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왜 대구경북은 전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가 됐을까?

대구 뉴스/경제

2026. 10. 9. 07:37

본문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합니다. 대구와 경북은 이 기준을 일찍 넘긴 지역으로 꼽힙니다. 다만 대구경북 초고령사회를 제대로 읽으려면 비중이 얼마나 빨리 쌓였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국가데이터처가 10월 1일 발표한 2026 고령자 통계에서 경북의 고령인구 비중은 27.6%로 전남(28.6%) 다음 전국 2위였습니다. 전국 평균 21.6%보다 6.0%p 높은 수치입니다. 대구는 7년 전만 해도 전국과 거의 같은 선에 서 있었는데, 지금은 전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도시가 됐습니다.

2017년엔 전국과 같은 선이었다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대구의 고령인구 비중은 14.1%였습니다. 부산과 함께 그해 고령사회 기준선 14%를 넘겼습니다. 전국도 같은 조사에서 14%대에 막 올라선 참이었습니다. 출발선이 사실상 같았던 셈입니다.

 

주민등록 통계 기준으로 대구의 65세 이상 비중은 2017년 말 14.0%로 고령사회 기준을 넘었고, 6년여 만인 2024년 4월에는 20.1%로 초고령사회 기준선마저 넘어섰습니다. 전국이 20%를 넘은 날은 같은 해 12월 23일이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출발한 두 곳 가운데 대구가 8개월 먼저 도착한 것입니다.

구분 2024년 7월 2025년 말 상승 폭
전국 19.51% 21.21% +1.70%p
대구 20.26% 22.07% +1.81%p
경북 25.35% 27.46% +2.11%p
자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2024년 7월 10일·2025년 12월 말 기준

 

2024년 7월부터 2025년 말까지 고령인구 비중은 경북이 2.11%p, 대구가 1.81%p 올라 전국 상승 폭 1.70%p를 모두 웃돌았습니다.

 

대구와 전국의 상승 폭 차이는 0.11%p에 그칩니다. 대구가 전국보다 빠르다는 말은 2017년 이후 7년 사이에 벌어진 추월을 가리킬 때 가장 정확합니다. 지금은 앞선 자리에서 비슷한 보폭으로 걷는 모습에 가깝습니다. 경북은 보폭부터 다릅니다. 이미 27%를 넘긴 상태에서도 전국보다 0.41%p를 더 올렸습니다.

 

대구경북 초고령사회, 통계마다 다른 숫자

대구·경북의 고령인구 비중을 찾아보면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값이 섞여 나옵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는 주민등록을 마친 사람만 셉니다. 국가데이터처 고령자 통계는 3개월 이상 국내에 머문 내·외국인을 모두 포함하는 장래인구추계를 바탕으로 합니다. 경북의 비중이 추계로는 2026년 27.6%, 주민등록으로는 2025년 말 27.46%로 집계되는 이유입니다. 전국과 견줄 때는 두 값이 같은 기준에서 나왔는지부터 맞춰야 합니다.

 

대구 수치에는 행정구역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2023년 7월 군위군이 경북에서 대구로 편입됐습니다. 군위의 고령인구 비중은 2025년 말 48.96%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습니다. 대구가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2024년 4월의 숫자도 편입 이후에 집계된 값입니다. 편입 전 대구 권역만의 비중은 공개 통계로 따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추월에는 편입 효과도 섞여 있습니다.

도시와 농촌으로 나뉘지 않는 격차

대구는 대형병원과 대중교통을 갖춘 도시형으로, 경북은 의료·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촌형으로 고령화 양상을 나누는 시각이 흔합니다. 광역 평균으로 보면 들어맞는 구분입니다. 시·군·구로 내려가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경북 의성군의 고령인구 비중은 2025년 말 49.20%로 경북 평균 27.46%보다 21.74%p 높습니다. 대구 안에도 비중이 48.96%인 군위군이 있습니다.

 

혼자 사는 노인의 비율도 2023년 기준 대구 10.6%, 경북 13.6%로 모두 전국 평균 9.7%를 웃돌았습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9월 22일 낸 보고서에서 고령화 수요에 비해 의료·재가 돌봄 공급이 모자란 시·군·구를 '긴급 대응형'으로 묶고, 경북 22개 시·군 가운데 12곳을 이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비율로는 54.5%로, 전국 시·군·구의 30.6%보다 23.9%p 높습니다. 대구도 이 목록에 있습니다. 3개 구가 같은 유형으로 분류됐습니다. 돌봄 공백을 가늠하려면 시·군·구 단위에서 수요와 공급을 맞대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생계형 근로는 과반이지만 줄었다

고령자가 일하는 이유로는 흔히 생계가 먼저 꼽힙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고령층 부가조사에서 55~79세 가운데 앞으로도 일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69.2%였습니다. 이들 중 53.4%가 생활비 보탬을 첫 번째 이유로 들었습니다.

 

생활비 응답은 1년 전보다 1.0%p 줄었습니다. 2위인 일하는 즐거움도 36.7%에 이릅니다. 다만 이 수치는 전국 기준입니다. 이 조사에서 대구·경북만 떼어 낸 값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지역의 생계형 근로가 급증했다고 이 숫자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일을 놓기 어려운 사정은 다른 통계에서 드러납니다. 국가데이터처는 2026 고령자 통계에서 본인이나 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는 65세 이상 비중을 2025년 74.7%로 집계했고, 이 값이 10년 동안 16.2%p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자녀·친척 지원은 13.1%였습니다. 같은 부가조사에서 연금 수령자가 받는 돈은 월평균 88만 원이었습니다. 일하는 이유가 어떻게 바뀌든 자녀 지원이 빠진 자리를 일과 연금이 메우는 구조는 그대로입니다.

속도의 차이는 어디서 다시 벌어질까

대구가 전국을 앞지른 7년에는 군위 편입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섞여 있습니다. 그 속도를 앞으로의 추세로 그대로 늘여 잡기는 어렵습니다. 경북의 보폭은 이미 전국보다 넓습니다.

 

앞으로 대구와 경북을 전국과 견줄 때는 같은 기준으로 잰 해마다의 상승 폭과 시·군·구 단위의 돌봄 공백을 비중 한 줄과 나란히 놓고 보는 편이 실제 속도에 가깝습니다. 평균선 아래에 묻힌 의성과 군위의 숫자가 그 차이를 먼저 보여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