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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빵 신드롬! 대구 삼송빵집은 전국구 빵집이 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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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에서 줄을 서야 살 수 있던 빵을 이제 서울 백화점 지하에서도 삽니다. 대구 삼송빵집이 지난 몇 해 사이 걸어온 길입니다. 그런데 매장이 늘어난 시기와 회사 매출이 꺾인 시기가 겹칩니다.

 

1957년 남문시장에서 문을 연 가게가 3대를 이어 왔습니다. 그 세월 동안 이 빵집을 살려 놓은 선택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발목을 잡는 것도 같은 선택입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골목까지

시작은 삼송빵집이 아니라 삼송제과였습니다. 1957년 남문시장에서 창업자 고 박찬호 씨가 문을 열었고, 1965년 대신동으로 옮겼다가 1987년 동성로로 확장 이전했습니다. 현재 삼송비엔씨를 이끄는 박성욱 대표는 3대 경영인이고, 2대는 부친 박한동 씨였습니다. 단팥빵과 카스텔라를 함께 파는 흔한 동네 제과점이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제빵 프랜차이즈가 대구 시내 상권으로 들어왔고, 자본과 물류를 앞세운 매장이 골목 단위까지 내려왔습니다. 동네 제과점이 같은 방식으로 맞붙어서는 이기기 어려운 싸움이었습니다. 종류를 늘려 대응하는 길은 이미 막혀 있던 편입니다.

 

연도 주요 사건 성격
1957 남문시장에서 삼송제과 개업 창업
1965 대신동으로 이전 입지
1987 동성로로 확장 이전 입지
2008 오븐에 구운 고로케 출시 제품
2009 통옥수수빵 출시 제품
2022 가맹사업 전개 사업 구조
2023 백년소상공인 선정 외부 인증
자료: 삼송빵집 브랜드 연혁, 대구역사문화대전, 중소벤처기업부, 2025년 기준

종합 베이커리를 버린 결정

수십 종을 늘어놓던 진열대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2008년에 나온 오븐에 구운 고로케가 첫 결과물입니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굽는 방식이라 기존 고로케의 느끼함이 빠졌습니다. 만두를 다루던 부친의 손기술이 반죽과 소에 섞여 들어간 제품이었습니다.

 

이듬해에는 통옥수수빵이 나왔습니다. 원래 팔던 야채빵에서 호불호가 갈리던 양파를 빼고, 옥수수를 주재료로 올린 뒤 크림치즈를 채웠습니다. 재료를 더한 게 아니라 덜어낸 개편이었습니다. 남은 재료 하나에 맛의 책임을 몰아준 구성인 까닭입니다.

대구 삼송빵집을 바꾼 별명 하나

정식 이름은 통옥수수빵이지만 사람들은 마약빵이라 불렀습니다. 회사가 붙인 이름이 아니라 손님들이 지은 별칭입니다. 블로그와 소셜미디어에 후기가 쌓이면서 별명 쪽이 원래 이름을 밀어냈습니다.

 

식거나 얼렸다 녹여도 맛이 크게 무너지지 않는 성질이 확산을 도왔습니다. 사서 들고 가는 빵이 되었습니다. 빵지순례라는 말이 퍼지던 시기와 겹치면서 대구를 다녀온 사람의 손에 이 빵이 들려 있었고, 그 장면 자체가 홍보였습니다. 이후 주요 백화점과 KTX 역사 매장으로 입점이 이어졌습니다.

 

통옥수수빵으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은 삼송빵집
통옥수수빵으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은 삼송빵집

가맹을 늘렸는데 매출은 줄어

2022년 이전까지 삼송빵집 매장은 모두 직영이었습니다. 그해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 구조가 달라졌습니다. 자동생산 공장에서 소스와 생지를 공급해 전문 제빵 기술자 없이도 균일한 맛을 내도록 공정을 표준화했고, 가맹점 진입 문턱이 낮아졌습니다. 매장 수는 집계 기관마다 기준이 갈려 하나로 확정하기 어렵지만, 2022년 이후 빠르게 늘어난 흐름은 공개 자료에서 공통으로 확인됩니다.

 

숫자는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2025년 4월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삼송비엔씨의 2024년 매출은 180억 원으로 전년보다 4.5%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뒷걸음질한 기록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소금빵과 약과 계열이 베이커리 유행을 갈아치웠고, 전국 어디서나 살 수 있게 되면서 대구까지 가야 맛본다는 조건도 사라졌습니다.

180억은 무엇을 못 보여줄까

여기서 지표를 한 번 의심해 볼 필요가 생깁니다. 180억은 본사 법인의 매출입니다. 직영점에서 팔린 빵값은 본사 장부에 그대로 잡히지만, 가맹점에서 팔린 빵값은 가맹점주의 매출이 됩니다. 본사에 남는 몫은 원자재 공급과 가맹 수수료뿐입니다. 직영을 가맹으로 바꾸면 소비자에게 팔린 양이 늘어도 본사 매출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역성장이라는 단어를 브랜드가 쪼그라들었다는 뜻으로 옮기면 어긋납니다. 다만 성장이 예전 속도를 잃었다는 신호인 것은 맞습니다. 두 해석은 양립합니다.

 

회사가 잡은 다음 카드는 국내가 아니었습니다. 2023년 백년소상공인으로 선정된 뒤, 2025년 11월 기준 베트남 메사(MESA) 그룹과 협약을 맺고 현지 입맛에 맞춘 메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박성욱 대표는 정부 인증 현판이 가맹사업 확장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 희석된 희소성을 해외 시장에서 되찾겠다는 계산으로 읽힙니다.

 

대전 성심당은 정반대 답을 골랐습니다. 지역 밖으로 매장을 내지 않으면서 가야만 살 수 있는 빵이라는 조건을 지켰습니다.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접근성과 희소성은 한쪽을 키우면 다른 쪽이 깎이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