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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본사가 있는 기업! 어떤 곳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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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대표하는 기업을 꼽아 보라고 하면 이름 몇 개는 금방 나옵니다. iM뱅크, 엘앤에프(L&F), 이수페타시스(ISU PETASYS) 같은 회사들입니다. 문제는 이 명단이 꽤 빨리 바뀐다는 데 있습니다. 3년 전 목록과 지금 목록을 나란히 놓으면 겹치지 않는 칸이 여럿 보입니다.

 

대구 본사 기업이라는 말에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법인 등기부에 적힌 주소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이 모여 실제로 결정을 내리는 자리입니다. 둘이 한곳에 있으면 이야기가 간단해집니다. 최근 몇 해 사이 이 둘은 자주 어긋났습니다.

등기 주소는 남고 본사는 떠나

티웨이항공(T'way Air)은 2023년 3월 31일 주주총회에서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대구로 옮기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습니다. 2022년 7월 대구시와 맺은 협약의 후속 조치였습니다. 당시 대구경북연구원은 이전 효과를 생산유발 8,290억 원, 신규 고용 830명으로 추산했습니다. 지역으로서는 손에 잡히는 성과였습니다.

 

그 뒤가 짧았습니다. 2025년 대명소노그룹이 회사를 인수했고, 2026년 3월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상호를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으로 바꾸는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습니다. 등기는 다음 날 마쳤습니다. 같은 해 5월 조직은 서울 강서구 마곡의 그룹 신사옥으로 들어갔고, 등기상 본점을 어디에 둘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협약으로 얻은 본사는 지분 변동 한 번에 흔들렸습니다.

대구 대표 기업들, 실적은 엇갈려

엘앤에프는 2024년 1월 29일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했습니다. 전기차 수요가 꺾이면서 2024년에는 영업손실 5,587억 원을 냈고, 2025년에는 매출 2조1,549억 원에 영업손실 1,568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습니다. 회복 국면이긴 하나 흑자는 아직입니다.

 

같은 기간 이수페타시스의 방향은 반대였습니다. 인공지능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초고다층 기판 수요가 몰리면서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4% 늘었습니다. 지역 상장사의 무게중심도 이차전지 소재에서 AI 부품 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 업종 본사 최근 공시 실적
iM뱅크 금융 대구 수성구 2024년 5월 시중은행 전환 인가
엘앤에프 이차전지 양극재 대구 달서구 2025년 매출 2조1,549억 원, 영업손실 1,568억 원
이수페타시스 초고다층 인쇄회로기판 대구 달성군 논공읍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 전년 대비 29.4% 증가
에스엘(SL) 자동차 램프·전동화 부품 대구 북구 검단동 2025년 매출 5.4% 증가, 영업이익 3.0% 증가
HD현대로보틱스 산업용 로봇 대구 달성군 2024년 매출 2,149억 원, 영업이익 2억6,800만 원
HS화성 건설 대구 수성구 2023년 매출 9,080억 원, 영업이익 252억 원
자료: 각 사 사업보고서·분기보고서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23~2025년 기준

 

같은 도시에 본사를 둔 기업들 사이에서도 2025년 실적의 방향은 서로 반대로 갈렸습니다.

대구 본사 기업이라는 표기의 함정

에스엘의 분기보고서에 적힌 본사 주소는 대구 북구 검단공단로 32입니다. 그런데 램프와 섀시를 대량으로 만들고 연구 기능까지 맡는 주 거점은 경북 경산의 진량공장입니다. 해외 자료 일부는 이 회사의 본사를 아예 경산으로 적어 두기도 합니다. 어느 쪽도 틀린 서술은 아닙니다.

 

대동(DAEDONG)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1947년 경남 진주에서 시작한 이 회사는 1984년 대구 공장을 준공하고 1987년에야 이전을 마쳤습니다. 지금 본사는 달성군 논공읍에 있고 기술연구소는 경남 창녕에 있습니다. 유치 성과를 등기 주소 개수로 세면 실제 고용과 부가가치가 어디서 생기는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결정권은 대구에 없어

HD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를 내세우는 회사이고, 본사와 공장은 달성군에 있습니다. 지분은 HD현대가 90%, KT가 10%를 쥐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산업은행 등에서 2,000억 원대 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약 1조8,000억 원으로 평가받았고, 기업공개 관측도 나옵니다. 상장 시점과 투자 규모를 정하는 자리는 대구가 아닙니다.

 

지역 산업 서사가 기대는 대구경북신공항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2026년도 정부 예산에 군 공항 이전용 공공자금관리기금 2,795억 원은 반영되지 않았고, 민간공항 건설비 318억 원만 담겼습니다. 대구시는 2025년 11월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2030년 개항이 지연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기업을 붙잡아 둘 근거로 쓰이던 일정표가 흔들리는 중입니다.

무엇을 보고 판단해야 할까

본사 개수는 세기 쉬운 숫자입니다. 그래서 자주 인용됩니다. 다만 이 숫자만으로는 조직이 실제로 어디에 있는지, 이사회가 어느 도시에서 열리는지, 발주와 채용을 누가 정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세기 쉬운 지표와 중요한 지표가 늘 같지는 않습니다.

 

대신 볼 만한 항목은 몇 가지로 좁혀집니다. 지역 사업장의 고용 인원, 연구개발 인력이 앉아 있는 위치, 그리고 최대주주가 어디에 있는지입니다. 세 가지가 한 도시에 모여 있는 회사와 주소만 남은 회사는 지역 경제에 남기는 것이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