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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금융사막화! 왜 경북보다 대구에서 은행 점포가 더 빨리 사라졌을까?

대구 뉴스/경제

2026. 10. 10.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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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이야기는 흔히 산골 마을의 일로 그려집니다. 장날에만 오는 이동점포나 읍내까지 버스를 갈아타는 어르신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전국은행연합회 점포 현황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맞춰 본 영남일보의 2026년 10월 전수 분석을 따라가면 대구경북 금융사막화의 그림은 그보다 복잡합니다. 점포가 가장 빨리 사라진 곳은 광역시 대구였습니다.

점포 넷 중 하나가 닫힌 10년

2016년 6월 대구·경북의 은행 점포는 683곳이었습니다. 2026년 6월에는 510곳이 남아 10년 사이 173곳(25.3%)이 문을 닫았습니다. 전국 감소율 23.3%보다 2.0%p 빠른 속도입니다. 대구는 29.2% 줄어 6개 광역시 가운데 감소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경북의 19.9%도 9개 도 중 1위입니다.

 

창구를 대신하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빠져나갔습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낸 자료를 합치면 2022년 말부터 2026년 6월까지 대구 277대, 경북 193대를 더해 470대가 철수했습니다. 간단한 입금도 이제 원정입니다.

구분 2016년 6월 점포 2026년 6월 점포 10년 감소율 은행 없는 읍·면·동 비율 65세 이상 인구 증가율
대구 397곳 281곳 29.2% 29.3% 62.0%
경북 286곳 229곳 19.9% 74.8% 48.4%
대구·경북 683곳 510곳 25.3% — 53.9%
전국 7,200곳 5,522곳 23.3% — —
자료: 영남일보 분석(전국은행연합회 은행 점포 현황·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2026년 6월 기준

 

같은 10년 동안 65세 이상 인구는 대구에서 62.0%, 경북에서 48.4% 늘어 두 지역 모두 점포 감소율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대구경북 금융사막화는 도시에서 더 빠릅니다

폐쇄 점포 173곳 가운데 116곳, 약 3분의 2가 대구 몫입니다. 10년 새 은행이 모두 떠난 읍·면·동 23곳 중 16곳도 대구에 있습니다. 대구의 은행 없는 읍·면·동 비율은 18.0%에서 29.3%로 올라 상승 폭이 전국 두 번째 규모입니다. 남구 대명3동에서는 10년 사이 하나 있던 점포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사이 65세 이상 주민은 22.4% 늘었습니다.

 

대구 도심의 점포가 빨리 줄어든 데는 제도의 틈도 작용했습니다. 2026년 3월 금융위원회가 '은행 점포 폐쇄 대응 방안'을 시행하기 전까지 은행은 반경 1km 안에 다른 점포가 있으면 의무 절차 없이 점포를 자유롭게 합칠 수 있었습니다. 이 조건은 점포가 촘촘한 대도시일수록 쉽게 채워집니다. 취재 당시 대명동에서 가장 가까운 점포는 약 775m 거리에 있었습니다. 규칙으로 보면 가까운 거리인데, 걸음이 느린 고령층에게는 걸어서 15분 길입니다.

282곳 중 262곳은 10년 전 그대로

은행 없는 읍·면·동 282곳은 10년 사이 생긴 손실처럼 읽히기 쉽습니다. 이 수치는 2016년 262곳, 2021년 266곳을 거쳐 282곳이 됐습니다. 순증은 20곳뿐입니다. 최근 10년의 변화는 대구 도심에 몰렸습니다.

 

경북 읍·면의 공백은 훨씬 오래전부터 굳어 있던 상태입니다. 경북은 321개 읍·면·동 중 240곳(74.8%)에 은행이 없어 전남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입니다. 경북 65세 이상 주민 가운데 56.9%에 해당하는 약 40만3천 명은 2026년 6월 기준으로 은행 점포가 한 곳도 없는 읍·면·동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은행 없는 읍은 13곳으로 전국 최다였습니다. 주민 4만196명이 사는 구미 고아읍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282곳만 근거로 최근 폐쇄를 탓하면 진단이 엇나갑니다.

 

'반토막' 지표에 숨은 고령화 몫

고령인구 1만 명당 은행 점포는 2016년 8.46곳에서 2026년 6월 4.10곳으로 51.5% 줄었습니다. 이 지표는 분자인 점포와 분모인 고령인구가 함께 움직인 결과입니다. 같은 기간 대구·경북 65세 이상 인구는 약 80만8천 명에서 124만4천 명으로 53.9% 늘었습니다.

 

점포 683곳이 그대로였다고 가정해도 고령인구 증가만으로 1만 명당 점포는 약 5.49곳까지 내려갑니다. 감소율로 치면 35%가량이니, 하락분의 상당한 몫을 고령화가 먼저 만든 셈입니다. 이 지표를 폐쇄 성적표로만 읽으면 해법도 닫힌 점포를 되살리는 쪽으로 좁혀집니다. 늘어난 고령층을 창구가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는 점포 수를 10년 전으로 돌려도 남습니다.

 

한국은행 집계로 2024년 인터넷뱅킹 이용 건수의 88.9%가 모바일에서 이뤄졌습니다. 다만 그 안에 늘어난 고령층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같은 통계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우체국 창구는 어디부터 열렸나

2026년 3월 대응 방안은 1km 이내 통합에도 사전영향평가와 지역 의견 수렴을 의무로 붙였습니다. 인근 점포와 10km 넘게 떨어져 있고 대면서비스 의존도가 평균보다 높으면 영향도가 큰 점포로 판정하는 기준도 생겼습니다. 다만 이 장치는 앞으로 닫힐 점포에 걸리는 절차입니다. 282곳은 대상 밖입니다.

 

빈자리를 메우는 쪽에서는 우체국이 앞에 섰습니다. 2022년 11월부터는 전국 약 2,500개 우체국에서 4대 시중은행 입출금과 조회를 할 수 있습니다. 2026년 7월 20일에는 인구감소지역 중심의 20개 총괄우체국에서 은행대리업 시범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우체국 창구가 4대 은행 대출의 상담부터 약정까지 맡는 방식입니다. 예금 상품은 단계적으로 넓힐 계획입니다.

 

지역에서는 iM뱅크가 매월 3·8일 장날에 이동점포 '군위사랑 5일장 디지털점'을 보내고 2024년부터는 고령층 특화 점포 '대봉브라보점'을 운영해 왔습니다. 우체국 시범사업과 장날 이동점포가 먼저 찾아간 곳은 군 단위 농촌입니다. 확산이 가장 빨랐던 곳은 대명3동 같은 대구 도심 동네였습니다.

 

대구경북 금융사막화를 '얼마나 줄었나'로 재면 답은 25.3%와 282곳에서 멈춥니다. 어디서 빨라지고 어디서 오래 굳었는지로 다시 재면, 대구 도심의 동과 경북의 읍·면은 서로 다른 지도로 갈라집니다. 지금까지 대체 창구가 먼저 놓인 곳은 군 단위 쪽 지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