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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갓바위 모노레일 추진! 인천 월미도 꼴 날까?

대구 뉴스/경제

2026. 8. 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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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가 팔공산 국립공원 안에 궤도를 놓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지 1년 반이 지났습니다. 팔공산 갓바위 모노레일은 '국립공원 최초'라는 수식과 함께 알려졌고, 200억 원대라는 사업비 숫자가 따라붙었습니다. 같은 기간 인천 월미바다열차는 일곱 해째 적자를 냈고, 남원시는 다 지어 놓고 열지 않은 모노레일 때문에 500억 원대 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용역 보고서 속 148억, 그리고 69억

이 구상이 처음 공개된 자리는 2025년 2월 11일 경산시가 연 '대형 프리미엄 쇼핑몰 입주에 따른 지역 발전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였습니다. 경산지식산업지구에 들어설 프리미엄 아웃렛과 지역 관광 자원을 묶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모노레일이 올라왔습니다. 아이스크림 페스티벌, 반려동물 친화 거리, 로컬푸드 브랜드화 같은 항목이 나란히 담긴 보고서입니다.

 

 갓바위 주차장에서 선본사 정류장까지 1.5km를 148억 원에 먼저 놓고, 남은 0.5km는 69억 원을 들여 나중에 잇는다는 계획입니다. 둘을 합치면 2.0km에 217억 원입니다. 보고서는 설치할 경우 연간 최대 58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봤습니다.

 

단계를 나눈 대목이 중요합니다. 갓바위 참배객이 실제로 힘들어하는 구간은 선본사 위쪽입니다. 후순위로 밀린 0.5km가 바로 그 구간입니다. 1단계만 개통하면 148억 원을 들여 주차장에서 절 입구까지 실어다 주고, 관봉까지는 걸어 올라가야 하는 상태가 됩니다. 국립공원 안에 새 시설을 놓으려면 공원계획 변경 절차부터 거쳐야 하므로 2단계 착수 시점을 미리 못 박기도 어려운 편입니다.

 

팔공산 갓바위
팔공산 갓바위

갓바위 등반로: 경산 방면과 대구 방면

갓바위로 오르는 길은 대구 동구 쪽과 경산 와촌 쪽 두 갈래입니다. 흔히 경산 방면이 한산하고 대구 방면이 붐빈다고들 알고 있는데, 국립공원공단 집계는 반대 방향을 가리킵니다. 2025년 갓바위를 찾은 사람은 경산 방면이 56만 명, 대구 방면이 32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구분 대구 방면 경산 방면
2025년 탐방객 32만 명 56만 명
대표 진입 동선 갓바위탐방지원센터 → 관암사 → 관봉 갓바위 주차장 → 선본사 → 관봉
경사 조건 1,365개 돌계단 구간 포함 선본사 진입로까지 포장 구간
자료: 팔공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 집계(2025년 기준), 국립공원 탐방로 안내

 

침체된 상권을 살리려고 궤도를 놓는다는 설명과 이 숫자는 잘 맞지 않습니다. 경산 방면은 이미 더 많은 사람이 오르내리는 길입니다. 국립공원공단이 2026년 5월 갓바위탐방지원센터에서 쏘카 차량공유 시범사업을 운영한 배경도 여기 있습니다. 두 방면을 잇는 대중교통이 없어 자가용 이용객이 출발지로 되돌아와야 하는 불편이 이어졌고, 한쪽으로 올라 반대편으로 내려오는 동선을 만들어 본 것입니다.

 

불편의 위치를 정확히 짚으면 대책도 달라집니다. 참배객이 막히는 지점은 산 아래 진입 교통입니다.

월미바다열차가 남긴 7년치 장부

인천 월미바다열차는 2019년 10월 개통한 도심형 관광 모노레일입니다. 노선 6.1km에 역이 네 곳이고, 수도권 전철 1호선 인천역과 바로 붙어 있으며, 차이나타운과 월미도 유원지가 걸어서 닿는 거리에 있습니다. 산악형 궤도가 부러워할 조건은 대부분 갖춘 셈입니다. 월미바다열차는 개통 이후 2025년까지 해마다 47억~65억 원의 운영적자를 냈습니다.

 

연도 운영적자 비고
2019년 49억 1,000만 원 10월 개통
2020년 60억 1,000만 원 -
2021년 65억 2,000만 원 -
2022년 58억 5,000만 원 -
2023년 59억 7,000만 원 이용객 26만 3,630명
2024년 54억 2,000만 원 이용객 26만 8,943명
2025년 47억 원 누적 400억 원대 추산
자료: 인천교통공사 집계, 세계일보 2026년 7월 보도 기준

 

적자의 원인이 손님 부족만은 아닙니다. 연간 이용객이 26만 명대로 올라선 2023년과 2024년에도 적자는 50억 원대를 유지했습니다. 운영 수입이 15억 원 수준인데 인건비와 전기료, 정비비를 합친 운영 비용이 30억 원을 넘기 때문입니다. 2024년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당시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태생부터 적자를 해결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궤도 사업의 고정비는 승객 수와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차량 정밀검사 주기, 안전 점검, 상시 배치 인력은 손님이 절반으로 줄어도 그대로 남습니다. 인천시는 2024년 8월 개통 후 첫 요금 인상을 단행했고 시민과 비시민 요금을 다르게 매기는 방식까지 도입했지만, 적자 폭은 40억 원대에서 멈춰 섰습니다.

58만 명은 요금을 내는 숫자일까

보고서가 제시한 연간 최대 58만 명을 국립공원공단 집계와 나란히 놓으면 이 수치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2025년 경산 방면 탐방객이 56만 명입니다. 두 숫자는 거의 같습니다. 지금 경산 쪽으로 걸어 오르는 사람이 전부 요금을 내고 탄다는 가정에 가깝습니다.

 

실제로는 무료 등산로가 그대로 남습니다. 모노레일이 생겨도 걸어 오르는 선택지는 사라지지 않고, 완만한 진입로를 따라 30분 남짓 걷는 데 익숙한 참배객에게는 요금을 낼 이유가 약합니다. 65세 이상은 도시철도 무임승차와 지자체 버스 감면에 익숙한 층이기도 합니다. 갓바위를 찾는 주요 방문층이 고령 참배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용률 가정은 훨씬 보수적으로 잡아야 합니다.

 

팔공산 갓바위 모노레일의 수지를 거칠게 따져 보면 부담의 크기가 보입니다. 월미바다열차의 연간 운영비 30억 원대를 산악 노선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지만, 궤도 한 노선을 굴리는 데 드는 고정비의 규모는 참고가 됩니다. 왕복 1만 원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운영비만 메우려 해도 해마다 수십만 명 단위의 유료 탑승객이 필요합니다. 수요 추정에서 정작 필요한 값은 방문객 총수보다 유료 전환율입니다.

한 봉우리, 두 지자체, 세 개의 궤도

관봉 하나를 두고 궤도 계획이 세 개 걸려 있습니다. 경산시는 남쪽에서 모노레일을, 대구시는 서편에서 케이블카를 검토합니다. 여기에 팔공산 구름다리까지 다시 거론되는 중입니다.

 

대구시 계획은 오래 멈춰 있었습니다. 갓바위 케이블카는 갓바위 집단시설지구와 관봉 서편을 잇는 노선으로, 대구교통공사가 민간기업과 특수목적법인을 세워 운영하는 방안까지 검토됐다가 불교계 반대로 연구용역이 중단됐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백지화를 공식화했습니다. 길이 320m·해발 830m 규모로 계획된 구름다리는 사업비 180억 원에 국비 25억 원까지 확보하고 2022년 시공사 선정을 마쳤지만, 환경단체와 대한불교조계종 동화사의 반대로 접었습니다.

 

2026년 7월 1일 임기를 시작한 추경호 대구시장과 우성진 동구청장이 팔공산 관광 경쟁력을 주요 과제로 내걸면서 두 사업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여론 조건도 달라졌습니다. 리서치웰이 2026년 1월 대구·경북 시도민 1,003명에게 물은 결과 갓바위 케이블카 찬성이 61.4%, 반대가 27.0%로 나왔고, 대구 시민만 보면 찬성이 64.9%였습니다.

 

찬성 여론이 사업을 통과시켜 주지는 않습니다. 두 지자체 모두 같은 관문 앞에 서 있습니다. 국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환경영향평가 협의, 사찰과의 합의입니다. 갓바위 궤도 계획이 이 셋을 모두 통과한 적은 아직 없습니다.

 

순서를 바꿔 놓고 보면 질문 하나가 남습니다. 대구와 경산 도심에서 갓바위 입구까지 직행 노선을 먼저 깔았을 때 팔공산 갓바위 모노레일의 수요 추정치는 얼마나 달라질까요. 경산시가 내놓은 58만 명은 그 계산을 거치기 전의 숫자입니다.