문화 탐방 (1))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주간명월, 천진관산, 후해석병, 동안경굴 등 우도팔경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작지만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섬입니다.

우도에 도착해 첫번째로 향한 곳은 소의 머리에 해당하는 우도봉입니다. 버스를 타고 바로 앞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는데, 우도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고는 하지만 그저 평평하고 나즈막한 언덕같아 보일 뿐 이었습니다.


드넒은 초원이 펼치진 그 곳에는 여기저기 방목을 해놓은 말들이 풀을 뜨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사람들의 손길에 익숙한 탓인지 가까이 다가가 쓰다듬어도 피하지 않았습니다.


한켠에는 사람들이 승마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기도 했는데, 소가 누워있는 모습이라 하여 이름이 붙여진 우도에 소는 보이지 않고 말들만 한가로이 풀을 뜯고 달릴 뿐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우도는 숙종 23년에 목장이 설치되면서 국마를 관리하고 사육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우도는 그 빼어난 경치덕에 영화 '화엄경'과 '연리지' 등이 촬영되기도 했는데, 우도봉으로 향하는 길 한켠에는 '연리지'에서 사용되었던 것을 기증받아 심어놓은 연리지 나무가 여전히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우도봉 아래 바닷가 절벽에 숨겨져있는 동굴 동안경굴검멀레 해수욕장입니다. 동안경굴은 남사록(김상헌, 1601)에 의하면 '조각배 타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돌집 같은데 만일 햇빛이 비칠때면 별빛이 반짝거리는 듯하고, 공기는 매우 차갑고 머리털이 위로 솟는 듯하다. 전하는 풍속에 이르기를 신령한 용이 있는 곳이라서 7, 8월 사이에 고기잡이 배는 이곳에 갈 수가 없는 만약 갔다면 큰바람이 일고 천둥과 비바람이 쳐서 나무를 뽑아내고 곡식을 망가뜨린다. 맞은 해안인 오소포 등에서도 역시 북소리, 악기소리, 닭이나 개 짖는 소리를 금해야 하는데, 만약 금하지 않으면 바람과 벼락의 변이 생겨난다고 한다.'고 전할 정도로 예나 지금이나 많은 이들에게 신비롭게 여겨지는 동굴입니다.


동안경굴은 밀물 때는 물 속에 잠겨 있다가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굴 속에 굴'이 있는 이중 동굴로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이 있어 '고래 콧구멍'이라고도 불리는데, 좁아 보이는 바깥 모습과는 달리 안은 너럭바위가 펼쳐져 있어 일년에 한번 동굴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1km의 하얀 모래가 펼쳐진 산호해수욕장입니다. 서빈백사해수욕장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모래가 만들어내는 풍광이 감탄을 자아내는 곳으로 마치 저멀리 적도 인근 남국의 해변같아 보일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제주 마문화 탐방의 둘째날 일정은 말이 뛰어노는 소가 누워있는 섬 '우도'를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다시 배를 타고 제주로 와 비행기에 몸을 싣고 돌아오는 것으로 1박 2일간의 제주 마문화 탐방은 끝이 났습니다.

1박 2일간의 짧고 빠듯했던 일정으로 인해 말의 고장 '제주'를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는 없었지만, 제주경주마목장ㆍ제주경마공원ㆍ더마파크 그리고 조선시대 국마를 관리하던 우도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마문화를 알차게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