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앉은 학생 스물일곱 명 가운데 한 명이 ADHD나 우울증으로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이 2025년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해 내놓은 추산입니다.
좋은교사운동 분석에 따르면 2024년 만 5~19세 가운데 ADHD 진료를 받은 학생은 15만2,229명, 우울증 치료를 받은 학생은 8만8,571명이었습니다. 합치면 24만800명으로 해당 연령 인구 약 650만8천 명의 3.7%에 해당합니다. 2017년에는 ADHD 4만9,501명과 우울증 3만1,362명을 더해 8만863명이었으니, 8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불어난 셈입니다.
규모보다 눈에 걸리는 대목은 이 숫자를 누가 셌는가입니다. 학교가 매년 실시하는 정서·행동특성검사는 관심군 비율을 산출하지만 질환별 진단 규모까지 잡아내지는 못합니다. 결국 교실 안 학생의 수를 파악하려면 건강보험 청구 기록을 뒤져야 했고, 그 작업을 교원단체가 대신했습니다. 집계 주체가 학교 밖입니다.
심평원 집계로 ADHD 진료 환자는 2020년 7만9,248명에서 2024년 26만251명으로 3.3배 늘었고, 같은 기간 진료비는 461억 원에서 1,909억 원으로 뛰었습니다. 2024년 기준 연령별로는 10대가 9만4,233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병원 문턱은 낮아졌습니다.
학교를 경유하는 통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이 전문기관에 연계되지 못한 사유 가운데 '학부모·학생 거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81.7%, 2023년 83.7%, 2024년 86.4%로 해마다 올라갔습니다. 진료 지표가 가파르게 오르는 동안 학교의 연계를 거부하는 비중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 지표 | 이전 시점 | 최근 시점 |
|---|---|---|
| ADHD 진료 환자 | 2020년 7만9,248명 | 2024년 26만251명 |
| ADHD 진료비 | 2020년 461억 원 | 2024년 1,909억 원 |
| 관심군 미연계 사유 중 '거부' 비중 | 2022년 81.7% | 2024년 86.4% |
|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교육부, 2024년 기준 | ||
교육부와 교육청 지침에서 관심군 학생의 연계 대상은 교육지원청 위(Wee)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 같은 2차 기관입니다. 학교 안 위(Wee)클래스는 초기 상담을 맡는 1차 기관이어서 연계 대상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EBS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 담당자는 관심군 학생이라도 교내 위클래스에서 추가 연계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그 상담만으로 전문기관 연계를 입력할 수 있다고 학교에 안내했습니다. 2차 기관 연계 실적이 5년 연속 전국 최하위로 집계된 뒤에 나온 안내였습니다. 인천에서는 2024년 관심군 학생의 90.8%가 전문기관에 연계된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런 계상 방식이 섞여 있다면 연계율은 실제 치료에 도달한 학생 비율과 어긋날 수 있습니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은 2025년 1월 21일 공포돼 2026년 3월 1일부터 학교 현장에 전면 적용됐습니다. 17개 시도교육청과 176개 교육지원청에 통합지원센터가 설치되고, 기초학력과 심리·정서, 복지 지원이 학생 단위로 묶입니다. 교육부는 2025년 12월 30일 '학생 마음건강 지원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2026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학생 마음건강 지원비' 항목을 신설했습니다.
ADHD 학생 지원의 법적 근거와 예산 항목은 최근 1~2년 사이에 이렇게 갖춰졌습니다. 남은 병목은 보호자 동의입니다. 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돼도 전문기관 연계에는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고, 특수교육 쪽 경로도 사정이 같습니다. ADHD는 특수교육법에 독립 장애 영역으로 올라 있지 않아 정서·행동장애 범주로 선정 절차를 밟게 되는데, 그 신청 역시 보호자가 시작해야 합니다. 예산을 늘려도 이 관문은 그대로 남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용 마약류 월간 동향' 2026년 3월호를 보면 메틸페니데이트 처방량은 2021년 4,538만3천 정에서 2025년 1억816만 정으로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10대 대상 처방량이 2,305만8천 정에서 5,444만7천 정으로 증가폭이 가장 컸습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되는 전문의약품이며, 전문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서만 쓰도록 관리됩니다.
처방이 강남·서초·분당 등 특정 지역에 몰린다는 통계는 해석이 갈립니다. 교육열이 높은 학군지에서 '공부 잘하는 약'이라는 오해가 퍼진 결과로 보는 시각이 있고, 해당 지역에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이 가장 많이 모여 있어 처방량도 따라 많을 뿐이라는 반론도 나옵니다. 식약처는 2026년 4월 강남구 약국을 찾아 현장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어느 해석을 택하든 그 설명 안에 학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의 보호자가 학교의 연계를 거절하는 비율은 올라가고, 진료와 처방은 학교 밖에서 따로 늘어납니다. 진단과 치료의 경로가 학교를 우회해 굳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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